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송도11공구 경제파급효과 15조원?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또다시 인천시민을 기만하려는가?
지난 8일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11공구개발로 모두 15조2000여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와 건설투자로 인해 3만여명의 고용유발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2010년 상반기에 공사를 착공하여 2015년까지 매립을 완료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이번 발표는 이미 2008년 10월 인천광역시가 ‘송도11공구경제적파급효과분석’에서 밝힌 내용을 재탕한 것으로 건설업체 등 일부 개발세력의 개발이익을 위해 부동산투기를 조장․선동하는 것에 불과하다. 또한 최근 남동유수지에서의 세계적인 멸종위기조류 저어새의 번식으로 환경단체가 송도갯벌매립계획의 전면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을 뿐 아니라 국내외 학계의 비상한 관심과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 등으로 송도갯벌매립계획에 차질이 빚어질까 우려한 경제자유구역청의 국면전환용 얄팍한 술수에 지나지 않는다.
보도자료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경제파급효과로 건설투자효과와 산업집적효과를 이야기하고 있다. 경제분석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차치하고라도 2008년 인천시의 경제효과분석 보고서에서도 건설투자효과는 매립공사기간에만 발생하는 효과이고 산업집적 효과도 첨단산업 등이 유치되어 생산활동이 추진되었을 때만 발생하는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즉 건설투자효과는 일시적인 것이고 산업집적효과도 투자유치가 실패하면 이런 경제파급효과는 기대하기 어려움을 인천시도 이미 자인한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은 이번 경제청 발표 내용이 작년 10월 자료와 100% 일치한다는 점이다. 올 3월 국토해양부 중앙연안관리심의위원회에서 매립면적이 당초 300만평에서 210만평으로 줄었기 때문에 경제적 파급효과를 30% 줄이던가 아니면 최소한 내용의 일부라도 수정이 있었어야 함에도 작년 경제성 분석 자료를 그대로 인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범한 것이다. 알면서도 그대로 자료를 인용한 것이라면 송도11공구에 대한 경제성을 뻥튀기하고 인천시민을 우롱한 셈이다.
특히 인천경제자유구역의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2003년 경제자유구역지정 당시 인천발전연구원에서 ‘인천경제자유구역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을 내놓아 2008년 개발1단계 완성 시에 지역별 생산유발효과 218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발표하였으나 2009년 현재 이 사실을 인정하는 인천시민은 단 한사람도 없다. 오히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난 5년간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의 외자유치실적이 목표치의 0.8% 수준이고 투자유치 건수는 경쟁지역인 중국 푸동 지역의 0.4% 수준임이 드러났다. 결국 인천시는 송도11공구가 15조원의 경제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떠벌이고 있으나 부동산투기장에 불과한 또 하나의 신도시건설을 위해 생태계의 보고이자 인천내륙의 마지막 갯벌인 송도갯벌을 매립하겠다는 것이다.
올해에도 시스코라든가 IBM, MS 같은 유비쿼터스 도시개발을 겨냥하는 개발자본 이외에 외자유치는 거의 전무한 상태이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적어도 이런 현실에 대해 성실하게 답변한 후에 송도11공구매립의 경제성을 이야기해야 한다. 또 다시 근거 없는 선동으로 일단 매립하고 기다리면 된다고 얼버무리는 것은 인천시민과 이웃생명을 무시하고 우롱하는 처사이다. 대규모 국내외의 대학단지나 대형 명품 판매시설의 유치 같은 우발적인 계획들을 끼워 넣는 등 인천경제자유구역개발의 사업목표는 이미 수차례 수정한 처지에 더 이상 경제적 타당성을 논하는 것은 낯부끄러운 일임을 알아야 한다.
아울러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아직도 논란이 끊이질 않는 검은머리갈매기와 검은머리물떼새를 위한 대체서식지에 마치 저어새를 처음부터 고려했던 것처럼 슬쩍 끼워 넣는 얍삽한 행태도 당장 중단해야 할 것이다. 그동안 환경단체의 지속적인 저어새서식을 주장하였음에도 지난 1월 송도11공구에는 저어새가 서식하지 않는다고 사전환경성검토서를 환경부에 제출했던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언론보도를 통해 남동유수지 인공섬에서의 저어새번식과 송도11공구매립예정지의 먹이터가 확인되자 사전환경성검토서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인 지난 5월 ‘송도국제도시 주변지역 야생조류보호를 위한 환경영향저감방안’이라는 자료를 통해 대체서식지조성의 대상 종으로 저어새를 포함시키는 순발력을 발휘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이는 인천습지위원회에서 요구하는 송도갯벌매립전면재검토와 저어새번식지와 먹이터 추가확보를 위해 매립면적축소라는 걸림돌을 피해가기 위해 기존의 대체서식지 계획에 저어새를 억지로 끼워넣은 것이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이제라도 이런 얄팍한 술수가 아닌 진정으로 수만마리 도요물떼새 등 이웃생명들과 우리아이들을 위해 마지막 송도갯벌의 보전방안을 찾아야할 것이다.
이미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경제자유구역만도 6000만평이 넘는다. 이는 여의도면적의 25배에 달하는 것으로 면적이 작아서 외자유치가 안되고 지역경제활성화가 안된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제는 더 이상 일을 벌일 것이 아니라 정리하고 선택하고 집중하여야 한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저어새와 수만마리의 도요물떼새도 당당한 인천시민으로 인정하고 인천내륙의 마지막 갯벌을 보전하는 것이 생태환경적인 측면뿐 아니라 동북아중심국제도시 인천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일에서도 매우 중요한 일임을 깨닫길 진심으로 기원한다.
2009. 6. 9
인천습지위원회
가톨릭환경연대 강화도시민연대 송도갯벌을지키는시민모임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한국야생조류협회인천지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
한국야생조류협회인천지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인천교사모임
문의 :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011-630-3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