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간선수로,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2007년 11월 12일 | 성명서/보도자료

                                     서부간선수로 시민 위한 공간으로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국장


요즘 부평구와 계양구, 김포에 걸쳐 있는 서부간선수로변에 도로를 건설하는 문제로 말들이 많다. 인천시에서 왕복4차선 도로건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서부간선수로 도로건설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을 발표하고 10월 중 계양구 서운동과 부평구 삼산동구간 도로건설에 대한 주민공청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시민들의 반발이 예상되어 무기한 연기했다는 후문이다.

서부간선수로는 아파트 숲인 계양구와 부평구에서 시민들의 숨통이다.

서부간선수로는 김포와 계양, 부평 지역의 농경지에 공급하기 위해 김포의 신곡펌프장에서 퍼올린 농업용수를 부평평야 지역까지 흘려보내는 농수로로 과거 농경지였던 계산동과 삼산동 일대가 도시화하면서 농수로의 기능이 차츰 약화되고 있다.

이런 서부간선수로가 비록 자연하천은 아니지만 계산천과 목수천, 굴포천 등 도심하천이 대부분 복개된 계양구와 부평구에서는 실질적인 하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도심에서의 물길은 열섬저감, 미세먼지저감효과와 미적경관확보 등 환경차원뿐 아니라 산책이나 자전거타기 등 다양한 여가활동의 무대로 활용되고 있는 지 이미 오래다. 서부간선수로는 삼산택지와 계산택지, 동양지구와 공사가 진행 중인 살라리지구 등 수십만명의 지역주민들에게는 숨통같은 물길인 것이다.


지난 8월 경남 진주 남강 일대에서 열린 ‘강의 날’ 대회에서 제8회 개최지로 인천이 선정되었다. 인천이 강의 날 개최지로 선정된 것은 민관공동의 하천살리기사업이 높게 평가받은 결과로 축하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하천살리기사업의 대상하천 대부분이 외곽에 있고 도심 속의 하천은 복개되어 인천의 도심은 생태적 건강성을 잃어버린 지 오래이다. 이런 상황에서 서부간선수로에 시원하게(?) 뻗은 자동차도로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친환경하천에 대한 시민들의 열망을 무시하고 인천시의 하천살리기사업에 역행하는 차원이 아니라, 시민들의 숨통을 조이고 인천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인 것이다.


고속도로로 단절된 계양과 부평의 생활권은 서부간선수로를 통해 연결해야 한다.

서부간선수로 주변에는 10여개의 초·중·고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다. 학생들의 상당수가 자전거로 통학하고 있으나 경인고속도로로 단절된 구간에는 자전거도로가 없어 버스를 타고 한참을 돌아가거나 위험한 부평나들목고가도로와 천대고가도로를 넘어야 한다. 서부간선수로변에 굴다리가 있으나 차량 한대가 간신히 지날 정도다. 그나마도 최근 늘어나는 차량으로 보행자와 자전거이용자들은 안전사고의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외국에서는 급격한 도시화와 함께 강변에 자동차전용도로를 건설하면서 하천과 생활지역이 단절되었던 것을 지금은 녹지와 자연학습장, 야외미술관 등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되돌리고 있다. 또한 쾌적한 환경과 에너지문제를 고려하여 자동차통행은 외곽으로 유도하고 도심에서는 자동차통행을 억제, 보행자와 자전거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하천변을 활용하여 크고 작은 행사를 개최, 도시공동체복원에 노력하고 있음을 우리는 주목해야 한다.

늘어난 교통량을 해소하기 위해 차도를 넓히는 것은 교통체증해소의 근본적인 방안이 될 수 없다. 차도가 필요하다면 이미 제기된 바와 같이 외곽순환고속도로 지역을 검토하고 서부간선수로를 문화와 생태가 공존하는 하천으로, 보행자와 자전거 등 통행약자를 위한 통로로 조성하는 것이 미래세대를 위해 현명한 처사일 것이다.

 

2007. 11. 12 인천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