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 혹고니 이야기

2009년 1월 19일 | 회원소모임-기타


황새를 보러 찾아간 영종도 공항근처의 저수지는 한창 공사중이네요.

공항을 확장하기 위한 공사라 합니다. 트럭들이 부지런히 왔다갔다하며 흙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활주로가 확장이 되고 많은 부대시설이 들어설 이 곳은 사실은 유명한 철새도래지의 하나였던 영종도를 매립해서 공항으로 만들면서 철새들의 이동통로라고 만들어 놓은 곳이랍니다. 양쪽에 커다랗게 자리잡은 습지는 홍수에 대비해 물을 가둬놓을 수 있게 만들어놓은 것이기도 하구요. 

저수지로 내려가는 뚝방 사면에 놓여있던 물수리의 사체입니다. 바짝 말라서 마치 미이라처럼 되어 버렸습니다. 왜 죽었는지는 사인을 알 수는 없지만 이 곳이 바로 수렵허가 지역이라는 점에서 총에 맞아 죽었을 가능성도 버릴 수가 없네요. 
육안으로 보기에는 활주로와 새들이 쉬는 곳이 떨어져있는 것 같기도 하지만 항공기의 안전이라는 대전제앞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것이 여러 분들의 의견이기도 하더군요. 그렇게 따지면 세계적인 철새 도래지에다 공항을 만드는 사람들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그런걸까요? 대형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버드스트라이킹에 대해 고려하지 않았다면 국제공항건설이라는 국가적인 중요공사에 대한 검토를 대충 했다는 말이되나요? 역으로는 말로 강조하는 것 보다 버드스트라이킹의 심각성이 대단하지 않을수도 있다는건가요.

그 기준이 무엇일까요? 논문이라도 찾아보고 싶은 심정이네요.

현장에 마구마구 굴러다니는 탄피입니다. 사냥허가를 내주었다고 해서 천연기념물을 해하는 것은 법적으로  처벌대상이 됩니다. 문제는 흰꼬리수리나 큰고니, 혹고니 황조롱이와 같은 천연기념물을 골라 사냥하는 것이 아니라 계속적인 발포로 인해 서식환경이 극도로 불안정해지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실제로 김대환샘의 말씀을 들어보니 무차별한 사냥으로 새들의 사체는 산더미처럼 쌓인다고 하네요. 
물론 그 중에는 천연기념물 당근 들어가있구요.

  
어쨌든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 1급이면서 고니류중에서 가장 개체수가 적은 혹고니가 세 마리 큰고니 사이에서 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혹고니를 보려면 동해안의 경포호나 청초호같은 석호에 가야됐다고 하지만 그곳의 환경이 많이 파괴되면서 일부 개체가 이 곳에 오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하네요. 작년에도 월동한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부리가 붉고 부리 윗쪽에 사진에선 잘 보이지 않지만 혹이 나있어서 혹고니라고 합니다. 영어로는 mute swan이지만 이름처럼 전혀 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은 아니고 번식기땐 바람새는 소리 낸다고 하네요. ㅋㅋㅋ


실제로 보면 붉은 부리 때문에 정말로 이쁩니다. 우아한 자태가 끝장이에요. 큰고니들이랑 섞여 있다가도 자기들끼리만 놀기도 합니다. 수도권에서 혹고니를 볼 수 있는 공간이 있다니….. 어떻게 이 상태만이라고 지킬 수는 없을까요?

무엇이 그렇게 재미있는지 사진의 표정만 보아도 즐거워지는 웃음을 잔뜩 달고 있는 아이들이 넘 이쁩니다.

황새는 만나지 못했지만 나무꾼과 맑은뿌리님은 황새를 만났다고 하네요. 저는 길을 수차례 돌면서 찾았지만 결국 보진 못했습니다.

아쉬운 맘으로 돌아섰지만 혹고니를 큰고니를 만나고 뿌듯한 마음 황새를 보고픈 마음 아이들 마음 속에 차곡 차곡 남았다고 믿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