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앞바다모래, 건설용 골재 vs 세계적 자연유산

2013년 9월 30일 | 섬•해양

백령도의 사곶해변과 콩돌해안, 두무진, 대청도의 옥죽동과 사탄동 해안사구, 소청도의 분바위와 소연평도의 얼굴바위, 강화남단갯벌천연기념물과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 장봉도습지보호지역과 대이작도해양생태계보호구역의 풀등과 연안사주, 덕적도의 서포리해변과 백아도의 남봉암릉, 굴업도의 목기미해변과 토끼섬 해식지형까지. 인천앞바다에는 세계적인 지질경관자원들이 셀 수 없이 많습니다. 이 글은 ‘작가들 2013 가을호’에 실린 것으로 외부자본에 의해 개발이라는 미명하에 세계적인 지질자연경관이 훼손되는 것을 고발한 르포이다.

인천앞바다모래, 건설용골재 vs 세계적인 자연유산  

 “ 풀등 덕분에 먹고 살아요 ”
 “ 대이작도에 오는 사람들은 풀등부터 찾아요 ”
 여름 휴가철이면 대이작도 작은풀안해수욕장에서 풀등으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는 풀등레져호 김유호 선장은 더 바빠진다.
 하벌천퇴라고도 하는 풀등은 하루에 두 번 썰물 때 드러났다가 밀물 때 사라지는 신비의 모래섬이다. 섬이나 바닷가 주민들은 모래를 ‘풀’이 부르는데 ‘풀등’은 바다에 있는 모래등이나 모래언덕을 의미한다. 특히 대이작도 풀등은 전세계적으로도 유례(類例)를 찾기 어려운 자연경관이고 수산생물과 저서생물의 주요서식지로 2003년 12월 해양수산부에서는 해양보호구역(해양생태계보호구역)으로 지정하였다. 

신비의 섬 풀등, 전설의 섬이 될지도
 
2012년 말 국토해양부(지금의 해양수산부)는 대이작도 풀등의 면적이 2008년 1.79㎢에서 2010년 약 1.59㎢로 2년간 0.2㎢ 즉 11%가 감소하였다고 공식발표하였다. 그동안 환경단체와 지역주민들이 해양보호구역의 풀등이 줄어들고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하였는데 중앙정부가 정밀조사를 통해 풀등감소를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조사결과는 위성영상, 항공사진 등으로 통해 풀등의 면적과 지형변화를 관측한 것으로 풀등의 높이에 대한 변화의 조사결과는 포함되지 않았다. 인천녹색연합에서 2011년 여름과 2012년 겨울의 풀등을 모니터링한 결과에 따르면 6개월동안 풀등의 높이가 20cm가량 낮아진 것으로 확인되었다. 정확한 것은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정밀조사를 진행해야 알 수 있겠지만 주민들은 20여년 전에 비해 1미터이상 낮아졌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풀등높이변화까지 감안하면 풀등의 모래유실량은 더욱 클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런 풀등감소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은 80년대부터 인근 바다에서 진행된 바닷모래채취(이하 해사채취)이다. 모래채취가 풀등감소의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 조류에 의해 파낸 공간을 메우기 위해 모래가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면 언젠가는 풀등이 더 이상 물 밖으로 드러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전설로 사진에서만 확인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굴업도, 산호와 목기미해변

 “이건 무스뿌리돌산호이고, 이것은 부채뿔산호예요.”
 “바닷가에서 어렵지 않게 관찰되는 담황줄말미잘과 풀꽃해변말미잘도 산호의 한 종류예요”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산호를 공부하고 있는 최은애씨는 굴업해변의 끄트머리에 위치한 토끼섬으로 향하던 중 바위틈에서 디지털카메라를 들이대며 이야기한다. 산호는 맑고 깊은 바다에 스킨스쿠버장비를 갖추고 들어가야, 다이빙 전문가들만이 눈맟춤할 수 있는 ‘바다의 꽃’이다. 예로부터 7대보석의 하나로 여겨졌던 산호, 제주도 서귀포 앞바다의 연산호군락은 천연기념물로도 지정되어 있다. 그런 산호가 굴업도 해변에서 관찰된 것이다.

 지난해 인천녹색연합에서 굴업도 조간대에 대한 개황조사를 진행한 결과 다양한 산호충류가 확인되었는데 해양류인 부채뿔산호, 돌산호류인 무쓰뿌리돌산호를 비롯하여 해세류인 바다선인장, 말미잘류인 풀색꽃해변말미잘, 담황줄말미잘 등 최소 9종의 산호충류가 굴업도 해변에서 관찰되었다. 이는 스킨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바닷속에 들어가 관찰한 것이 아닌 간조 시 조간대를 관찰한 결과로 바다 속까지 정밀한 조사를 진행하면 더 많은 산호들이 굴업도에 살고 있을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다. 

 산호충류는 촉수를 이용해 동물 플랑크톤 등 작은 바다생물을 잡아먹기는 하지만, 광합성하는 공생(共生)조류(藻類)들로부터 공급받는 영양물질에 많이 의존한다. 이는 광합성이 어려운 곳은 산호충류이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부착생활을 하는 산호충류들에게 모래채취 시 발생하는 부유물질들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굴업도는 이팝나무와 소사나무, 금방망이가 군락을 이루고 있는 곳, 드넓은 초지와 장구한 세월 파도와 해풍이 만들어낸 해안지형이 빼어난 곳, 멸종위기의 먹구렁이와 매의 마지막 서식지이다. 또한 굴업도는 조류와 바람이 만들어낸 해변과 사구가 빼어난 곳이다. 굴업도를 찾는 사람들이 제일 먼저 만나게 되는, 제일 먼저 굴업도에 반하게 하는 목기미 해변과 모래언덕, 저멀리 선단여를 바라보며 마고할매 이야기를 떠올리는 굴업해변. 이들은 토끼섬, 연평산과 함께 인천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자연경관이다. 그런 굴업도의 바다를 인천시는 2012년 새로운 바다모래채취예정지역으로 지정하였다.

 가로25m 세로25m 길이 400km, 천리 모래성 만들다.

 “저기 수십척의 배들이 바로 해사채취 바지선들이예요”
 “그 옆 큰 배들은 인천항을 오가는 배들과 평택항 입항을 기다리는 배들입니다”
 대이작도해사채취반대대책위원회 김철환 총무가 대이작도 부아산 정상에서 충남 태안 쪽을 가리키며 말한다.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앞바다에서 기름유출사고가 일어났다. 이른바 ‘태안기름유출사건’으로 인천대교 공사에 투입되었던 해상크레인을 2척의 바지선으로 예인하던 중 와이어가 끊어지면서 크레인이 유조선과 충돌 것이다. 사고 발생지역은 그동안 옹진군과 태안군이 경쟁적으로 바다모래를 채취한 지역으로 해사채취 바지선- barge 艀船, 화물 등을 수송하는 무동력 배 -과 이곳을 지나는 화물선, 유조선 등과 충돌 우려가 늘 있는 곳이다. 결국 2011년말 국토해양부(현재 해양수산부)는 대이작도 앞 선갑지적을 해사채취금지지역으로 결정하였다. 이후 인천광역시는 굴업도로부터 5km, 덕적도로부터 7km 떨어진 바다의 굴업지적과 덕적지적을 새로운 해사채취예정지역으로 지정하였다. 이 지역에서 2013년부터 매년 7백만㎥씩 5년간 3천5백만㎥의 해사를 채취할 예정이다.
 그동안 80년대 중반부터 인천 앞바다에서 파낸, 공식적으로 집계된 모래양만도 2억5천만㎥가 넘는다. 이는 폭 25m, 높이 25m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천리의 모래성을 쌓을 수 있는 양이다.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2005~2006년 일시적인 휴식년제를 도입하였지만 2007년 99만㎥를 시작으로 차츰 채취량이 증가하여 2010년 이후부터는 매년 8백만㎥를 퍼내고 있다. 

 모래는 돈이다! 약탈당하는 바다모래, 갈등하는 지역주민

 1루베(㎥), 가로세로높이1미터입체의 부피 즉 입방미터를 의미하는 단위이다.
바다모래를 채취하면 점사용료라는 세금을 지방자치단체에 내야 하는데 2007년 해사채취 재개 이후 옹진군은 해사채취업체들에게 1루베당 3340원의 점사용료를 징수하고 있다. 인천앞바다에서 해사를 채취하기 시작한 1984년부터 지금까지 계산상으로 옹진군은 바다모래를 팔아서 연평균 3백억원의 돈을 벌고 있는 셈이다. 3백억원은 옹진군 1년 예산에 10%에 달하는 규모로 옹진군은 해사채취를 절대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사채취가 해양생태계파괴를 인해 수산자원감소의 원인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이후 옹진군은 점사용료의 일부를 수산자원조성비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여전히 옹진군은 60%이상을 일반회계로 편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또한 해사채취업체들(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은 협약을 체결하여 채취모래양에 따라 복지기금명목으로 점사용료의 10%인 루베당 334원을 주민들에게 지급하고 있다. 지금까지 골재협회는 옹진군 덕적면발전위원회와 자월면발전협의회를 통해 주민복지기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 인천녹색연합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덕적면발전위원회에서는 2008년과 2010년에 복지기금을 현금으로 주민들에게 나눠준데 이어 2013년 3월에도 주민복지기금 총27억9천5백만원을 덕적면 559가구에 각 500만원씩 나누어 준 것으로 확인되었다. 적지 않은 현금이 지급되다 보니 기준을 두고도 주민들 간에 갈등이 끊이질 않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들은 모래채취로 인한 수산자원 감소로 어업을 포기한 지는 이미 오래되었고 지금은 보상금으로 인해 갈등의 골만 깊어가고 있는 것이다. 해양생태계교란으로 인해 어족자원을 고갈되어 버려 대부분의 주민들이 관광에 의존해야하지만 해수욕장의 모래가 유실되어 그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1977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된 덕적도 서포리해수욕장, 그 명성은 이미 옛말이 되어버렸다.

 굴업지적 해사채취, 굴업도와 덕적도의 미래는? 

 대이작도 큰풀안해수욕장 입구에는 인하대학교 연구진이 인천지방해양항만)의 지원을 받아 해수욕장의 모래유실을 측정하기 위해 설치한 장비가 있다. 2006년부터 진행되어온 모니터링 결과 큰풀안과 작은풀안해수욕장 등 대이작도해변은 전반적으로 침식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실제로 큰풀안해수욕장은 모래유실로 해안이 무너져 내려 석축을 쌓아야 했다. 

 사승봉도는 대이작도에서 남동쪽으로 7백여미터 떨어져 있는 무인도로 모래가 많아 사도라 불리기도 하는 섬이다. 드넓은 모래해변과 사초 군락지의 해안사구가 발달하여 각종 무인도체험 TV프로그램에 자주 등장하는 곳이다. 그런 사승봉도의 해안사구가 모래유실로 무너져내려 백여미터에서 걸쳐 최대 5미터가 넘는 모래절벽이 생겼다. 이 해안사구는 지금도 매년 30~50cm가량 사라져 사구 위의 통보리사초와 좀보리사초 군락지가 심각하게 유실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근 선갑지적에서의 해사채취를 이 지역 해안침식의 1차 원인으로 보고 있다. 

 계획대로라면 옹진군은 앞으로 굴업도와 덕적도의 모래를 팔아서 매년 2백3십억원이 넘는 세수를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지불해야 할 대가가 너무 크다. 이미 해사채취로 대이작도해양생태계보호구역 안의 풀등과 해수욕장들은 이미 많이 줄어들었고 지금도 줄어들고 있다. 덕적도의 서포리해수욕장, 굴업도의 목기미해변과 해사채취예정지역 사이의 거리가 대이작도와 선갑지적의 거리보다 더 가까워 해안침식의 가능성이 더 크다. 굴업도 목기미 해변일대의 해안사구는 모래의 공급처로 북쪽의 풀등으로 학계에 보고된 바 있어 굴업지적에서의 해사채취가 진행되면 목기미 해안사구의 감소 및 사구 보호식물인 갯방풍 등이 소실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굴업지적에서의 해사채취로 예상되는 피해는 이뿐이 아니다. 2004년 인하대학교 한경남 교수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해사채취 이후 덕적도와 자월도 주변해역의 어획생산량이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이동성이 큰 수산생물의 감소가 두드러지며 해사채취로 인한 해저지형의 변화는 모래에 산란 또는 서식하는 어패류자원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굴업도 주변해역은 산호충류가 관찰되는 등 덕적군도의 다른 수역에 비해 생태적으로 우수하다. 해사채취 예정지역의 해사의 조립율이 기준에 미달되는, 주로 세사로 구성되어 있어 경제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의 해사채취보다 부유사확산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사채취예정의 굴업지적 인근에는 수산자원조성을 위해 설치한 인공어초들이 있는데 해양생태계가 교란되고 파괴되면 각종 수산자원은 감소는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이런 해양생태계파괴, 모래유실과 해안침식, 수산자원감소 등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 몫이 될 것이다. 해수욕장의 모래가 유실되자 옹진군은 덕적면과 자월면의 해수욕장들에 모래를 사다가 붓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옹진군은 돈벌이를 위해 모래를 팔아먹고 다시 모래를 사다가 해수욕장에 포설하는 웃지못할 촌극을 벌이고 있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해사채취가 수도권골재수급, 세수확대뿐 아니라 심지어 국토의 효율적인 관리, 골재자원 경제적 활용도 제고, 환경친화적인 골재자원개발에 기여한다며 해사채취사업을 포장하고 있지만 언 발에 오줌을 누는 격일 뿐이다.
 해사채취로 인한 환경파괴와 주민피해는 몇 푼의 주민보상금과 해수욕장 모래포설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제 옹진군은 아랫돌을 빼서 윗돌을 괴듯 천혜 자연자원을 팔아 세수를 확충하는 방식이 아닌 장기적으로 모래 등 자연경관자원을 현명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4대강 준설모래 5억㎥, 골칫덩어리 전락

 ” 제가 어떻게 포클레인으로 막아보려 했는데 도저히 감당이 안되더라구요. 토사가 밀려들어와서…” 많은 비가 내렸던 지난 장마에 경기도 여주군에서 4대강사업에서 발생한 준설토 적치물들이 비에 쓸려 내려오면서 농가의 비닐하우스 등을 덮치고 수로를 막아 저수지같은 물웅덩이가 생기는 등 인근 농가에 큰 피해를 입힌 것이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 경기도 여주군에만 지난 2009년부터 한강살리기사업에서 발생한 준설토가 총3천3백만㎥, 15톤 덤프트럭 220만대 분량이 있는데 이 중 75%가 처리되지 못하고 곳곳에 쌓여있으면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4대강사업으로 발생한 강모래가 최소 5억㎥이다. 수도권의 골재공급 때문에 해사채취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이제 더 이상 설득력이 없다. 4대강 준설모래 대부분은 건설용골재로 사용할 수 있는 것들이며 바다모래보다 건설용골재로 더욱 우수한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골재업자들과 옹진군은 운송비용 등 경제성을 운운하지만 자연을 단순한 돈벌이 대상으로만 취급하고 보전을 통한 미래가치에는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이다.
2009년, 세계 5대 갯벌 중 하나인 유럽의 바덴해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다. 바덴해갯벌의 독일 갯벌국립공원 2개소의 관광소득은 연간 6조원이다. 그러나 또 하나의 세계 5대 갯벌인 우리의 서해안갯벌에선 지금 시화·새만금에 이어 송도갯벌매립, 조력댐 추진 등 대규모 환경파괴 돈벌이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인천경기만 지질경관, 세계지질공원등재를

 어쩔 수 없이 해사채취를 해야 한다면 정확한 조사와 분석, 대책수립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러나 그동안의 해사채취를 위한 해역이용영향평가는 부실투성이였다. 부유사 확산방지, 채취시기 조절이 저감방안의 전부였다. 인근 지역의 해안선 변화, 해저지형의 변화, 해양경관 영향분석, 해수욕장의 영향 등 중요한 평가사항이 다 빠져 있었다. 또한 새로운 골재채취지역 지정을 위해선 그동안 골재채취를 진행한 주변 해역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밝히는 등 공개적이며 전문적인 검증절차가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전 해역이용영향평가서에서 해사채취지역의 생태계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해역이용협의서 어디에도 사후 조사결과자료는 없다.

 장구한 세월 백두대간에서 한강 임진강 예성강을 따라 흘러온 모래들은 인천경기만에 초대형 연안사주(Sand-shoal) 3개를 만들었다. 영종도에서부터 덕적군도, 대이작도로 이어지는 사주, 강화도에서 장봉도를 거쳐 뻗어있는 사주, 그리고 강화 볼음도와 주문도에서 우도로 이어지는 사주가 바로 그들이다. 이 연안사주들은 매우 역동적이고 다양한 퇴적상을 보이며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이 매우 뛰어나 전 세계적으로도 그 유례를 찾기 어렵다. 인천경기만의 갯벌과 모래들은 세계적인 자연유산의 일부인 것이다.

 2012년 7월 환경부는 국가지질공원이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였다. 국가지질공원은 세계지질공원(World Geopark)과 마찬가지로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하고 경관이 우수한 지역으로서 이를 보전하고  교육,관광 등 활용을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주기 위한 제도이다. 환경부는 지질공원의 관리·운영을 위해 지질유산의 조사, 지질공원 학술조사와 연구, 지질공원 지식정보의 보급, 지질공원체험 및 교육프로그램 개발·보급, 지질공원관련 국제협력 등을 지원한다. 지난 2월, 제주도, 울릉도와 독도가 환경부로부터 첫 번째 국가지질공원 인증서를 받았다.

 백령도의 사곶해변과 콩돌해안, 두무진, 대청도의 옥죽동과 사탄동 해안사구, 소청도의 분바위와 소연평도의 얼굴바위, 강화남단갯벌천연기념물과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 장봉도습지보호지역과 대이작도해양생태계보호구역의 풀등과 연안사주, 덕적도의 서포리해변과 백아도의 남봉암릉, 굴업도의 목기미해변과 토끼섬 해식지형까지.
 이들은 모두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세계적인 지질경관자원이다. 이제 인천경기만의 가치를 바로 세우고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고민해야 한다. 더 이상의 환경훼손 막개발이 아닌 갯벌국립공원 지정과 연안사주의 국가지질공원, 세계지질공원 등재 등 지속가능한 인천경기만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전문가와 지역주민, NGO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글사진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namukkun@greenkorea.org

* 일부 사진은 2010년 인천앞바다바로알기탐사단의 사진을 사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