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생명을 배우고 인천을 안다

2008년 3월 20일 | 한남정맥•공원녹지

인천사람들이 산을 만나며 인천을 배우기 위해 대장정에 돌입한다. 오는 23일 일요일 오전 부평역사 앞에서 20여명의 시민이 백두대간·한남정맥 산행에 오를 예정이다.

이들은 ‘인천의 산줄기를 찾아서’라는 인천녹색연합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평범한 사람들이다. 산에서 생명을 관찰하고 배우며 본인이 실천할 수 있는 일을 찾을 것이다. 나아가 집이나 학교, 직장에서 녹색 삶을 살려고 노력할 것이다.

첫 산행에 70대 후반의 할아버지가 있고 초등학생을 포함한 아홉 가족도 있다. 전문 산악인이나 취미활동 삼아 여행에 나선 젊은이들은 분명 아닌 듯 하다. 계획에 따르면 이달부터 12월까지 매월 한번씩 4번째 일요일에 백두대간과 한남정맥의 주요 산들을 찾아간다. 모두 10회에 걸쳐 진행되며 ‘정상정복’보다는 배움과 이야기로 보람을 삼는다.  
 
이번 주말에 1차로 백두대간의 큰 축이자 한남정맥과 깊은 연관을 지닌 속리산을 다녀온다. 2차로는 선도산(충북 청원), 3차 좌구산(충북 증평), 4차 칠장산(경기 안성), 5차 석성산(경기 용인), 6차 광교산(경기 수원), 7차 수리산(경기 시흥), 8차 계양산(인천 계양), 9차 문수산(경기 김포)로 이어진다. 마지막 10차는 맥은 다르지만 강화의 새로운 발견, 인천과의 친밀함을 생각해 혈구산(인천 강화) 주변을 돌아볼 계획이다.

지난해 이미 기초조사를 마친 상태로 이제부터 시민과 산과 생명을 이야기하려고 한다. 예정된 산행지에서 속리산을 제외하면 대부분 해발 500m 내외의 낮은 산들이다. 무리한 산행이나 등산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참가자들은 그 지역 인사 또는 단체들을 만나 주변의 역사와 문화, 환경, 지역현안 등에 대해 설명을 듣고 토론할 예정이다.

속리산에서는 국내 최대 현안인 대운하를 이야기하려 한다. 석성산에서는 용인지역에 산재한 골프장이 화제다. 수리산은 도립공원화 요구와 관통터널 건설, 계양산은 롯데 골프장을 생각하고 있다.

인천의 산줄기를 찾는다면서 왜 다른 지역 산까지 돌아볼까 궁금할 것이다. 원래 산이란 섬처럼 고립되거나 홀로 존재하지 않는다. 한남정맥은 인천의 핵심 녹지축을 이루는 흐름이다. 예로부터 인천은 성주산~만월산~철마산~원적산~천마산~계양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경계로 부평과 인천생활권을 형성했다.

인천의 산을 잘 알기 위해 주변, 그리고 이어진 다른 산들을 봐야 한다. 아는 만큼 사랑한다고 했다. 그러니 더 잘 사랑하기 위해 바로 알려는 산행인 셈이다. 산행 진행자들은 큰 발걸음을 통해 인천 산의 소중함이 재발견되기를 바라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매년 20~25명 정도로 프로그램을 진행할 마음이지만 여건에 따라 움직이려 한다.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도시생태부장은 “산에는 숲이 있고 많은 생명이 깃들어 있다.”며 “10차에 걸쳐 많은 참가자들이 산에서 생명을 배우며 삶으로, 활동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산을 따라 생활권이 나뉘고 언어와 풍습을 달리하며 제각기 삶을 꾸려온 것이 우리의 역사이자 인류의 모습이다.”라며 “인위적으로 산을 파괴하고 맥을 끊는 행위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삶과 역사성에도 부합하지 않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인천시 인터넷신문 지영일 편집위원 openme@incheon.g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