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설레이는 첫 탐조.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하고 서둘러 청라지구로 갔습니다. 인천에 살지만 청라지구는 처음 가보는 곳이었고요, 장국장님 설명으로 어디가 1지구고 어디가 청라2지군지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가게된 청라 2지구는 이미 메운 땅을 다지는 작업이 계속되고 있는 곳이었습니다. 포크레인과 트럭들이 새들이 둥지를 만들고 알을 품는 땅을 쉴새없이 들락거리고 있었구요 그런 환경에서 알을 품는 새들이 안타깝기도 하고 애처롭기도 하였습니다. 청라지구는 영종, 송도지구와 더불어 검은머리 갈매기의 최대 번식지라고 합니다. 검은머리갈매기 -이하 검갈(야조회분들과 동행했는데 그 분들이 쓰시던 전문용어(?)되겠습니다.-는 세계적으로 3000여마리 밖에 남지 않은 멸종 위기종이고 우리나라에서는 멸종위기 야생동물2급으로 정해진 희귀새입니다. 둥지수를 조사하면서 보니까 검갈은 주로 습지나 갯벌의 식물들이 드문드문 자라는 곳에 둥지를 틀고 적게는 두개에서 많게는 다섯개 주로는 세개정도의 얼룩이 있는 알을 낳더군요. 처음에는 장국장님이 검갈이 공격할 수도 있다는 말을 믿지 않았더랬는데 얼굴을 향해 똑바로 날아오는 검갈들을 막상 겪으니 장난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새를 좋아하고 새들의 생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딱 히치콕의 새가 떠오를 수 있는 공포상황이었지요. 우리가 알이나 새끼들을 해치지 않으리란 걸 새들이 무슨 수로 알겠습니까. 날카로운 공격음이 잦아질수록 검갈들의 극에 달한 스트레스가 고스란히 느껴져서 무서움보다 미안함과 안타까움으로 견디기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서식지파괴에 대한 대안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남은 검갈을 보호하고 지켜내기 위해서는 조사활동과 밴딩작업이 중요한 일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새들에게 덜 스트레스를 줄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가 고민이 되는군요. 밴딩하기(가락지채우기)도 생전 처음 보는 광경이었는데 작업하시는 분들이 척척 빠른시간내에 해내는 걸 보니 감탄스러웠습니다. 간밤에 무슨 꿈을 꾸었는지 잡힌 검갈을 보니 참으로 깔끔하고 예쁘게 생긴 새였습니다. 검갈을 조사하러 갔으니 검갈사진을 올려야 하는데 스코프에 대고 사진을 찍는 행위가 익숙치 않아 제대로 된 결과물을 얻지 못했어요. 연습을 많이 해서 다음 탐조때는 좋은 사진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탐조모임이 너무너무 기대되구요. 수고하신 국장님과 김대환선생님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