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기자회견문> 마지막 인천갯벌, 반드시 보전되어야 한다.
지난 7월 20일, 강화도에서 시작한 ‘해안선따라걷기’는 강화와 김포를 거쳐 23일과 24일 인천시민과 학생들이 참여한 가운데 청라지구와 월미도를 거쳐 송도까지 이어졌다. 해안선따라걷기는 올 10월 경남창원에서 열리는 세계환경올림픽 람사르당사국총회를 앞두고서도 17만km2가 넘는 공유수면을 매립하려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진행되고 있다. 인천지역참가자들은 대부분의 갯벌이 매립되어 단조로워진 인천의 해안선에서 과거 인천갯벌을 터전으로 살았던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 갯벌의 수많은 뭇생명을 생각하며 걸었다.
너른 갯벌이 자랑이던 인천.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인천 해안선엔 갯벌이 없었다. 오직 송도11공구라 불리는 고잔갯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실제로 2008년 해양조사원조사에 의하면 인천해안선의 99%가 갯벌매립으로 조성된 인공해안선이란다. 김포와 서구의 갯벌은 수도권쓰레기매립지와 청라지구로, 남동갯벌은 남동공단으로, 송도갯벌도 송도신도시로 사라져버렸다. 마지막 남은 고잔갯벌도 인천시는 송도11공구라 부르며 부동산투기장으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지난 7월 7일부터 ‘송도11공구 공유수면매립사업 사전환경성검토서’ 초안에 대한 주민공람을 실시하고 있으며 7월16일 주민공청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는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송도갯벌의 생태적인 중요성을 감안하여 매립과 보전 시 발생하는 문제점의 정확한 검토와 송도11공구매립사업의 수요와 공급의 판단근거로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외자유치에 대한 정확한 자료를 제시하라’는 환경기본정책법에 의거한 사전환경성검토협의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정확한 근거자료의 제시없이 ‘국제업무, 물류단지, 주거시설 등 외국인이 들어와서 주거할 수 있는 요건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투자유치가 어렵다’며 인천시민을 호도하며 일부 국내외 건설회사들의 개발이익을 위해 인천내륙의 마지막 남은 갯벌을 매립하려는 것이다.
이미 작년 6월 해양수산부에서 ‘대규모 매립불가와 미반영사유 해소없이는 매립기본계획을 반영할 수 없다’며 인천시의 매립기본계획반영요청을 반려했음에도, 송도,영종,청라지구 3개의 경제자유구역에 대한 외자유치실적이 저조하자 매립한 땅을 헐값에 국내외건설회사에 매각하며 경제자유구역이 아닌 신도시를 건설하고 있음에도 인천시는 또다시 경제효과가 있다고 시민들을 현혹하며 마지막 남은 갯벌의 숨통으로 조이고 있다.
인천에서 벌어지고 있는 갯벌파괴는 이뿐이 아니다. 세계5갯벌로 알려진 강화갯벌에 세계최대규모의 조력발전소를 2개나 계획 중이다. 인천시와 국토해양부에서는 신재생에너지 확대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으나 세계재생가능에너지위원회에서는 재생가능에너지를 ‘지역공동체와 자연생태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피하고 지속가능한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결국 방조제로 대규모 호수가 형성되어 갯벌의 면적이 축소되고 해양과 육상생태계의 파괴와 지역공동체의 붕괴, 홍수피해발생이 불을 보듯 자명한 대규모조력발전은 재생가능한 에너지원이라 할 수 없는 것이다.
갯벌의 생태환경적, 문화적, 사회적 가치를 누구나 알고 있다. 특히 수천마리밖에 남지 않은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 등 전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해있는 조류에게 영종도의 인천국제공항건설과 수도권쓰레기매립지 등으로 인천지역의 대부분 갯벌이 매립된 상황에서 송도갯벌과 강화갯벌은 마지막 남은 번식지이자 휴식지이며 먹이터이다. 이런 인천갯벌의 가치를 인정하여 과거 갯벌보호시민헌장을 선포한 사실을 인천시는 기억해야 한다. 뭇생명과 어민들 삶의 터전인 갯벌이 더 이상 부동산투기장으로 변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수많은 환경문제와 사회적인 갈등을 불러일으켰던 시화호와 새만금의 교훈을 잊지 않고 있다. 이제라도 허울뿐인 동북아거점물류도시, 외자유치와 일자리창출, 신재생에너지보급을 내세워 국민을 현혹하지 말고 인천의 마지막 남은 갯벌을 온전하게 미래세대에게 전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앙정부와 인천시는 습지의 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중시하는 람사르협약의 기본정신을 존중하여 대규모 연안습지 매립 계획을 모두 취소하고, 연안습지에 대한 장기적인 보전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대규모 연안습지 매립이 추진될 경우, 인천의 환경단체들은 모든 역량을 결집하여 지역주민의 생존권과 생태계 보전을 위해 투쟁에 나설 것이며, 세계의 습지 보전 NGO들과 연대하여 람사르총회 개최국으로서 습지 파괴에 앞장서고 있는 정부와 인천시를 규탄하는 활동을 전개할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이에 인천해안선따라걷기 참가자일동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1. 인천시는 송도11공구갯벌매립계획을 즉각 취소하고 갯벌보호시민헌장을 준수하라 !
2. 국토해양부는 대대적인 연안습지 매립계획을 즉각 중단하고 람사르협약의 기본정신을 존중하라 !
3. 국토해양부와 인천시는 반환경적이고 반사회적인 갯벌매립과 대규모조력발전소계획을 중단하고 미래세대의 환경권과 멸종위기조류의 생존권을 보장하라 !
7월 24일
인천해안선따라걷기 참가자일동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합 인하사대부속고등학교생물부 한국야생조류협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인천교사들의모임
문의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국장 011-630-3437
이혜경 인천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011-251-2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