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 11공구쪽으로 이동하여 탐조를 계속했는데 도요들이 이미 다 떠났더군요. 도요들이 바글거리던 갯벌을 이제는 민물가마우지와 왜가리 몇 마리만이 남아서 지키고 있었습니다. 김대환선생님이 도요들이 떠나면 본격적인 여름이다하시네요. 말그대로 우리 머리 위에서는 작열하는 태양이 이글거리고 있었는데 이상하게도 텅빈 갯벌을 보니 쓸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위의 사진은 갯벌에서 나와 남동공단 유수지에서 저어새를 찍은 것입니다. 사진상태가 과히 좋진 않지만 민물가마우지의 놀이터였던 나무에 저어새들이 13개체 정도가 앉아 쉬고 있었습니다. 선생님말씀이 어린 새이거나 경쟁에서 밀린 약한 숫컷들이라고 하네요. 성조들은 이미 번식을 위해 북쪽의 무인도로 떠났다네요. 이 유수지도 주변의 나무들을 다 베어버려 바깥쪽의 차도에 고스란히 노출이 되고 있습니다. 새들이 좋아하는 안전하고 안락한 환경이 어떤 이유에선지 망가진 거죠. 이렇게 평화롭게 쉬고 있는 저어새들과 가마우지들을 언제까지 볼 수 있을건지….. 세상에 천 몇백마리밖에 남지 않은 귀한 새들이 이 척박한 도시 한가운데 찾아와 준다는게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일인지요. 60억 인구중에서 과연 이 새들을 바라보며 마음의 평화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으며 그 행운의 가치가 돈으로 환산될 수 있는 것이기나 한지요. 뻘쭘하게 드러난 유수지에서 새들을 바라보는 마음이 무겁습니다. 오늘 탐조행사의 마지막은 인하부고 생물실에서 보호받고 있는 바로 이 녀석 금눈쇠올빼미입니다. 최초로 국내에서 번식이 확인된 산증거들입니다. 사실은 형제인지 자매인지 모를 쌍둥이같이 생긴 두 마리입니다. 거의 다 자란 상태라는데 실제로 보니 딱 제 손바닥만한게 너무너무 귀엽더군요. 아이들이 그 앞을 떠나질 못합니다. 크기도 작고 색도 나무빛깔과 유사해서 자연의 상태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새들이라 더 열심히 봐두었습니다. 사냥공부에 매진하여 야생으로 무사히 돌아가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