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 수도권 유일 희귀식충식물 자생지인 계양산습지 훼손!
– 산림청과 인천시가 보호식물로 지정한 식충식물 서식지를 지자체가 나서서 훼손한 꼴
– 계양산 전반의 습지실태파악하고, 보전정책 수립하라!
지난 2월 24일, 인천녹색연합은 산림청과 인천시에서 보호식물로 지정한 식충식물 이삭귀개와 땅귀개 자생지인 계양산 남사면 습지(계양산 삼림욕장 부근)의 훼손을 확인했다. 계양구가 시행하는 ‘역사체험문화재길 2단계’ 사업으로 인해 폭 1m도 안 되던 등산로가 2~3m로 넓어지고, 공사 과정에서 퍼낸 흙을 습지 위로 덮어버리는 등의 행위로 습지의 면적이 줄어들고 훼손된 것이다.
인천시가 2005년부터 3년간 수억원을 들여 연구를 실시해 식충식물을 인천시보호종으로 지정했으나 식충식물 자생지에 대한 어떠한 보호조치도 시행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번 등산로 확장 공사로 인해 지자체에서 나서 식충식물 자생지인 습지를 훼손한 꼴이 됐다. 2011년 계양산의 자연 자원과 자연생태계를 보호하기 위해 ‘계양산보호조례’가 제정되었지만, 지자체에서는 계양산 환경실태파악은커녕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한 보전정책이 체계적으로 수립되어 있지 않는 것임을 알 수 있다.
계양산에는 도심에서 거의 자생을 확인할 수 없는 식충식물인 이삭귀개와 땅귀개가 자생하는 습지를 비롯해 수도권최대규모의 두꺼비 산란지, 환경부지정 멸종위기종인 맹꽁이, 물장군, 인천시 보호종인 도롱뇽, 한국산개구리, 늦반딧불이 등이 서식하는 크고 작은 습지들이 계양산 전반에 걸쳐 분포하고 있다.
그동안 수차례 일부 시민들이 가재와 도롱뇽 등 보호동식물을 불법 채취하는 문제, 군사훈련 후 정화활동 미비문제, 등산객들의 지나친 간섭과 불법경작 등으로 인한 계양산 훼손에 대해 지자체에 보전정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해 왔으나 대책은커녕 실태조사조차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인천시와 계양구에서는 계양산 전반에 걸친 습지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보전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계양산공원구역을 확대지정하거나 야생동식물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등의 방법과 함께 훼손가능성이 높은 습지는 접근을 제한하거나 상시적으로 감시할 수 있는 인력을 배치하는 등의 적극적인 방법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현재 계양산보전을 위해 계양산림휴양공원과 역사공원이 조성 중에 있다. 말뿐인 계양산 보전이 아니라면 지금이라도 계양산 습지현황을 비롯한 환경실태파악과 함께 장기적인 보전정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2014년 2월 26일
인천녹색연합
문의 : 박주희 인천녹색연합 녹색사회국장 010-7322-6033
* 참고
– 이삭귀개(Utricularia racemosa Wall)
다년생 식충식물로, 습기가 많고 물이 얕게 고인 곳에서 자란다. 키는 10~30cm이고, 잎은 길이가 0.2~0.3cm로 녹색이며 땅속의 뿌리부분에 붙어 있으며, 뿌리에는 벌레잡이주머니가 달린다. 꽃은 8~9월경에 자주색으로 피고 열매는 10~11월경에 맺는다.
– 땅귀개(Utricularia bifida L.)
습기가 많고 물이 고여 있는 양지의 풀숲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이다. 키는 7~15cm이고, 잎은 길이 6~8mm로 녹색이고 가늘고 길며 밑부분에 1~2개의 벌레 잡는 포충대가 있다. 꽃은 밝은 황색으로 줄기를 따라 2~7개가 달리며, 열매는 10~11월경에 맺는다.
사진1. 계양구의 ‘역사체험문화재길 2단계’ 사업으로 훼손된 식충식물 자생지
사진2. 폭1m도 안 되던 등산로가 2~3m로 넓어짐.
사진3. 폭1m도 안 되던 등산로가 2~3m로 넓어짐.
사진4. 산림청과 인천시 보호종인 식충식물 ‘이삭귀개’ (사진 : 탑산 장용기)
사진5. 산림청과 인천시 보호종인 식충식물 ‘땅귀개’ (사진 : 탑산 장용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