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문>
멸종위기 저어새번식을 위협하고
세계적인 갯벌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신규준설토투기장건설계획은 전면재검토되어야 합니다.
최근 인천 서구 무인도에서 천연기념물 저어새의 대규모번식지가 새롭게 확인되었습니다. 저어새는 전세계 생존개체가 3천마리가 채 되지 않는 희귀종이며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적색목록에 등재되어 있는 세계적 멸종위기조류입니다. 그런 저어새는 대부분 인천앞바다 무인도에서 태어나고 인천경기만갯벌에서 자랍니다. 그러나 이번 새로 확인된 저어새번식지의 인근 갯벌에 대규모 신규준설토투기장계획이 추진되고 있어 저어새종보전이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갯벌매립이 아닌 갯벌보전을 통해 저어새보호와 지속가능발전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얼마 전 인천시는 송도갯벌을 람사르습지로 등록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많이 늦었지만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칭찬만 할 상황이 아닙니다. 신도시건설로 드넓었던 송도갯벌은 대부분 매립되었고 2009년 자투리 갯벌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했지만 지금도 매립공사는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송도갯벌에서 저어새의 부리질과 수만마리 도요물떼새들의 군무를 더 이상 볼 수 없을 지도 모릅니다.
그동안 수도권쓰레기매립지, 인천국제공항, 청라지구, 송도신도시 등 수많은 갯벌이 매립되었습니다. 더 이상 자연 해안선은 존재하지 않을 지경입니다. 더욱 심각한 것은 계속되고 있는 준설토투기장의 추가건설입니다. 지금까지 인천항 준설토투기장건설로 인해 매립된 갯벌면적이 최소1천220만㎡로 여의도면적(290만㎡)의 4배가 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영종도와 송도에 5백96만㎡가 넘는 신규투기장조성계획 또 추진 중입니다.
영종도신규투기장예정지 인근의 수하암과 갓섬은 모두 전세계적으로 다섯 손가락에 꼽히는 저어새 번식지입니다. 이곳에서 전세계 저어새의 10%가 태어나고 자랍니다. 저어새의 종보전을 위한 핵심지역인 것입니다. 또 이곳 갯벌은 멸종위기1급 보호종이며 인천광역시의 시조인 두루미들이 겨울을 나는 곳이며 우리나라 최대 규모의 염생식물 칠면초 군락지입니다.
송도투기장예정지는 송도갯벌습지보호지역으로부터 불과 수백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갯벌을 보호하기 위해 지정한 습지보호지역 바로 옆에서 갯벌파괴의 매립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 아이들에게, 람사르협약에 가입한 나라들에 이 상황을 뭐라 설명해야 할까 걱정입니다.
준설토처리가 신규투기장을 건설하는 것만이 해답이 아닙니다. 단기적으로는 기존투기장을 높여서 사용기간을 늘리고 중장기적으로 준설토를 재활용방법을 찾는다면 갯벌매립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외국에서는 고형화를 통한 벽돌제작, 조경재와 건설골재로의 이용 등 다양한 형태로 준설토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준설토 재활용방안을 얼마든지 마련할 수 있음에도 우리나라에서만 신규투기장건설만이 준설토처리방안인 것처럼 인식되어 있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준설토처리보다는 매립종료 후 개발이익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제 인천에서는 동아시아~호주 철새이동경로(EAAFP) 사무국,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에 걸맞은 저어새보호와 갯벌보전정책을 수립해야 합니다. 인천경기만갯벌은 서해안갯벌과 비무장지대가 교차하여 자연생태적인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곳으로 갯벌국립공원지정, 습지보호지역확대 등을 통해 지속가능방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인천지역 환경단체들은 갯벌매립방식의 신규준설토투기장조성에 분명하게 반대입장을 밝히며 앞으로 국내외 전문가, 시민단체, 학술단체들과 국제연대를 통해 저어새보호와 갯벌보전운동에 나설 것을 천명합니다. 이제라도 중앙정부와 인천광역시는 신규준설토투기장계획을 전면재검토하고 미래세대에 물려줘야 하는 자연유산, 갯벌보전을 위해 앞장서길 촉구합니다.
2013년 7월 11일
가톨릭환경연대 강화도시민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환경과생명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