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환경단체 SVC의 활동
– 성은혜(퐁당/ 생태보전팀)
국내 시민사회단체 활동가들과 함께 아시아 민주주의 현장을 방문하고자 광주5.18기념재단에서 2011년 9월 말 캄보디아 연수를 다녀왔다. 연수 일정 중에 앙코르와트로 유명한 도시 시엠립(Siem Reap) 지역을 둘러보던 중 시엠립의 환경보호단체 ‘샘바세나센터’가 눈에 띄었다. 일행 몇몇과 함께 지도에 SVC라고 표시된 곳을 찾아가보았다.
샘 바세나 센터(SVC: Sam Veasna Center)
SVC는 생태조사를 하던 중 33세의 나이에 말라리아로 사망한 ‘샘 바세나’를 기리기 위해 2003년에 설립된 NGO단체이다. 캄보디아 환경 보호 활동의 선구자였던 그는 멸종위기조류가 생존해 있는 지역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데에 주력했다.
SVC에서는 야생조류보호활동을 주로 펼치고 있었는데 그 중 가장 주목할 점은 지역주민과 함께 생태관광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SVC는 2006년 야생동물보호협회 WCS(Wildlife Conservation Society)와 함께 새를 보러오는 탐방객들에게 숙식 및 탐조가이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생태관광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생태관광을 통해 지역주민의 고용과 수입이 창출되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지역주민들은 환경부와 산림순찰팀의 감시 아래 ‘야생동물 사냥과 토지사용 금지’ 협약에 서명하게 된다. 이 프로젝트는 지역주민이 직접 야생조류를 보호하고, 보호구역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대체 생계를 제공할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Tmatboey 따오기 보호지역’
SVC와 WCS는 멸종위기종인 큰따오기를 비롯한 새들을 보러 오는 사람들이 머물고, 마을의 수입도 불러올 게스트하우스를 짓고 조직할 위원회를 설립했다. 여러 보호지역 중에서도 ‘Tmatboey 따오기 보호지역’은 캄보디아에서 중요한 멸종위기 새들과 서식지 보호를 늘리는데 선구적인 역할을 한 곳이자, 생태관광으로 마을의 수입을 발생시킨 모범적인 사례이다.
이런 활동으로 2007년 ‘책임있는아시아여행’상과 2008년 생물다양성 유지를 통해 가난을 감소시키는 부분에 대해 ‘Equator’상을 받기도 했다.
캄보디아의 국조인 큰따오기와 흰어깨따오기 등을 볼 수 있는 이 마을은 탐조를 위한 최초의 환경친화적 숙박시설을 갖춘 곳이기도 하다. 환경부와 삼림부로부터 지원을 받고 WCS의 조언을 받아 태양에너지를 활용하는 전용 산장을 만들었다. SVC에서는 지역주민들에게 외국인들을 위한 요리를 가르쳐줘 산장에 머무르는 사람들은 지역주민들이 직접 만든 음식을 대접받을 수 있다. 보통 방문객들은 하루에서 3일까지 묵는데 주요 새들을 볼 수 있는 장소에서 평화와 고요함에 푹 빠져볼 기회를 갖는다고 한다.
주민의 힘으로 마을을 살리는 생태관광
캄보디아 국조인 ‘큰따오기(Giant Ibis)’는 세계에서 가장 큰 따오기이며 세계적으로 몇 백 개체 밖에 남지 않은 매우 중요한 멸종위기 새이다. 어른 새는 몸무게가 약 4.2kg이고 어두운 갈색에 붉은 다리, 길고 아래쪽으로 휘어진 부리를 지녔다. 매우 경계심이 많은 새라서 소음과 사람들에 의해 쉽게 방해를 받고, 작은 양서파충류, 귀뚜라미 같은 무척추동물을 먹이로 하고 있어 이런 먹이를 쉽게 찾을 수 있는 습지 특히 논과 같은 서식지를 필요로 한다.
위에서 말한 ‘Tmatboey’ 마을에서는 따오기를 통한 특별한 친환경상품을 만들었다. 논농사를 짓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논으로 먹이를 찾으러 온 새들을 보호하면서 수확한 쌀을 ‘따오기 쌀(Ibis Rice)’이라 이름 짓고, 이 쌀을 판매하기 위한 국제 시장을 개척하면서 새를 이용한 친환경농법을 장려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좋은 활동으로는 밀렵꾼으로부터 큰따오기의 둥지를 보호한 마을 사람들에게 보상금을 주는 것이다. 이 마을 사람들은 새들을 먹는 대신에 안전하게 아기 새들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돌보면서 1년에 수백 달러를 벌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06년에 시작한 이 생태관광 프로젝트로 인해 Tmatboey 보호구역의 따오기 종들이 증가하고, 마을식당에서 기록하고 있는 독수리의 숫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이 두 경우는 생태관광 프로젝트의 사냥 줄이기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지만 둥지와 새끼를 보호한 효과이기도 하다고.
보호구역에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의 힘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새들의 서식지를 보호하고, 더불어 지역주민들에게 이익을 주는 생태관광을 개발하고 있는 SVC의 활동들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캄보디아의 이런 활동을 보면서 세계적으로 우수한 갯벌이 매립되어 멸종위기종 저어새의 서식시가 점점 사라져가는 안타까운 인천의 현실이 오버랩 되면서 지속가능한 환경과 미래를 진정으로 생각하는 인천시민의 깨어있는 생태환경인식이 절실하게 필요할 때라 생각되었다.
(캄보디아 자료 번역에 도움을 주신 아침햇살-천성아님과, 자연-주현경님께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