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당 초록 누리 >
일시: 2009 년 9월 8일 화요일 10시~12시
장소 : 계양산 목상동
교재 : 식물의 잃어버린 언어 6장, 7장
발제자: 나익수 (아이디 :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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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살이 가득 퍼진 초가을의 아침,
목상동 숲속에 반가운 얼굴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았지요.
저마다 <식물의 잃어버린 언어>를 한 권씩 들고, 얼굴에는 생각 가득한 표정들이셨지요.
새들의 소리, 풀벌레들의 소리, 숲의 향기, 버석거리는 식물들의 몸짓에 잠시 귀 기울이는 시간을 먼저 가진 후에, 나익수씨가 발제를 시작하셨어요
<식물도 화학물질을 만들고, 인간도 화학물질을 만든다. 인간이 만드는 화학물질은 자연에서 가져오는 것으로 만든다.
그런데 인간의 것은 자연에 해롭고 식물의 것은 왜 해롭지 않은가.
둘은 어떻게 다른가? >
이 발제를 시작으로 저마다의 생각이 이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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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식물은 자신의 생존을 위한 방어 뿐 아니라. 다른 존재와의 조화와 공존을 선택했다.
인간은 <인간만을 위한> 극단적 방어와 공격을 선택했다. 그래서 그 둘이 만드는 결과물 은 확연히 다르다.
초록지렁이: 세계와 자연을 바라보는 두 개의 다른 시각이 있음은 이 책 제 3장에서 읽었다. 식물의 화학물질은 상대를 전멸시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왜 그럴까?
회원: 그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 실타래처럼 깊이 연결 되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서로 얽혀있음을 깊이 알고 있는 것이 인간과 다른 점 같다.
회원: 적당히 먹혀 주는, 상대를 전멸시키지 않는 마음이 필요하다.
초록지렁이: 식물들은 왜, 남에게 도움을 주려고 하는가?
퐁당: 왜 식물들은 인간과는 전혀 다른 화학 물질을 뿜으면서, 공존의 관계를 선택했을까?
생명을 지켜 나가는 것이 진보라는 말이 있다.
인간은 아직 식물-자연 만큼 생명을 보는 눈이 덜 진화 했다.
식물이 생명의 본질상 더 많이 진화 했다.
초록지렁이: 낱 생명은 생명으로 존재할 수가 없다.
모든 생명체는 독립되어서는 못살고, 관계를 맺음으로써만 생존이 가능하다.
식물 -동물 – 모두가 함께 얽혀서 공진화 하는 것이 생명의 본질이며 기본 이치이다.
모두가 함께 공진화 하기 위해서
서로 주고 받아서 교감하려는 것이 각자의 생명체가 뿜어 내는 화학물질이다.
사람도, 동물도, 식물도 저마다의 화학물질을 내뿜고 있다.
그 화학물질이 바로 의사표현이기도 하다.
식물이 내뿜는 화학물질은 서로에게 어떻게든 영향을 주고, 서로 잘 살아가기 위한 에너지이다.
그 에너지를 많이 느끼고 많이 주고 받아야 서로가 산다.
아름답게, 건강하게, 서로 잘 살아 보자는 생기가 숲에는 가득하다.
도시는 어떠한가?
경쟁과 살기가 가득하다.
인간은 생명의 본질적 원리에서 멀어져 가고 있을 뿐만 아닐, 아예 어긋나고 있다.
회원 : 그리 듣다 보니, 인간이 악의 근원처럼 느껴지기까지 한다. 어찌해야 하는가.
초록지렁이: 인간이 인위적으로 어찌할 수 있는 것은 없다.
다만, 사람도, 자신이 살아갈 일에 필요한 것 이상은 가지지 않는게 옳지 않은가 하는 생각이다.
살아가는 기쁨과 행복을 누리되, 자연에서 뺏어오는 것이 아닌 것에서 행복을 누리자.
자연과 공존하는 것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눈, 그런 가치관을 기르자.
회원: “감성이라 함은 생명에 대한 감수성이다.” 라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다.
우리는 먼저 우리의 감성을 회복해야 할 것 같다.
회원: 더 자주 야생을 경험하고, 자연에 마음을 열어야겠다.
회원: 초록누리를 통해 1년도 넘게 배웠는데,
나는 아직도 나 홀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인 것처럼 행동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자연에게서 배우는 공존의 삶이 몸에 베지 않는 나 자신에게 슬픔을 느낀다.
초록지렁이 : 자연스럽게 살아가는게 뭘까.
자연을 안다는 게 뭘까.
자연이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배우는 것이 뭘까.
우리가 이 책을 공부하는 이유는 “ 자연을 제대로 알기 위함” 이다.
자연은 왜 이리 생명력이 있을까를 생각해 보라.
보이지 않는 곳 (땅속에 서로 얽힌 자연들. 그들이 내놓는 수 많은 화학물질들) 을 보라.
보이지 않는 것이 보여질 때까지.
그리하여 나도 그렇게 살아가게 될 때까지 공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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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우리들의 이야기는 실이 풀려나오듯 이어지고 이어지면서 하나의 마침표로 끝났습니다.
감나무님께서 “야영하는 경험을 해 보자.” 하셨고, 좋은 의견이라고 반색을 하신 분도 있었지요.
언젠가, 야생의 공간에 텐트를 티고 야영의 경험을 하게 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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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이 끝난 후, 원당에 사시는 분들이 맛있는 밥과 반찬을 내놓으셨습니다. ( 또!! ^^)
식물들의 언어가 가득한 숲속에서 먹는 밥맛이라니 ~~ (언제나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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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숲길을 걸어 계수나무의 향을 맡기도 하고, 고마리, 누리장, 짚신나물들을 살펴 보기도 했습니다.
물이 말라 죽어가던 것을 건져 풀어놓은 맹꽁이들이 잘 자라나 습지에 가 보기도 했지요.
살아있는 것들이 내는 온갖 소리와 내음이 계양산 가득 들어차 있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