출석한 횟수가 빠진 횟수 보다 적었던 이번 해는 많은 아쉬움과 그 동안의 즐거움이 남는다. 첫 모니터링으로 선재도에 갔을 때 선재도는 누리끼리한 색의 모래가 퍼져 있고 중간중간 조개 껍데기가 줄무늬처럼 그어져 있었으며 사구식물들은 모두 말라서 형편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사는 시작되었지만 나는 그 마른 식물에 관심이 없었던 것 같다. 보름선생님과 몇 명의 여자아이들은 종이에 칸을 그려 식물이름과 개체 수를 적고 있었지만 나는 현석이와 모랫속 깉이 파묻힌 두꺼운 천을 발견하고는 그것을 꺼내기 위해 모래를 파기 시작했다. 쓰레기를 줍고 조하하는 모둠은 따로 있었지만 우리는 사구식물 보단 쓰레기가 더 좋았기 때문에 그 천을 꺼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아마도 그 천은 모래를 몇 시간 동안이나 파헤쳐 결국은 꺼내걸로 기억된다. 그 때 내가 맡았던 역할은 거리 재기 였다. 모래에 신발도장을 쿡! 찍어 그 길이를 잰 뒤 발을 붙여 가면서 한걸음, 한걸음 세서 (신발길이)X(발자국수)로 길이를 쟀던 생각이 든다 그 때 배웠던 식물 이름은 기억도 나지 않는다. 12월 1일의 녹색인의 밤 때 받은 해안식물 도감을 찾아 보니 기억이 나기 시작한다. 갯그령….수송나물….순비기나무…..통보리사초….해당화…. 내가 얼마나 이번 기행과 이번해의 활동에 무심했는지 이제서야 알겠다. 그동안 여러 선생님들, 특히 보름선생님께 죄송스런 마음이 든다. 그 다음 달 기행은 배를 타고 무의도로 갔었나? 기억도 나지 않는다. 두번째 모니터링때는 불과 몇 달 사이 였지만 사구식물들의 변화가 크게 눈에 띄었다. 훨씬 더 푸릇푸릇한 빛을 띄었다. 그 때 병판이와 둘이서 김밥을 한통 반 이상 먹어 치웠던 생각이 든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미련했던것 같다. 그리고 쭉~~ 결석을 하고 엘덴 농원으로 배를 따러 갔었다. 위치가 청라도 였나?아닌가? 하여튼 그때 농장 주인 아저씨가 굉장히 친절하셔서 쉽고 재미있게 배를 땄었다. 일본제 종이에 싸여 있는 배를 돌리면 뚝! 하고 떨어지는게 재밌기도 하고 조그만 바람에도 우수수 떨어질것 같아 쓸데 없는 걱정까지 했었다. 그 종이를 벗기니 하얀 액체가….윽—-!!너무 더러워 보였다. 쓰레기를 줍던 중 발견한 도마뱀과 죽은 참새. 신기하고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몇몇 아이들이 해부하자고 했으나 보름쌤이 불쌍하다며 도마뱀은 놔주고 참새는 묻어 주었다. 그리고 거기서 먹었던 배와 포도의 맛은 잊혀지지 않는다. 수분이 많아 달았다. 친환경농사법으로 수확한 과일들. 맛은 두배로 맛있었다. 이렇게 많이 기행에 참가하지 못한게 선생님들께 죄송스럽다. 내년엔 기행 열심히 다닐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