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어디서 시작되나?
“발원지를 찾아라!”
어제는 비가 오고 날씨가 무척, 아주 많이 추웠더랬습니다.
다행이 오늘 또랑님들이 오는 날은 따뜻했어요.
우선 서부교육청 앞에 하나 둘씩 모여들었습니다.
김밥을 챙겨들고 각 모둠으로 나누어 인사를 나누었어요.
“오기 싫었지? 학교 시험이잖아.”
고개를 끄덕거리는 친구들도 있고, 활짝 웃으며 아니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온새미로 모둠은 김성원, 김소휘, 김주원, 박성전, 유성재, 이수민, 이하령, 임세명.
이렇게 8명이 모였습니다. 시험기간인데도 모인 친구들이 참 대견했습니다.
우선, 온새미로 모둠은 ‘온새미로’라는 의미부터 되짚어보았어요.
‘가르거나 쪼개지 않고 생김새 그대로 자연 그대로, 언제나 변함없이’라는 순 우리말입니다.
지난 번 첫 번 사전모임에서 정해진 이름인데 참 멋집니다.
그 다음으로 공촌천, 지명에 대한 유래를 살펴보았지요.
공촌천은 마을의 형태가 ‘숨김없이 드러낼 공(公)’의 형상을 띤 데에서 유래한 지명입니다.
그리고 공촌천은 총 길이 8.8km이며 우리가 오늘 가볼 곳은 상류 지역에 있는 발원지였습니다.
“우리가 오늘 찾아야할 발원지란 어떤 곳일까?”
“물이 나오는 근원지요.”
“물이 처음 나오는 곳이요.”
“맞아요. 발원지는 일 년 내내 가물어도 물이 끊어지지 않고 솟아나오는 곳을 말해요.”
“그리고 전체 강의 흐름을 알 수 있는 물길지도도 그려봅시다.”
드디어 출발.
교육청 앞 횡단보도를 건너고 공촌천 상류를 둘러보기 시작했어요.
다리 밑으로 보이는 물은 제법 흐르는 소리도 세게 들리고 물길도 넓었지요.
“우리 지구나이는 몇 살이지?”
“45억년이요.”
“맞아. 그럼 지구에 물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수소와 산소가 만나서요.”
“그래서 생명이 탄생하게 되었겠구나.”
“그런데 지구의 물은 지구 바깥으로 나간 적이 있을까?”
“달에도 물이 있으니 나가지 않을까요?”
“물은 지구 대기권 바깥으로는 나갈 수가 없어. 물은 지구가 생겨난 이래 한 번도 지구를 벗어나지 않아.
다만 순환할 뿐이지. 하늘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가. 우리가 보는 이 물은 45억 년 전 물이야.”
다만 순환할 뿐이지. 하늘로 올라갔다가 내려왔다가. 우리가 보는 이 물은 45억 년 전 물이야.”
끄덕끄덕, 초롱초롱…….
물론 그렇게 단정 지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틀린 말은 아니었습니다.
물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조사를 해보기로 했지요.
주욱, 걸어서 공천 정수장을 지나 밭 둑 사이로 흘러들어가는 물길을 쫓아 들어갔습니다.
물길을 따라 발원지를 찾아가던 우리들은 첫 번째 선택의 기로에 섰습니다.
물길이 갈라졌으니까요.
“작은 물줄기를 따라 갈까요? 아니면 큰 물줄기를 따라 가야할까요?”
“작은 물줄기요.”
“큰 물줄기요.”
“왜?”
“작은 물줄기는 금방 끊어지니까요.”
우리는 함께 의논한 결과 큰 물줄기를 따라 다시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올라가기 전에 첫 번째 포인트 지점까지의 물길지도를 그려보았어요.
밭두렁을 지나고 옹벽으로 사람들이 만들어놓은 인공의 하천변도 지나,
농가 때문에 에둘러 돌아가야 하는 곳을 지나니 웬 포크레인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농가 때문에 에둘러 돌아가야 하는 곳을 지나니 웬 포크레인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쫓아가던 물길이 갑자기 확, 넓어져있었고, 물은 거의 흐르지 않았습니다.
인간들이 편리하게 살기 위해 물길을 마음대로 넓히고 줄이는 모양이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았습니다.
다시 우리들은 길을 나섰지요.
다시 우리들은 길을 나섰지요.
진흙바닥에 축축하기만 하던, 거의 끊겼던 물은 조금 더 올라가자 당당하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자기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면서요.
자기 모양을 그대로 간직하면서요.
우리들은 과거의 물줄기가 있었던 과거의 물길 흔적을 보기도 하면서 발원지를 계속 찾아갔습니다.
도롱뇽 알도 보고 진달래도 보고 초봄의 짙은 봄내음을 흠뻑 마셨지요.
하지만 공촌천은 발원지를 우리에게 잘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선생님! 파보면 물이 나오지만 물줄기는 없어요.”
아주 작은, 거의 물줄기가 없는 곳까지 간 우리들은
가뭄이 들었을 때는 물이 흐르지 않을 곳임을 짐작할 수 있는 곳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했습니다.
가뭄이 들었을 때는 물이 흐르지 않을 곳임을 짐작할 수 있는 곳까지 갔다가 다시 내려와야 했습니다.
그리고 샘처럼 솟아나오는 터를 발견했지요.
그곳은 사람들이 물을 마시기 편하게 만들어놓은 곳이었어요.
우리들은 발원지를 그곳으로 정했습니다.
그런데 더 정확하게 조사하려면 오랜 기간을 두고 기후 변화에도 끄떡없이 물이 끊이지 않는
‘진짜 발원지’를 찾아내야 해요. 하지만 그렇게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진짜 발원지’를 찾아내야 해요. 하지만 그렇게는 할 수가 없었습니다.
일단, 오늘은 보이는 곳을 찾아낸 것에 감사해야했습니다.
그곳, 우리가 발원지라 부른 그곳에서 우리들은 맛난 김밥을 먹었습니다.
하산하는 길에 두 명씩 짝을 지어, 보폭으로(50~60cm) 대강의 길이를 재어보았습니다.
발원지부터 포크레인 공사하는 곳까지는 175m,
공사하는 곳부터 첫 번째 물길이 갈라지는 곳까지는 204m,
그곳부터 오늘 시작지점까지는 504m 였습니다.
길이를 재는 임무를 수행하는 친구들은 정신없이 발걸음 수를 세기도 하고,
한 순간 잊어버려 당황해하기도 하며 내려왔지요.
공사하는 곳부터 첫 번째 물길이 갈라지는 곳까지는 204m,
그곳부터 오늘 시작지점까지는 504m 였습니다.
길이를 재는 임무를 수행하는 친구들은 정신없이 발걸음 수를 세기도 하고,
한 순간 잊어버려 당황해하기도 하며 내려왔지요.
우리는 오늘 883m (1km내외) 정도의 하천을 따라 걸어가서, 발원지를 찾아 보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출발할 때 나누어준 ‘물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나요? 4월 활동지’를 각자 탐구노트에 붙였습니다.
그리고 출발할 때 나누어준 ‘물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나요? 4월 활동지’를 각자 탐구노트에 붙였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우리는 첫 번째 물길이 갈라지는 곳에서 따뜻한 햇볕을 받으며
‘살아있는 모든 것은’이라는 그림책을 함께 읽었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것은 시작과 끝이 있고 그 사이에 사는 거라는 아주 담담한 내용의 그림책이었습니다.
그 시작과 끝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라는.
그 시작과 끝은 누구도 알 수 없는 것이라는.
우리 친구들은 숙연해지기도 하며, 너무 슬프다며 다른 친구들을 웃기게 하기도 했습니다.
“봄의 땅은 어때?”
“부드러워요.”
“왜 부드러울까?”
“싹이 나오라고요.”
“맞아요, 여러분들도 싹이고 씨앗이야.
봄의 흙은 이제 씨앗들을 품은 어머니의 몸이라 이렇게 부드러운 거야.
그러니 우리 인간들은 조심조심 지나가야겠지.”
봄의 흙은 이제 씨앗들을 품은 어머니의 몸이라 이렇게 부드러운 거야.
그러니 우리 인간들은 조심조심 지나가야겠지.”
우리들은 가벼운 발걸음으로 처음 시작지점이었던 곳으로 돌아왔습니다.
참, 아름다운 친구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