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살리는 자전거

2007년 10월 23일 | 성명서/보도자료

지구를 살리는 자전거  
                                                                                    

                                                                                               유종반 인천녹색연합 운영위원장
 
 
 
배럴당 90달러를 육박하는 고유가 시대 에너지 절약과 지구온난화 방지, 그리고 시민건강도 크게 증진할 수 있는 자전거 이용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그러나 날로 심각해져가는 대기오염과 지구온난화를 예방하기 위해 교통정책에 대한 획기적인 발상 전환이 필요하다. 즉 자동차가 도시를 주름잡는 첨단의 시대에 자동차 중심의 교통정책을 버리고 인간과 자전거 중심의 교통정책으로 전환이다.

‘자동차 중독’에 걸린 도시인들에겐 매우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오늘날 절망적인 환경 위기를 생각한다면 자전거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자전거 수송 분담률은 2%(서울 0.6%)이하로 일본과 유럽 일부 국가들이 10% 이상인 것과 비교하면 턱없이 낮다. 언덕이 많은 지형과 자동차 중심의 도로여건 등이 그 원인이 될 수 있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인식일 것이다. 이제라도 자동차 중심의 교통습관에서 벗어나 자신과 지구를 더욱 건강하게 하는 교통수단 자전거에 주목해야할 것이다.

그러나 자동차를 자제하고 자전거를 이용하게 하려면 구호나 캠페인으로 될 수 없다. 인천녹색연합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인천지역 자전거도로나 이용실태 등을 보면 많은 예산을 들여 자전거도로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자전거를 실생활에서 이용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 이유는 자전거를 타고 싶어도 부실하고 위험한 자전거 도로는 물론 대중교통망과 연계 부족, 자전거 주차장 부족, 형식적인 자전거 정책 등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고 싶지 않은 현실이라고 한다.

이제 자전거이용 활성화를 위해 우선 시청이나 구청 자전거정책 전담부서를 설치하고 시범적으로 자전거특구 지정하여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리고 대중교통망인 전철역이나 버스정류장, 터미널 등과 대규모 주거지와 유통센터 등에 연계하고 복합적인 자전거 주차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독일이나 네덜란드의 경우 자전거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역과 도심곳곳에는 대규모의 안전한 자전거 주차시설(복합센터) 설치하고, 자전거 이정표를 설치하여 길을 알려주고 있으며 자전거주차시설은 자전거 도난방지의 역할뿐 아니라 고장수리도 겸하고 있다. 그리고 계단이 있는 주차시설에는 어김없이 자전거를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레일 등을 설치하고 있다. 기차 등 대중교통에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교차로에서 자동차보다 자전거전용신호가 우선이며 자동차와 보행자가 신호대기하고 있는 사이에 자전거는 원하는 방향 어디로든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조속히 자전거 조례안을 만들어 실시해야 한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서울시 조례에 의하면 자전거 이용 여건 개선,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대한 기본계획수립 및 재정지원, 자전거 주차장 설치, 자전거 이용 시범기관 지정 등을 규정하고 있다. 특히 우선 시장, 자치구청장, 자동차운전자, 자전거운전자, 시민 등 자전거 이용과 관련된 각 주체별로 준수하거나 이행해야 할 책무를 명문화하고 있다.

예를 들면 자동차 운전자는 자전거 운전자를 우선적으로 배려하고, 자전거 운전자는 보행자에게 위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운전해야 할 의무를 지게 했다. 특히 공원, 지하철역, 버스정류소 등에 무료 자전거 주차장을 설치토록하고, 500대 이상 주차가 가능한 보관소에는 정비소 설치를 의무화했다. 또한 민간단체 등 시장 이외의 자가 보관소, 정비소, 대여소를 설치·운영할 경우 그 비용을 시에서 보조·융자해 줄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도 체계적인 자전거 교육을 통해서 어린이 자전거 타기와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자전거도로를 잘 관리하여 위험요소를 제거해야 한다. 과감하게 4차선 이상 간선도로 차폭을 줄여 자전거 전용차선 설치해야 하여 맘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어야 한다. 급격한 지구온난화로 죽어가는 하나뿐인 지구, 바로 자전거가 살려 낼 수 있다.
 

2007. 10. 22  인천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