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명과 자연이 공존하는 섬 … 그곳에 가고싶다

2013년 10월 15일 | 섬•해양

 
서검도 어민들이 새우잡이를 하기 위해 커다란 배드민턴 라켓 같은 닻줄로 새우잡이 어구를 손질하고 있다.
 
 
2013년 8월, 파랑 기자단은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했다.
 
다시 버스를 타고 10여분을 달려 미법도와 서검도행 배를 타기 위해 하리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이번 취재는 미법도와 서검도, 두 섬을 취재해야 하는 일정으로 인해 파랑기자단은 둘로 나뉘어 각자의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 탓에 기자단은 각자 해야할 취재들을 이야기하며 선착장에서 배를 기다렸다.
 
8월 뜨거웠던 여름철 태양볕으로 인해 선착장에서 검문을 맡고 있던 군인들도 승객 대기소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 서검도
푸른바다·드넓은 논 조화
생생한 풍경·순박한 민심
농사·어업 등 주생업 삼아
 
▲ 순박한 아름다움이 있는 곳 서검도
 
한 여름 햇살을 받으며 힘겹게 도착한 서검도는 파도가 부드럽게 넘실거리는 바다와 넓고 푸른 논이 시원한 바람과 어우러져 아름다웠다.
 
서검도의 마을길을 걷다보니 어민들이 새우잡이를 하기 위해 커다란 배드민턴 라켓 같은 닻줄로 새우잡는 도구를 작업하는 모습을 보았다.
 
새우잡이를 업으로 삼고 있다는 이근철(66)씨는 지금은 추젓을 잡을 철이라 장비를 정비하면서 바쁜 손길을 멈추지 못했다.
 
새우 잡이를 통해 연간 3억원을 벌고 있지만 인건비와 도구비용을 빼면 3분의 1인 1억 정도 남는다고 한다. 새우는 닻줄에 그물을 치고 배를 움직여서 잡는다.
 
청소년 기자들이 새우에 관련된 많은 질문을 하자 친절하게 설명해주면서 일하시는 모습은 참 열정적이고 인상적이었다.
 
양어장에는 신기하게 생긴 물레방아가 계곡에서 떨어지는 물처럼 시원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양어장 옆에 있던 오두막은 그 위에서 시원하고 맛있는 수박을 먹으면 한 여름의 더위도 느끼지 못할 듯이 시원해 보였다.
 
마을에 도착하니 대부분의 집 마당에는 까만 포대 위에 고추 말리기가 한창이고 예전부터 식수로 사용되던 우물이 마을 안에 있었다.
 
우물은 폐가처럼 더러워 보였지만 마을에서는 중요한 시설이었다.
 
마을 이장 유정식(77)씨는 “상수도 시설이 있지만 까만 모래가 나와 아직도 이 우물을 쓰고 있다”며 “수질 검사는 하지 않았지만, 상수도 물을 마시는 것보다 우물 물을 마시는 것이 입맛에 맞다”고 말했다.
 
저녁이 다가오자 마을사람들이 모여서 그물에 거미줄처럼 걸린 숭어를 정리하는 풍경은 섬에서 볼 수 있는 이색풍경이다.
 
비록 교통이 불편하지만 바다와 드넓은 논이 조화를 이루는 섬 서검도를 보며 긴박한 도시 생활을 벗어나 자연의 아름다움과 순박한 마을 인심에 다시 한번 서검도에 오고 싶어졌다. /송예준(김포고·1)
 
■ 미법도
 
맛있고 수량풍부 소문
거주민 적어 교통편 불편
농번기 등 추가 배편 기대
 
  
▲ 미법사는 임진왜란 이후 세워져 소실된 후 11년 전인 2002년 재건됐다.
 
 
▲발걸음조차 조용한 미법도
 
선착장에서 마을로 이어지는 길을 따라 쭉 걸으며 든 생각은 확실히 미법도는 지금까지 가본 다른 섬들과 달리 인적이 매우 드물었다.
 
대부분의 섬들이 물 문제를 안고 있지만 미법도의 물은 풍부하고 맛있기로 소문이 났다는 말에 신기하기도 하다.
 
미법도와 가깝게 위치한 서검도의 물은 염분을 함유하고 있어 살짝 짠 맛이 난다고 하지만 미법도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주방에서 수도꼭지를 틀어 마셨보니 상수도 특유의 약품 냄새가 나지 않아 마시는데 어려움이 없었다.
 
작고 사람도 많이 살지 않는 섬 미법도에 풍부한 물은 하나의 축복이라는 생각이 든다.
 
20분 정도 걸으니 기자단이 머물 미법사가 보인다.
 
미법사는 임진왜란 이후 세워져 소실된 후 11년 전인 지난 2002년 재건됐다.
 
과거 임진왜란 당시 많은 사람들이 죽어 그들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미법사를 지었다는 절의 유래가 전해진다.
 
숙박시설이 제대로 없는 미법도에서 미법사는 유일하게 사람들이 쉬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해 주는 곳이다. 이곳에 상주하는 덕우스님에 의하면 앞으로 인터넷을 통해 템플스테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홍보해 미법도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정보도 제공할 계획이라고 한다.
 
미법도에서 만난 주민들은 불편한 교통편으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주민들이 강화군에 요구해 농번기때만 화, 금요일에 추가적으로 한 번 더 운행한다고 한다.
 
배편이 많지 않은 탓에 병원을 찾거나 일이 있어서 인천 내륙으로 나가야 하는 경우 하루 일정으로는 무리가 있다.
 
때에 따라 배가 더 있었으면 좋겠지만 주민들의 수가 적어 요구하기 어렵다고 한다.
 
이와 함께 미법도는 서해 5도에 속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곳의 기상이 좋지 않으면 일괄적으로 배가 뜨지 못 하는 경우가 있어 불편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주민들은 “개선이 필요하지만 섬에 살고 있는 주민이 얼마되지 않는 통에 개선이 될 지 모르겠다”며 “언젠가는 개선이 되겠지”라며 말 끝을 흐렸다. /신해린(백석고·2)
 
/사진·정리=김상우기자 theexodus@itimes.co.kr
 
 
▲ 서검도 주민들은 열악한 상수도 시설로 인해 우물을 주로 식수로 사용한다.
 
 
● 식수난 시달리는 서검도
    제구실 못하는 상수시설 수돗물 대신 우물물 사용
 
인천광역시 강화군 삼산면 서검리에 위치한 작은 섬 서검도 주민들은 식수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다. 상수시설이 제 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섬은 특성상 산이 적고 단단한 청석이 지하를 막고 있기 때문에 식수를 얻는데 어려움이 있다. 뿐만 아니라 그 밑에 있는 지하수마저도 뻘이 섞인 간수라 오래전부터 서검도의 주민들은 식수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1990년대부터 상수시설을 도입했었지만 여전히 식수문제는 개선되지 않는 상황이다.
 
상수시설의 문제 해결을 위해선 배관을 교체해야하는데 7~8억 가량의 부담스런 설치비용으로 실행되지 못하고 있다.
 
비용문제로 인해 결국 강화상수도사업본부는 10분의 1의 가격으로 불순물을 가라앉혀 식수로 전환이 가능한 물탱크를 추가 설치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 방법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임시적인 방법으로 물탱크로 인해 식수문제가 해결될 지도 미지수다.
 
현재 서검도 주민들은 마을의 하나 뿐인 우물을 이용하거나 수돗물을 천으로 걸러 식수로 이용하지만 이 우물도 수질검사의 결과가 불문명한 상태이다.
 
마을주민 김창열(82세)씨는 “마을 특성상 옛 부터 항상 식수문제에 시달려 왔다”며 ” 한 달 내에 설치되는 물탱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조수현(초은고·2)
 
 
현대인 휴식공간 제공 … 참선·자아성찰 프로그램 운영 계획
“사람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서 지친 마음을 치유했으면 좋겠다.”
 

인터뷰 / 미법사 덕우스님

 
  
▲ 미법도를 찾은 파랑기자단이 미법사 주지스님인 덕우스님과 미법사 재건과정, 템플스테이 계획 등을 듣고 있다.
 
요즘 많은 절에서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자연의 맑은 공기 속에서 참 나를 찾아 집중 수행하는 템플스테이는 바쁜 일상에서 스트레스가 많이 쌓이는 현대인에게 적합한 수행이다.
 
미법도는 주민이 10가구에 불과할 정도로 인적이 드물고 편의시설이 전혀 없어 때 묻지 않은 자연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꽃 같은 섬’이다.
 
미법도의 미법사를 관리하고 있는 덕우스님은 지난 4월부터 이러한 자연경관, 환경을 활용한 템플스테이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이곳이 새로운 나를 만들기 좋은 섬이라고 생각하여 미법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기로 결심해 내년부터 미법사의 템플스테이를 계획 중이다.
 
아침에 일어나서 전 후의 마음이 달라진다는 108배를 시작으로 마음을 다스리며 좌담, 참선, 머드팩 등의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구상하고 있다.
 
지금은 체계적으로 프로그램이 잡히지 않아서 가족단위의 10명 미만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머물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덕우스님이 템플스테이를 추진하려는 데는 남 모를 사연이 있다.
 
경기도 남양에서 출가(出家)전에 힘든 생활을 보냈다는 그는 자세한 일들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어두워진 얼굴에서 지난 날들이 얼마나 힘들었을 지 예상할 수 있었다.
 
그는 “살아가면서 모날 필요가 없다”며 “나는 성격이 둥글둥글하지 못했다”라고 자아성찰 하는 모습도 엿볼 수 있었다.
 
덕우스님은 템플스테이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삶에서 지치고 힘든 일들이 많다. 그것들을 계기로 사람들이 템플스테이를 하여 치유하고, 편안하게 쉬면서 스스로를 찾았으면 좋겠다”며 “미법사가 그런 곳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말로 미법도와 미법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미법사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덕우스님은 절 앞 밭에서 상추, 감자 등의 작물을 키우고 있다.
 
오신채가 화를 북돋게 한다는 특성상 승려들이 먹지 않지만 절을 찾는 다른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밭을 크게 하는 것을 보며 덕우스님의 배려하는 마음이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덕우스님은 “템플스테이를 하게 되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 마을 주민들이 염려된다”며 “주민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어 추진 과정 중에 주민들과 의견을 조율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현주(인천세원고·2)

인천녹색연합에서는 고등학교 1-2학년, 23명과 함께 
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 ‘파랑’을 진행중에 있습니다.
취재한 내용은 일반기사, 인터뷰기사, 르포기사로 정리해 인천일보에 실리고 있습니다. 
세번째 취재는 강화군에 위치한 서검도/미법도로 다녀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