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인천유일의 녹지축인 한남정맥을 훼손하는 검단장수간도로는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최근 인천시에서는 검단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라 2014년 준공을 목표로 서구 당하동(검단지구)과 남동구 장수동을 잇는 왕복4차선도로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사업자인 (주)검단장수도로에서 인천시에 제안한 계획도로는 총연장 20.7km로 가현산~계양산~철마산~원적산~만월산으로 이어지는 한남정맥의 인천구간을 수차례 넘나들며 17개의 교량과 8개의 터널로 인천유일의 녹지∙생태축인 한남정맥을 만신창이로 만드는 정말로 어이없는 발상이다.
1. 교통정책은 도로개설이 아닌 정확한 교통평가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제안서에서는 사업의 목적으로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청라지구, 검단신도시, 가정지구 및 성공적 아시안게임 개최를 위해 인천광역시 남북지역을 연계하는 내부간선 도로 확충으로 접근기능 제공 및 지역 균형발전 도모하고’, ‘상시지체를 보이고 있는 서울외곽순환도로, 광로3-15호선(무네미길)의 교통수요 분담으로 간선기능 제고 및 혼잡구간 개선’을 내세우고 있다. 현재의 서울외곽순환도로와 무네미길의 상시지체는 그동안의 도로건설에 교통량평가가 허술하고 형식적이었음을 자인하는 것으로 검단장수간도로가 교통지체 해소에 얼마나 기여할지는 정확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조만간 개통될 인천대교를 비롯하여 예정된 제1경인고속도로직선화, 제3경인고속도로를 고려하면 검단장수간도로는 꼭 필요하다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이번 사업은 교통량해결이 아닌 일부 토건세력의 돈벌이 성격이 짙다. ‘명품도시’를 넘어 ‘진품도시’는 뻥뻥 뚫린 도로가 아닌 자연녹지에 있음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2. 한남정맥은 인천유일의 녹지생태축이다. 아시안게임경기장신축이다 신도시건설이다 택지개발이다 해서 그린벨트를 비롯한 수많은 자연녹지가 이미 훼손된 상황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는 녹지축마저 도로개설로 절단하고 뚫어버리겠다는 발상은 어이가 없을 정도이다. 2007년 인천녹색연합의 한남정맥에 대한 환경실태조사에서 이미 한남정맥의 인천구간은 각종 도로에 의해 약1km마다 단절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약 30km의 인천구간에는 30여개의 크고 작은 도로가 한남정맥 마루금을 자르고 있다. 고속도로만도 인천공항고속도로, 제1경인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공항철도와 만월산터널, 천마터널이 위치해 있다. 이미 한남정맥은 만신창이로 이제는 녹지축을 연결해야 할 때이다. 인천시에서도 징맹이고개에 생태이동통로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적산길 새사미고개에 대해서도 생태통로가 검토중임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3. 검단장수간 도로는 인천시가 생태계의 건전성과 생물다양성 유지와 증진을 위해 내세운 S자녹지축 복원정책과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도시의 확장으로 택지개발 등으로 자연녹지축이 훼손되면서 그동안 녹지축복원에 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고 실제로 인천시에서도 경명로의 한남정맥 징맹이고개에 생태통로조성공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원적산길 새사미고개에도 생태통로조성을 검토하는 등 한남정맥의 녹지축을 연결하려는 계획을 이미 수립한 상태로 검단장수간도로는 친환경적인 삶을 원하는 인천시민들의 바램을 무참히 짓밟는 것이며 이런 시대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다. 검단장수간 도로가 개설된다면 그동안 인천시가 표방했던 단절된 생태계복원을 통한 야생동식물의 원할한 생태적, 유전적 교류 도모는 더 이상 기대할 수 없을 것이다.
4. 한남정맥은 인천유일의 생태녹지축일뿐 아니라 문화역사공간이기도 하다. 한남정맥은 과거로부터 생태축의 기능뿐 아니라 도심내 공원이나 가로공원 등의 녹지들과 연결할 수 있는 자연공원으로써 시민들에게 중요한 녹지공간의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한남정맥은 예로부터 인천지역을 인천, 부평생활권으로 나누어 각자 독자적인 문화생활권을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등 인천의 문화/역사의 증인이다. 예전에는 한남정맥이 서민들에게 땔감을 공급하는 등 생활터전이었다면 지금은 생활에 지친 시민들이 언제든지 쉽게 찾을 수 있는 휴식공간이다. 그런 한남정맥을 도로로 짓밟겠다는 것은 인천시민의 정서에 반하는 것으로 정주의식을 더욱 떨어뜨릴 것임으로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
5. 자동차 등에 의한 비점오염원은 한남정맥에서 발원한 수많은 인천의 하천을 오염시킬 것이다. 한남정맥은 한강의 남쪽에 위치한 산줄기로 굴포천, 계산천, 나진포천 등은 한강을 통해 서해로 흘러들고, 장수천, 공초천, 심곡천, 검단천 등은 서해바다로 바로 흘러들고 있다. 한남정맥을 수차례 관통하는 도로는 비점오염원에 의한 하천오염을 유발시킬 것이고 인천지역의 하천뿐 아니라 한강, 서해앞바다까지 오염시킬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또한 수많은 터널은 지하수흐름의 단절을 가져와 하천상류 건천화를 가속화시킬 것이고 지하수단절과오염으로 수많은 인천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곳곳의 약수터는 대부분 폐쇄될 것임에 자명하다.
6. 인천시는 도로건설사업을 적자보전없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며 시민들의 부담은 없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검단장수간도로는 시민들의 환경권, 생존권의 문제이다. 계양산을 중심으로 한 한남정맥녹지축이 훼손되면 인천에서는 더 이상 자연녹지축을 기대할 수 없다. 드넓은 갯벌은 매립해버렸고 자연녹지도 문학산과 청량산을 제외하면 계양산을 중심으로 한 한남정맥이 유일하다. 이미 지금도 인천시민들에게는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인 것이다. 도로개설이후 채 20년이 지나기도 전에 생태통로를 조성하겠다며 수백억원을 퍼붓고 있음을 수많은 인천시민을 알고 있다. 인천시민들의 유일한 쉼터이자 허파인 한남정맥을 토건세력의 삽질장으로 만들며 인천시민들의 환경권/생존권을 빼앗을지 분명히 지켜볼 것이다.
겉으로는 녹색성장, 녹색뉴딜을 이야기하며 안으로는 그린벨트를 해체해서 아시안게임경기장을 짓고 골프장도 녹지라며 계양산골프장을 추진하는 인천시가 이번에는 인천유일의 녹지축인 한남정맥을 4차선도로로 뚫어버리려 하고 있다. 만일 이번 계획이 구체화된다면 인천녹색연합은 인천지역의 환경단체뿐 아니라 계양산롯데골프장저지활동처럼 인천지역의 모든 시민사회단체들과 연대하여 적극적으로 도로개설저지운동에 나설 것임을 분명하게 밝혀둔다. 이제라도 자연녹지가 절대 부족한 인천에서 마지막 숨통인 한남정맥을 보전하는 것이 인천시민들의 환경권을 지키고 미래세대와 이웃생명이 더불어 사는 길임을 절감하고 관통도로계획을 철회할 것을 인천시에 강력하게 요청한다.
2009년 3월 10일
인천녹색연합
문의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011-630-3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