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5일.
울림 모임이 있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짙어지고 울창해 지는 계양산에 들었지요.
몰라보게 울창해진 길은 전에 걷던 길과 같은 길인데,
같은 길이 아니었습니다.
아카시아 꽃잎이 져서 숲길에 떨어져 있었지요. 그것을 보고 초록지렁이 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피어서 향기를 내는 것도, 꽃잎이 떨어지는 것도 모두가 식물들의 대화입니다.
우리가 알 수는 없지만, 그 식물들은 어떤 방법으로든 서로 소통하고 있습니다.”
식물들이 온갖 향기와 몸짓으로 합창하는 길을 걷다가 거위벌레집을 보았습니다.
집 하나를 따서 조심스레 펼쳐 보았습니다. 반으로 접고, 교묘하게 돌돌 말아서 알 하나를 낳은 재주가 놀랄 정도였습니다.
” 곤충들이 먹는 식물은 다 다릅니다. 식물들이 피는 시기도 다 다릅니다.
한가지만 좋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식물은 다양할 수 있고, 생명도 다양할 수 있습니다.
자연은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면서 저마다의 생명을 마음껏 즐거워하는 것입니다.”
찔레꽃길을 걸을때 우리는 ‘찔레꽃’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지요.
때죽나무가 하늘거리고 있네요
산딸나무도 마음껏 하늘로 향합니다
가락지나물
오리 엉덩이를 닮아서 이름도 오리새
누군가 불태운 <빼앗긴 들>에서도 자연은 놀라운 힘으로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오늘의 귀한 손님 큰주홍부전나비입니다. 보호종이어서 모두들 반가워 했지요.
사진 찍을 사이를 주면서 잠깐 포즈도 취해주었어요 ^^
박쥐나무 – 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았지만, 열흘 정도 지나면 필 것 같다고 하시네요.
사진 올린 것 말고도 더 많은 꽃과 식물들을 만났지요.
천천히 숲길을 헤치며 다니다가 보니 어느덧 12시가 훌쩍 지나있더군요.
울림 식구들은 호젓한 숲길 한 자락에 둥글게 앉아, 가져온 도시락을 먹고,
편안히 누워서 한 동안 숲내음을 맡으며 쉬기도 했지요.
자연은, 우리가 해 주는 것 없어도,
언제나 그렇게 무한히 주고 또 주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