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살아있는 생태도시 부평을 위하여

2007년 8월 2일 | 성명서/보도자료

 

자연이 살아있는 생태도시 부평을 위하여


유종반(인천녹색연합 운영위원장)


   “자연이 거세되어 버린 회색빛 콘크리트 구조물과 물신(物神)을 숭배하는 창백한 인간들의 집합체”, “각각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어느 곳 비슷한 모습으로 만들어져 각종 도시병에 시달리며 뿌리뽑힌 부초(浮草)처럼 도시공간을 이리 저리 떠도는 시민들이 갇혀 사는 인간동물원” … 이상은 우리나라 수도 서울에 대한 도시계획전문가인 서울시립대 김일태교수의 표현이다. 이러한 도시의 이미지는 비단 서울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의 모습이다.

  최근 각 도시마다 인공시설만 가득한 삭막하고 틀에 박힌 도시의 이미지를 벗어나 자연과 함께하는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은 청계천을 복원하여 도심에 물이 흐르는 인공하천을 만들었고, 대구는 도심에 대대적으로 많은 나무를 심어 가마솥도시라는 이미지를 벗어났다. 우리 인천도 시청을 중심으로 중앙공원 등을 조성하여 나름대로 생태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생태도시 건설은 자연을 보호하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태적 개발보다는 거대한 개발 사업을 보완하거나 인간만을 위한 인공 조경물에 지나지 않는다.

  서울대 김귀곤교수에 의하면 생태도시(ecocity)란 “도시를 하나의 유기적 복합체로 보아 다양한 도시 활동과 공간구조가 생태계의 속성인 다양성, 순환성, 안정성 등을 띄도록 함으로서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 친화적인 도시“라고 한다.

  이러한 생태도시론적 관점에서 우리 도시가 자연과의 공생, 물과 에너지 등 생태적 순환시스템 구축과 같이 완벽하게 만들어지기는 쉽지 않지만 일단 생태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도시개발정책의 기본설계를 생태도시로 디자인하여 지속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선 생태도시계획 전문가가 도시개발 정책결정에 참여하고 이를 행정에 적극 반영하여 예산이나 인력을 투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하여 시민들의 뜻을 수렴하고 시민과 함께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전문가들은 생태도시건설을 위해 순환, 공생, 참가의 원리 하에 기본 목표를 설정하여 가장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것들을 추진 시책으로 삼아야 한다고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굴포천 복원사업, 자전거 활성화 운동, 부평공원과 부평공원 생태공원화 주진 등 최근 인천녹색연합과 부평의제21실천협의회 등 부평지역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부평의 생태도시 추진 운동은 이제 부평구와 인천시가 정책적으로 적극 수렴하여 시민단체와 함께 생태도시 부평 만들기에 적극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부평구가 기존 건설과 개발위주의 도시발전계획을 변경하여 민관이 함께 지혜를 모아 생태도시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지속가능한 도시발전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우선적으로 단조로운 일부 수종과 잔디밭으로 조성된 조경위주의 부평공원을 다양한 수종과 습지를 갖춘 생태공원으로 새롭게 조성되어야 한다. 습지조성이 어려우면 공원 주변으로 흐르는 굴포천 복개구간을 뜯어내어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 굴포천 복원은 현재 굴포천이 흐르는 자리를 그대로 복원하는 방법도 있고, 그것이 어려우면 재개발 지역 중심으로 단계적인 복원과 부평공원 구간을 아예 중앙으로 가로질러 물길을 새로 내어 굴포천도 살리고 부평공원도 습지를 조성하는 방법도 있다.

  그리고 미군부대와 부영공원 역시 부평공원과 연계한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도심에 굴포천과 이어진 생태축을 조성하면 부평의 얼굴은 확 달라지고 더불어 주민들의 삶의 질도 크게 향상될 것이다. 곧 반환될 미군부대부지는 가능한 인공 시설물을 줄이고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주변 공원과 조화로운 공원으로 조성해야 하며, 최근 인천지역 최대 맹꽁이 서식지로서 알려진 부영공원은 최대한 맹꽁이 서식지 잘 보존하여 자연이 살아 있는 생태공원으로 조성해야 한다.

  부평공원과 부영공원, 미군부대 부지, 굴포천 등을 생태적으로 개발하면서 순차적으로 굴포천 지류에 대해서도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해야 한다. 도심에 곳곳에 새로운 물길을 조성하고 복원된 하천변에 나무 등을 심어 계양산과 철마산 등 자연녹지와 인공으로 조성된 공원과 연결시키는 생태통로를 조성하면 부평의 도심 전체가 건강하고 쾌적한 아름다운 생태도시로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