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gun 5월호
Did you start Vegetarian? 채식 + 바른 먹거리 + 착한 소비 = 월간[비건]
준채식인들의 휴식, 자연에 드는 날
본격적으로 채식의 단계로 진입하기 전, 우유, 달걀, 생선, 닭고기까지는 먹되 붉은 살코기는 먹지 않는 폴로 채식인(Pollo-vegetarian),우유, 달걀과 함께 생선을 먹되 두 발, 네 발 가진 동물의 고기는 먹지 않는 페스코 채식인 (Pesco-Vegetarian)의 단계도 있다. 또한 대부분은 채식을 하지만, 상황에 따라 육식을 하는 경우나 공장식축산의 육식은 거부하고 자연방식으로 사육된 고기는 먹는 경우를 플렉시테리안(Flexitarian)이라 분류하고, 이 세가지 경우를 일컬어 준채식인(Semi-Vegetariran)이라 부른다.
구제역사태 이후, 완전히 채식을 하지는 않더라도, 육식을 줄여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가정에서, 직장에서, 학교에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제공되는 육식메뉴들을 적극적으로 거부하지는 않지만, 선택의 자유가 주어지는 경우에는 가능하면 채식을 하고 싶다는 분들이 그들이다.
주부들은 말한다. “ 혼자 있을 때는 언제나 채식을 해요. 그런데 아이들과 남편이 고기반찬이 없으면 투정을 부리고 밥을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함께 먹게 되요.” 실제적으로 결혼 전까지 채식을 하던 여성이 결혼 후 인내심을 가지고 육식에 적응한 사례도 있었다. 그녀는 태어나면서부터 고기를 입에 대지 못했었는데, 결혼 후 시댁의 식성에 맞춰야 했다고 했다.
멜라니 조이는 [우리는 왜 개는 사랑하고 돼지는 먹고 소는 신을까]에서 사람들이 육식을 먹지 않는 사람을 채식주의자(vegetarian)로 부르듯, 고기를 먹는 일이 윤리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들을 육식주의자(carnism)로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그녀는 육식주의는 분명한 신념체계를 지닌 선택적 행위임을 강조한다. 고기 대신 채식을 선택하는 것을 별나게 생각하는 문화는 사실상 눈에 드러나지 않는(비가시성)신념체계- 즉, 이데올로기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은폐된 비가시성으로 작용하는 육식문화에서 한걸음씩 탈피하고자 하는 충동은 자신의 삶 자체를 보다 이성적이고 윤리적으로 통제하고자 하는 본능에서 비롯된다. 봄날 아지랑이가 스물스물 피어오르듯, 우리의 내면에서 피어오르는 변화의 의지가 싹트는 순간, 삶은 그 이전과는 다른 자유로움의 날개짓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어디로 날아가야 할까? 또 어떻게 시작해야 할까? 자유로운 비행을 위해 한단계씩 연습을 해보자.
우선, 일주일에 하루를 정해서 그날은 하루종일 채식으로 식사를 한다. 평소 고기는 안먹고 생선은 먹는 페스코단계의 채식을 하고 있는 분이라면, 그 날만큼은 생선 대신 채식메뉴를 선택해보자. 평소에 닭고기는 먹되 소나 돼지는 먹지 않는 폴로채식인이라면 하루쯤은 완전채식에 도전해보자. 채식하는 날을 ‘자연에 드는 날’로 정하고 새벽녘이나 점심 식사 후, 또는 저녁 퇴근길에 근처 공원이든, 동네 뒷산이든 초록생명의 숨결을 느껴보자. 일주일에 하루를 성스러운 예배처럼 자신을 점검하고 영혼을 정화시키는 날로 지켜보자. 몸과 마음과 정신을 넘어 영혼이 맑아지는 새로운 체험을 하게 될 것이다.
플렉시테리안들은 평소 튀기 싫어하고,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자신의 신념보다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자신의 신념을 지속적으로 지켜내는 힘을 기른다면, 다른 사람에게 맞추는 것만이 소통이라는 고정관념은 버리게 될 것이다. 진정한 소통은 자기다움 속에서 상대를 만나는 것이다. 결국 우리모두는 하나로 연결된 생명의 유기체이기 때문이다. 항상 내 뜻대로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횟수를 정해서 두 번 중 한 번은 내 의지대로 상대방을 설득해보자. 상대에게도 나의 존재를 좀 더 알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진정 소통할 수 있지 않을까?
자연에 드는 날, 채식하는 날의 식단
자연에 드는 날, 채식하는 날의 식단을 어떻게 구성하면 좋을까? 우선, 아침은 가볍고 간단하게 시작한다. 야채와 과일샐러드에 드레싱은 레몬즙과 오일, 참깨로 담백하게 준비한다. 아침 대신 브런치를 즐겨도 좋다. 샐러드에 통밀바케트나 현미떡가래, 현미밥에 새싹과 야채를 얹은 비빔밥 등 싱그러운 메뉴를 선택하자. 식사 전후로 수분섭취를 제한하되, 공복 시에는 충분한 생수를 마셔준다. 그리고, 저녁에는 두부전골이나 들깨탕, 담백한 미소된장국에 오색나물과 함께 야채쌈을 즐겨도 좋다.
직장생활을 하시는 분들이라면, 동료들과의 식사를 채식메뉴로 제안해보자. 한식집에서는 비빔밥, 된장찌개백반에서 계란, 고기, 생선류를 빼고 달라고 주문을 해보자. 분식집에서는 햄, 계란을 빼는 대신 우엉을 한 줄 더 넣어달라고 김밥을 주문할 수도 있다. 파스타점에서는 닭육수를 넣지 않은 토마토 스파게티를 주문한다. 더 좋은 방법이 있다.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도시락을 준비하는 것이다. 자신에게 관심과 사랑을 표현할 수 있는 하루를 지켜보자.
채식을 하는 분들도 그렇지만, 준채식인들의 경우라면 탄수화물에 집착하고 있지는 않은 지 한번쯤 점검해 보자. 특히 정제탄수화물인 흰쌀밥, 흰밀가루음식, 정제소금이 들어간 식품은 채식으로의 한걸음을 더욱 멀어지게 한다. 외식이 잦은 분들이라면 화학조미료가 들어간 자극적인 음식을 조심하도록 하자. 가능하다면, 자연식에 가까운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식당을 미리 알아두어 자주 애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기린이 준채식인에게 권하는 3주치 식단표 –
월(채식) |
화 |
수 |
목 |
금 |
토 |
일 |
현미죽 들깨잎장아찌 돌미나리김치 연두부 |
현미밥 두부된장국 애호박나물 오이장아찌 |
현미밥 들깨미역국 고춧잎장아찌 콩조림 |
현미밥 송이버섯국 취나물 가지장아찌 참다래 |
차수수밥 쑥된장국 양배추찜/쌈장 과일샐러드 |
발아현미밥 냉이국 비름나물 호박전 김 |
찹쌀현미밥 시금치국 참나물 죽순볶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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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현미밥 버섯찌개 두부양념구이 춘장떡볶음 돌나물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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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지김치볶음밥 무채국 부추전 열무김치 검은콩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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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므라이스 맑은조개탕 두부톳무침 매실장아찌 야채샐러드 |
현미기장밥 순두부찌개 코다리땅콩강정 오이도라지무침 얼갈이열무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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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아현미밥 삼색수제비국 버섯야채볶음 깻잎양념찜 알타리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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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흑미밥 아욱토장국 채식고추장불고기 브로콜리숙회/초고추장 배추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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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깨국수 호박시루떡 고춧잎장아찌 부추김치 김자반 두부양념구이 |
현미밥 도토리묵채국 콩까스/소스 오이더덕무침 야채쌈 된장소스 김치 |
현미검은콩밥 야채감자국 모듬버섯탕수 가지나물 상추불뚝전 연근튀김 김 |
현미밥 근대국 버섯잡채 고등어구이 도토리묵무침 쑥튀김 꽈리고추조림 |
현미밥 버섯들깨탕 감자멸치조림 소라진미채무침 깍두기 통두부구이 |
현미수수밥 황태들깨미역국 오리훈제구이 밤영양부추생무침 과일샐러드 |
발아현미밥 고사리탕 삼치구이 브로콜리숙회/초고추장 부추잡채 연근물김치 |
발아현미밥 황태들깨미역국 영양부추생무침 더덕구이 우엉조림 해초무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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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일, 야채샐러드, 배추김치 등은 기본이라 구지 넣지 않았습니다.
[다음 호에서는 락토채식, 락토오보채식, 오보채식과
대량생산방식의 자본주의 문화에 대하여 이야기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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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현주는 순식물성 한약재로 처방하는 한방채식주의’기린한약국’과 ‘고기없는월요일’대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