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8 비와 당신, 그리고 텃밭 이야기

2010년 8월 30일 | 양서류


오랜만입니다.

이렇게 풀과 친구하려다가….채소값 폭등 소식에… 

 마음이 변해 남길 건 남기고 일부 확 잘라내 무 씨앗을…어제오늘 비에 씨앗이 많이 떠내려갔을 듯. 

도시농사꾼 리더, 봉숭아 같은 넝쿨 님. 카메라 앵글을 피해갈 줄 알았지요?  

지혜의 ‘풀숲’이 별안간 확 바뀌었습니다. 

흠…방임농법의 진수를 보여주시는 개똥이 님네. 계속 이러시면 공동경작으로 빼앗을까..훗… 

일부 남기고 일부 배추농사 준비를 하시는 서일석 님네. 비가 와 로터리를 못 치고 일찍 가셨네요. 
 

봄 농사의 소홀함을 청산하고 가을 농사를 다짐하는 배롱나무 님. 

이름이 기억 안 나는 회원 님. 주인 아주머니를 꼬셔(?) 결국 마늘밭이던 곳을… 비가 와 그냥 가심. 

보름달처럼 알찬 보름 님네 밭. 해산하셨는지…내 책 드렸건만, 댁은 왜 안 주시는 거예염? ㅠ.ㅠ. 

 

오락가락하는 비 속에 마침 넝쿨 님이 가지고 오신 막걸리와 텃밭 안주감들을. 
이거 없으면 사실, 농사가 재미없지요.
 

고추를 가지고 퍼포먼스하는 배롱나무 님과 앵글 피하는 감나무 님.
비에 대한 한창 때의 특별한 기억을 가진 님들. 비 내리는 텃밭을 바라보며 무척 즐거워 하심.  
무농약/무화학농약 농법, 농업의 중요성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영차….본부 녹색연합 회원 님과 예쁜 따님.  

기계를 쓰지 않고 직접 밭갈이를 하신 서회순 님 패밀리. 저도 기계 안 쓰고 직접 갈아엎기로.

가끔 볼 때마다 김경미의 시, ‘비망록’이 생각나는 풍경.

“햇빛에 지친 해바라기가 가는 목을 담장에 기대고 잠시 쉴 즈음. 깨어보니 스물네 살이었다. 神은, 꼭꼭 머리카락까지 조리며 숨어 있어도 끝내 찾아주려 노력치 않는 거만한 술래여서 늘 재미가 덜했고 타인은 고스란히 이유 없는 눈물 같은 것이었으므로…”..운운.. (‘비망록’ 가운데서)

 

그동안 제가 수집해 놓은 초록텃밭 양서류 사진들입니다. 두꺼비텃밭이라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듯. 

모두들 돌아간 텃밭에 비는 내리고 고요만이 남았네. 바람아 너는 알고 있나 비야 너는…
 비의 낭만보다는 비의 따스함 보다..그날의 애절한 너를 …
술 깨느라 잠시 남았는데 잊혀졌던 노래들이 나오네요. 그 시절엔 왜 그리 애절했을까, 쿡쿡.

※ 비가 와 또 로터리(기계로 밭 갈아엎기)를 치지 못했습니다. 언제 날이 맑을지도 불투명..
화요일부터 또 비 소식이 있군요. 허나 배추는 무와 달라서 모종을 심는 거라 노심초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 눈으로 로터리 작업한 걸 본 뒤에 넝쿨 님께 알려드리기로 했습니다. 배추는 각자 심으셔야겠습니다. 
 

※ 앗 참. 농사달력 참고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