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수자원공사의 여의도 선착장 사용 승인 요청을 거부하라-
한강~서해간 중대형여객선 운항은 이미 백지화된
한강운하를 되살리는 것
경인아라뱃길(이하 경인운하)을 관리하는 수자원공사가 서해에서 한강까지 중대형 여객 유람선 운항을 위해 서울시에 여의도 선착장 사용협조를 요청해왔다고 한다. 중대형 여객 유람선을 투입하여 경인운하를 이용해서 여의도에서 인천 연안부두와 서해섬에 이르는 구간을 운항하겠다는 것이다.
건설계획단계에서부터 경인운하는 경제성 없는 사업이라고 지적되었지만 수차례나 경제성을 조작하며 공사를 강행했다. 지난 2012년 5월 개통한 이후 경인운하의 운영실적을 보면 우려가 사실이었음이 확인되고 있다. 개통 첫해 컨테이너와 일반화물의 물동량은 한국개발연구원의 예측대비 7.9%, 17.4%에 불과했고 여객수송은 1/3수준인 34.6%에 불과했다. 감사원의 감사보고서(2014.7)의 자료에 의하면 2013년부터는 경인운하를 통한 컨테이너 물동량은 전혀 없으며 일반화물은 화물선 1척이 입항해 177톤의 화물을 하역했을 뿐이다. 더구나 올해 1분기에는 단1척의 배도 들어오지 않아 컨테이너와 일반화물의 물동량이 전혀 없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수자원공사는 경인운하를 이용해서 한강에서 서해까지 중대형 유람선을 투입하여 운항하겠다고 한다. 내세우는 명분은 인천아시안게임 기간 중에는 선수단과 시민의 공공교통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지만 속내는 물류 기능이 상실된 경인운하, 배 없는 뱃길, 반쪽짜리 운하라는 비판에 직면한 경인운하를 단기간에 효과를 볼 수 있는 관광 활성화로 활용해 보겠다는 의도이다. 원래 목적을 상실한 경인운하의 새로운 활용방안을 찾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그전에 경제성을 조작하면서까지 추진되었던 경인운하 사업의 실패를 인정하고 2조7천 억원이나 투입되었으나 무용지물이 된 사업에 대한 책임 규명과 재발방지 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중대형 유람선을 투입하여 여의도 선착장에서 서해까지 운항하겠다는 수자원공사의 생각은 박원순 시장이 지난 2012년 백지화 선언을 한 오세훈 전시장의 한강운하 사업과 다를 바 없다. 지금은 여의도에서 서해 덕적도간에는 37톤급 소형 선박 1척만 운행되고 있다. 하지만 중대형 유람선이 투입되어 한강을 운항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수심 유지를 위한 준설을 해야 한다. 그리고 한번 허용된 중대형 여객선의 투입과 운항은 점차 노선과 운항이 확대되어갈 것은 불을 보듯 뻔 한 일이다. 결국 서해에서 여의도(용산)까지 운항거리만 다를 뿐 주운수로를 만들어 수심확보를 해야 한다는 측면에서는 오세훈 전 시장의 한강운하 사업과 다를 바 없는 것이다.
최근 정부는 한강을 관광자원으로 개발하는 내용을 담은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였다. 말로는 환경생태를 회복한다고 하지만 핵심은 한강 주변의 볼거리, 즐길 거리를 개발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때를 맞춰 수자원공사는 이미 물류기능이 상실된 경인운하를 관광코스로 활용해보겠다고 서울시에 제안을 하고 있다. 개발이 아닌 원래의 한강 모습으로 복원하는 것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각종 개발로 인한 한강의 생태적 위험성을 검토해야할 상황에 정부와 수자원공사는 오히려 또 다른 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대위는 실패한 사업에 대한 책임 규명과 적절한 조치가 없는 상태에서 또 다른 한강운하 사업과 다를 바 없는 수공의 한강-서해 운항 시도를 반대한다. 서울시는 지난 박원순 시장의 한강운하 백지화선언의 연장에서 중대형 여객선 운항을 위한 수자원공사 여의도 선착장 사용승인 요청을 거부해야 할 것이다.
2014. 8. 19.
경인운하백지화수도권공동대책위원회
문의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010-3630-3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