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갯벌을 지키는 시민모임에서 세번째 모니터링을 지난 토요일에 했습니다.
은근 쌀쌀한 날씨에도 여러 분이 참가해 주셔서 더욱 뜻깊고 즐거운 자리가 되지 않았나 싶네요.
환생교샘들과 가족분들, 남선정샘, 문학산지킴이 선생님들 이번 달에도 와주셨구요. 김대환샘과 산내음샘, 만두, 개똥이샘과 꼬마개똥이들, 마지막갯벌의 희망이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세명의 기특한 중딩들, 주영이 이렇게 모여 탐조하고 이야기 나누고 했습니다.
동막교에서 보니 승기천은 공사를 한다고 다 헤집어 놓고 흙으로 막아놓고 해서 난리가 아니네요. 어떤 계획으로 그렇게 하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특히 유수지쪽으로 연결되는 곳을 둑으로 쌓아 막아놓고 작은 공간만 터놓았던데 어떻게 변할 지 궁금하기도 하고 걱정스럽기도 합니다. 남동유수지가 얼어버리는 바람에 새들이 거의 눈에 띄지 않았는데 민물가마우지가 새까맣게 앉아 쉬던 인공나무에 말똥가리로 추정되는 맹금류 한 개체가 관찰되었습니다. 유수지에는 갈매기들과 왜가리 정도가 스케이트를 타며 놀고 있었습니다.
바닷물이 빠지기 시작하자 드러난 갯벌에서는 너무도 오랜만에 도요떼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마도요, 개꿩, 민물도요들을 관찰할 수 있었어요. 계속 이 갯벌에 남아있던 새들인지 아님 벌써 올라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너무너무 반갑고 고마운 손님들입니다.
그리고 검은머리갈매기들이 붉은부리갈매기들 사이에서 몇 개체 보였는데 김대환샘의 말로는 이쪽에서 월동하는 개체가 발견되는 경우는 아주 드물다고 하네요.
검은머리갈매기들의 번식지가 이 쪽 송도에도 있었는데 매립된 곳에 공사가 시작되면 번식할 곳이 없어져서 이만저만 걱정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체서식지를 위한 중간평가회에서 조사를 맡은 모학자께서 여러 사람들이 너무도 분명하게 확인하고 알고 있는 사실을 무시하고 검은머리갈매기가 이 곳 송도에서 제대로 번식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고 합니다. 기막힌 사실이죠. 우리 아이들도 작년 여름 번식지에 가서 두눈으로 똑똑히 보았는데,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걸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합니다. 하여간 올해 번식철이 오면 여러 사람들이 힘을 모아 검은머리갈매기의 번식사실을 밝혀내고 알려야 한다고 이야기를 모았습니다.
인공수로에는 여러 종류의 오리들이 여전히 보이구요, 겨울철 송도의 스타인 뒷부리장다리물떼새도 역시 열심히 먹이활동하며 잘 지내고 있더군요.
모니터링을 마치고 국수집에 가서 같이 했던 사람들이 간단히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지고 마쳤습니다. 다음 달의 만남에서는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