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1] 아야정의 조엽수림 일대는 큐슈중앙산지와 연결되어 있으며 세계자연유산 대상 후보지에 오르기도 했다. 아야정에서 아야정의 보물 1호라고 자랑하는 ‘조엽수림’ 일대와 아야대적교(출렁다리)의 모습.
주민의 힘으로 만드는 녹색운동 현장을 찾아서-(1)
일본 ‘아야정’ 마을에서 얻은 배움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일본의 스러져가는 작은 마을이 하나 있었다. 젊은이들은 모두 마을을 빠져나가고 상점들도 문을 닫아 일명 ‘야반도주의 마을’이라 불리던 일본 큐슈지역의 ‘아야정’ 마을이다. 아무도 찾지 않는 빈곤한 마을이었던 ‘아야정’이 현재는 년 간 150만 명 이상의 관광객이 방문하는 ‘녹색관광’의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유명한 마을이 되었다. 30여년의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 마을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자연의 힘으로 마을을 일으키다
일본 큐슈 미야자키현에 위치한 ‘아야정’은 총 면적이 약 9,500ha인데 그 면적의 80%가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산림지역은 잎 표면이 반들반들해서 빛이 나는 상록활엽수인 조엽수가 주종을 이루는 천연자연림 지대이다. 일본 최대의 조엽수림을 지니고 있는 아야정 마을이 자연생태계 농업마을로서 성공한 배경은 1967년 국가에서 계획한 아야정 주변의 산림벌채계획을 저지하면서 시작된다. 당시에는 국유림이든 사유림이든 상관없이 대규모 벌채가 성행하고 있던 때였는데, 아야정의 산림이 벌채된다는 것은 몇 백 년을 걸쳐 이어져 내려 온 아야정의 풍부한 자연환경을 파괴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에 아야정장을 비롯한 마을 사람들은 국가의 벌채계획을 저지하고 나섰고 결국엔 조엽수림을 지켜낸다.
[사진2] 아야정을 흐르는 남강의 풍경. 아야정의 물은 조엽수림 다음으로 유명하다. 울창한 숲, 맑은 공기와 좋은 물이 흐르는 아야정의 자연은 지속가능한 생태적인 마을로 거듭나기에 우수한 조건을 두루 갖추고 있었다.
이 보호운동에 힘입어 1974년 ‘아야정의 자연을 지키는 조례’가 재정되고, 몇 년 후에는 아야정 조엽수림 일대가 우수한 숲으로 인정받아 1982년 ‘큐슈중앙산지국정공원’으로 지정을 받게 된다. 좋은 물과 공기가 있는 곳에서는 좋은 술이 나온다는 기조로 ‘슈센 노 모리’라는 큐슈 제일의 술을 탄생시키고, 일본 최고로 별이 가득한 밤하늘을 볼 수 있는 마을, 일본에서 가장 좋은 산림욕의 메카로 발전시키기에 이른다. 무엇보다 아야정은 ‘건강하고 살기 좋은 마을만들기’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며 각 가정마다 텃밭농사를 지어 신선한 야채를 자급자족 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이것과 연계하여 아야정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받을 수 있는 일본 최고의 ‘자연생태계 유기농업 마을’로 성장하게 된다.
‘마을다움’을 제대로 아는 지역의 사람이 필요하다
이렇게 스러져가는 작은 마을을 자연생태계가 살아있는 마을로 일으킬 수 있었던 요인은 마을의 숲, 조엽수림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수십 년 전 ‘아야정’에 대규모 벌채와 같은 국가의 개발압력이 불어 닥칠 때, 이를 강력하게 저지하여 조엽수림을 보호했던 ‘사람들’이다. 그 숲을 지키고자 노력한 사람들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아야정의 성장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숲을 지켜낸 사람들 중에는 자연과 공존을 이루며 마을을 살리고자 끈질긴 노력으로 마을 사람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냈던 아야정의 리더가 있었다.
[사진3] 마에다 미노루 정장. 아야정장은 ‘가장 아야정다운 것이 가장 세계적인것이다.
지역의 전통문화와 풍부한 자연환경 그리고 인정이 넘치는 마을이 아야정의 세가지 보물이다.
이 세가지 보물이 아야정을 튼튼하게 지탱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야정의 5대 정장이었던 ‘고우다 미노루’씨와 현재 정장인 ‘마에다 미노루’씨이다. 이 리더들은 아야정이 처한 불리한 조건들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가장 아야정다운 것이 무엇인가?’하는 질문을 놓지 않았다. 그리하여 아야정이 가장 자랑하는 마을의 보물로써 자연 그대로 보존된 ‘조엽수림’과 화확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자연생태계 유기농업’을 일으켜 마을의 산업을 발전시켰다. 이는 가장 우리마을다운 발전방안을 마련할 수 있어야 지역의 자립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정장의 지속가능한 마을 만들기의 철학이 있었기 때문이다.
헌데 지금 한국 땅, 우리 고장 인천에서는 명품국제도시라는 환상으로 아파트만 잔뜩 늘어놓은 채 멸종위기 저어새의 보금자리인 인천 내륙의 유일한 송도갯벌을 악착같이 매립하려고 한다. 이 뿐인가. 지역경제발전으로 치장하며 국민의 세금으로 대기업의 배를 불리고자 인천의 보물인 계양산에 롯데 골프장을, 굴업도에는 CJ골프장을 짓지 못해 안달이 나있다. 삶의 터전에 배어 있는 지역 주민의 문화와 전통은 안면몰수 한 채 추진하고 있는 산업도로 정책에 배다리 주민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불안하다. 이런 걸 두고 막장 드라마라 하던가? 새해에는 자연과 조화와 공존을 이루며 마을을 살린 일본의 작지만 힘 있는 마을 아야정으로부터 교훈을 얻자. 진짜 인천다운 발전이 무엇인지 지역주민의 입장에서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들과 함께 인천 개발의 막장 드라마를 끝내자.
– 녹색교육부 성은혜(퐁당)
2009년 11월 1일~11월 7일까지 전국녹색연합 활동가 단비기금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주민의 힘으로 만드는 녹색운동’이라는 주제로 주민자치와 녹색관광, 생태적인 마을만들기를 실천하고 있는
일본의 아야정마을과 유후인 마을을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