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고개길 도로개설, 산곡천 복원계획과 함께 해야 합니다.

2014년 11월 18일 | 성명서/보도자료

<성명서> 장고개길 도로개설, 산곡천 복원계획과 함께 해야 합니다. 

최근 인천시종합건설본부가 인천광역시의회의 행정감사에서 2015년 5월 장고개길 도로 개설공사를 착공할 예정이라고 밝힌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에 인천시종합건설본부가 밝힌 내년도 공사계획은 6차선 계획의 장고개길 도로(일명 부흥로)를 2차선도로와 주차장으로 우선 건설하겠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고개길 도로 개설공사는 결코 서두를 일이 아닙니다. 굳이 인천시의 재정상황을 언급하지 않더라도 시간을 두고 부평구민과 인천시민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여 2016년 반환예정인 부평미군기지 부지활용계획과 굴포천 지류인 산곡천 복원계획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장고개는 한남정맥 인천구간의 원적산과 호봉산 사이 고개로, 장고개길은 인천 서구 가좌동과 부평구 산곡동을 연결하는 예정도로입니다. 1976년 도시계획시설로 결정됐지만 6보급창(현 제3보급단)이 자리하고 있어, 인천시와 군이 지속적으로 도로개설에 대해 협의했으나 대체부지 확보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로 군부대가 동의하지 않아, 장고개길은 군부대 이전 후에나 개설이 가능한 도로입니다. 해서 인천시는 부영구 산곡동294(부영로)와 산곡동237(마장로)를 연결하는 약 1.2km(도로 폭 30m)를 우선 사업구간으로 정했습니다. 그러나 그마저도 부평미군기지 DRMO(주한미군 물자 재활용 유통센터)의 우선 반환협상이 진척이 없어 사업비 350억원(시비 245억원)을 들여 2015년 공사 착공하는 구간은 620m에 불과합니다.

인천광역시의회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현재 전체 사업구간 중 부평미군기지 구간을 제외한 약 620m 구간의 토지보상율이 97%입니다. 그러나 이 도로는 개설되더라도 도로로서의 기능의 거의 할 수 없습니다. 600여미터에 불과 이 도로의 서쪽 끝에는 제3보급단이, 동쪽 끝에는 부평미군기지가 가로막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부평미군기지를 온전하게 반환받고 도로계획과 부평미군기지 부지의 공원조성 계획이 함께 고려되어야 합니다. 2016년 부평미군기지 전체 반환을 앞두고 있어 지금이 부평의 미래를 위해 장고개길과 산곡천 복원을 함께 고민할 최적기인 셈입니다.

산곡천은 인천에서 가장 큰 하천인 굴포천의 지류로 장고개의 제3보급단에서 발원해 산곡여중과 산곡남중 사이와 부평미군기지 DRMO 북측을 지나 부평구청 부근에서 본류인 굴포천과 합류되는 물길입니다. 총길이 2km의 산곡천은 현재 90%가량 복개되어 있어 부평의 핵심인 산곡동과 부평동을 관통하고 있음에도 부평사람들에게조차 생소한 하천입니다. 인천시는 1997년 하수도로 지정되어 하천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산곡천은 과거부터 부평평야를 흘렀고 지금도 대부분 덮혀 있지만 언젠가는 복원해야 할 분명한 하천입니다. 2009년 인천시의 하천마스터플랜에도 관리와 복원계획 수립이 필요하다고 언급됐지만 오히려 2009년 추가로 복개된 하천이기도 합니다.

도로는 도시 공간을 연결하는 통로로 시민들에게는 중요한 생활기반시설입니다. 그러나 빗물이 투과되지 못하고 한여름 뜨거운 열복사로 인한 도시열섬화, 도시건조화 등의 주요한 원인이기도 합니다. 반면 하천은 생태통로이며 도시열섬 저감과 미세먼지 저감 효과 등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환경을 위해 필수입니다. 특히 산곡천은 인천의 대표 자연녹지인 한남정맥과 앞으로 부평의 대표적인 생태공간이 될 부평미군기지를 연결하는 최단거리 생태통로 후보지입니다. 기후조절, 도시경관 향상, 환경정화, 방재 효과, 정서순화, 녹지네크워크 등 하천의 기능과 산곡천의 지리적, 지역적 중요성을 감안하면 산곡천은 언젠가는 복원해야하는 것입니다.

2006년 인천녹색연합이
전문가들과 조사분석한 결과, 산곡천은 발원지와 물길 주변에 3보급단, 부영공원, 부평미군기지 등 비교적 널찍한 공간이 있어 습지조성 등 하천 유지용수 확보가 유리하고 전체 복개구간의 35%에 해당하는 미군기지 옆길은 자동차 통행이 거의 없어 지금 당장이라도 복원하다고 결론을 내린 곳입니다. 지금은 비록 복개돼 하수도, 주차장, 도로로 이용되고 있지만 과거 부평에는 많은 하천이 있었습니다. 인천가족묘지공원에서 발원하는 굴포천 본류를 비롯해 구산천, 동수천, 산곡천, 세월천, 청천천, 목수천 등 크고 작은 하천들은 부평의 젖줄이고 핏줄이며 생명줄이었습니다.

굴포천은 2008년 자연형하천 정비공사가 완료됐지만 상류가 복개되어 반쪽짜리 자연형하천입니다.
산곡천의 현재 복개현황이나 주변지역의 예정된 변화를 감안하면 지금 굴포천본류의 복원계획수립과 산곡천복원을 이야기하는 것이 맞습니다. 장고개길은 부평구민들이 직접 이용하는 도로라기보다 인천지역의 동서연결도로의 성격이 짙습니다. 장고개길은 인천 서구와 부천을 직접 연결하기 위한 것입니다. 경인고속도로를 비롯해 경명로, 봉화로, 길주로, 경인로 등 동서연결도로가 결코 부족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장고개길은 자칫 부평으로 더 많은 자동차를 끌어들이는 결과만을 초래해 부평을 더욱 팍팍한 도시로 만들어버릴지도 모릅니다.

산곡천 주변에는 산곡여중, 산곡남초, 산곡남중, 산곡고 등 학교가 적지 않습니다. 지금 부평에는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숨 쉴 공간이 부족하며 자연환경 학습공간 또한 절대 부족합니다. 미래부평을 위한, 부평미래를 짊어질 우리 아이들을 위한, ‘지나가는’ 사람들이 아닌 진짜 부평사람들을 위한 도시설계가 필요합니다. 차가 많아 새로운 도로가 필요하다는 논리는 이미 도시 교통문제의 해법이 아닙니다. ‘더 넓은 도로는 더 많은 자동차를’ 유발시키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부평의 이미지는 공장과 콘크리트 아파트 숲, 황량한 아스팔트 도로가 전부였습니다. 앞으로 부평이 생태적으로 건강한 도시, 활력과 생기 있는 도시 그리고 사회적, 생물학적 약자친화도시가 되기 위해서는 도로개설보다 도심 속 물길을 되살리는 것부터 고민해야하는 것입니다.  

2014년 11월 18일

인천녹색연합

문의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010-3630-3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