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에게 보내는 편지

2008년 11월 30일 | 성명서/보도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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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에게 보내는 편지>

 새들아, 안녕?
 난 박문여고에 다니는 김현영이라고 해. 

한창 추운 날씨이니 몸조심해서 지내렴. 먹이도 잘 구하고!
오래전부터 사람들과 같이 지내온 새들! 옛날 사람들은 너희들의 모습을 보고 날씨를 짐작할 정도였어. 농사를 하고 추수를 할 때에도 어느 정도의 곡식은 남겨서 너희들이 굶지 않도록 했지. 그래서인지 나도 어렸을 때부터 너희들과 관련된 많은 속담과 격언들을 들었어. 그리고 매일매일 너희들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등교했지.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너희들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어. 너무 가까이 지낸 만큼 당연하게 여겨서일까? 제일 많이 듣던 참새 소리도 이제는 들리지 않게 됐어. 너희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이따금씩 들리기라도 하면 깜짝 놀라게 돼. 그렇게나 자주 들어서 당연하게 여겼는데 말이야. 소름끼치게도 그렇게 된 이유가 우리들이 너희들의 삶의 터전인 자연을 훼손해서였어. 그리고 이번에는 보틀리즘균으로 2000여 마리나 죽는 피해를 입었지. 실제로 봤을 때는 정말 놀랐어. 그만큼 죄책감과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지. 10마리만 회복의 가능성이 있어서 너희들을 데리고 왔어. 다행히 5마리나 회복했다고 해서 정말 기뻤단다. 

 오래전부터 우리와 너희들은 서로를 소중히 여기며 지내왔었어. 그런데 이제는 우리가 너희들의 보금자리를 없애고 있다니 정말 미안해. 정말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하지만 그랬던 만큼 환경을 보호하려고 해. 수많은 환경 관련 직업들과 환경 단체들이 생겨나기도 했어. 사람들은 그만큼 환경을 보호하려고 해. 나도 보호하고 싶어서 인천녹색연합에 가입했어. 하지만 우리가 너희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다시 회복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어. 그래서 더 이상 그러한 피해들이 일어나지 않도록 할게. 자연을 보호해서 너희들이 다시 잘 살 수 있도록 해준다고 약속할게. 다시 옛날로 돌아가자. 매일 너희들의 목소리를 듣던 그 때가 정말 그리워.

 이번에 강화남단에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5마리의 새들아!
너희가 돌아가서도 잘 살 수 있게 열심히 자연을 보호할게. 힘내!

– 박문여고1학년 김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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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야.

건강한 모습으로 네 고향으로 돌아가게 되어서 기뻐. 

보툴리즘 균에 걸린 너희 친구들이 모두 죽었을 때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두려웠을까

그저 자연 속에서 평화롭게 살고 싶었을 뿐인 너희들 이었을 텐데 말이야.
인간의 이기심으로 무섭고 공포스러운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해서 정말 미안해. 
너희들의 고통을 함께 한 그 날, 보툴리즘 균에 걸려 집단으로 죽어 있는 너희 친구들을 치우러 갔을 때 나는 차마 너희 친구들을 볼 수 없었단다. 

내장이 튀어나오고 뼈가 보이는 끔찍한 모습을 나는 도저히 바라 볼 용기가 없었어. 인간들 때문에 너희가 겪지 않아도 될 고통을 겪게 한 우리 모두를 용서할 수 없을 거란 생각을 하면서도 염치없지만 용서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단다. 

 보툴리즘 균에 걸려서 살아가고 있는 친구들도 보았단다.
 보툴리즘 균에 심하게 감염되어서 도저히 살려 낼 수 없는 친구들을 보았을 때 순간 마음이 무너져 내렸어. 

 너희들의 고통을 보면서 그동안 인간들의 무지함과 이기심이 조그마한 생명 하나 지키지 못하는 아니, 더 나아가 우리들조차 생존하기 힘든 황폐한 땅을 만들어 가는 것을 보니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 
 황폐함 속에서도 살아남아서 이제 다시 하늘을 날 수 있게 된 너희들을 보면서 작으나마 위안과 미안함을 전 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라 생각해. 

 새야.
 건강하게 살렴!
 질병에도 걸리지 않고 자식도 많이 낳으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작은 힘이지만 너희들의 보금자리를 지켜줄 수 있도록 환경에 대해 더욱 많은 관심을 갖고 실천할게.
 나를 비롯한 너희들을 사랑하는 많은 사람들이 너희를 지켜 줄 거야. 너희를 아프게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너희를 지켜주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야. 이건 욕심일까? 

 새야.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세상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 본다.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렴….

– 인일여고 1학년 김아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