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산곡천, 복개가 아닌 복원을 이야기할 때다.
최근 인천시가 부평 산곡천의 미복개구간 두 곳 중에 하나인 청천2동과 부평1동 경계지역 218m에 대한 복개를 다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인천시의회의 인천시 행정사무감사에서 2005년 악취와 해충발생문제로 주민들이 제기한 복개청원 때 암거설치 설계용역비로 책정된 예산의 집행을 질의하면서 발단이 되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산곡천은 77%를 복개하여 골목길과 주차장으로 이용하고 있으나 미군부대 옆길 등 많은 곳은 거의 이용되지 않고 있다. 논란이 되고 있는 산곡천은 굴포천 지류로 한남정맥 호봉산 장고개의 제6보급창에서 발원하여 산곡남초등학교, 부평미군부대를 지나 부평구청부근에서 굴포천과 합류되는 물길이다. 2006년 인천녹색연합의 인천시 복개하천에 대한 일제조사결과 산곡천은 2190m(상류건천지대포함)중 복개구간은 1688m로 전체하천의 77%가 복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류의 건천지역을 제외하면 부평미군부대 옆 구간과 청천2동과 부평1동의 경계지역 등 두 곳에 약400여m만이 미복개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산곡천의 복개상부는 84%가 골목길과 주차장으로 이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전체복개구간의 35%에 해당하는 미군부대옆길은 자동차가 통행할 수 없는 곳으로 전혀 이용되지 못하고 있었다. 결국 산곡천은 복개하천조사에 참여한 전문가들이 부평미군기지이전과 주변지역과 복개상부의 토지이용상황을 고려할 때 최우선적으로 복원해야 한다고 결론을 내린 하천이다.
강의날대회 유치지역에서 추가적인 하천복개는 전국적인 망신이다.
일의 발단이야 어떻든 이미 많은 지방자치단체에서 도심의 물길을 복원하여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로 덮힌 도시에서 생명의 숨결을 이으려고 막대한 예산을 들여 하천을 복원하고 있는 마당에 인천시가 산곡천 미복개구간에 대한 복개를 검토하는 것은 또 하나의 예산낭비, 근시안행정의 사례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또한 이미 인천시의 하천마스터플랜 용역보고서에서도 하천관리와 굴포천 본류 복개지역 복원의 기반조성을 위해 산곡천의 미복개구간을 복원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제시하고 있음에도 복개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것은 그동안 인천시의 일관성이 없는 땜방식 하천정책의 결과이다. 2009년 제8회 강의날대회를 유치해놓고 복원이 타당하다고 결론난 하천을 복개한다면 전국에서 인천을 찾은 수많은 시민과 하천관계자들이 웃을 일이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하천복개가 아닌 악취와 생활하수유입 등 열악한 하천주변의 환경개선이다. 인천시는 2005년 주민들이 제기한 청원의 뜻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진작에 대책을 마련했어야 한다. 이미 많은 시민들은 하천의 물길복원이 도시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아이들의 자연체험학습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주민들이 하천 복개를 요청하는 것은 그동안 상류에서의 복개구간 통과하수와 주변지역의 생활하수가 정화되지 않은 채 산곡천으로 흘러들어 악취가 발생하는 등 주변생활환경이 열악한데도 인천시가 방관으로 일관하며 전혀 대책을 수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인천시는 산곡천 전체에 대한 하천관리와 복원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아울러 현재 마련되어 있는 암거설치설계용역비를 임시관로설치를 통해 생활하수를 차집하고 갈대와 부들 등 수생식물과 버드나무와 같이 큰키나무를 식재, 악취를 차단하여 하천습지공원과 자연체험학습장을 조성하는 데 사용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산곡천 주변지역은 부평에서 생태공간의 가능성이 가장 큰 곳이다.
산곡천의 남측에는 반환이 확정된 부평미군부대가 있다. 현재 인천시에서는 부평미군부대일원에 대한 도시관리계획이 수립되고 있는 상황으로 인천녹색연합에서는 2006년 인천지역에 대한 복개하천전수조사 이후 부평미군부대활용과 굴포천 본류와 지류의 복개구간 복원을 연계하여 부평의 마스터플랜을 세워야한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다. 특히 산곡천의 복개구간은 다른 복개하천보다 상대적으로 이용율이 낮고 주변에 6보급창과 부평미군부대가 위치하고 있어 연못 등 다양한 형태의 저류시설을 확보하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다. 상당수 주변 토지는 자투리텃밭형태로 이용되는 등 주변지역의 토지이용형태도 하천관리와 복원계획수립이 상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다. 부평구청부터의 하류지역은 이미 자연형하천정비공사가 진행된 상황이라 복개구간복원이 더욱 필요하다.
미군부대의 남측으로는 굴포천 본류가 복개되어 있고 북측에는 산곡천이 있다. 미군부대의 담벼락이 헐리고 다양한 공원의 형태로 시민들에게 돌아온다면 주변지역을 포함하여 이 지역은 큰 변화가 맞게 될 것이다. 지금은 비록 산곡천이 악취를 풍기는 천덕꾸러기에 불과하지만 미군부대와 함께 자연하천으로 돌아온다면 산곡천 주변은 인천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가장 살기 좋고 생태적인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
부평미군부대터와 굴포천이 미래 부평의 모습을 좌우하리라는 것은 부평사람이면 누구나 알고 있다. 앞으로 우리 아이들이 어떤 모습의 부평에서 살아갈지는 지금 우리의 결정에 달려있다. 인천시는 이제부터라도 땜방식 민원해결인 아닌 장기적인 관심에서 인천과 부평의 청사진을 그리고 시민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2008. 11. 18
인 천 녹 색 연 합
문의 :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사무국장 011-630-3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