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양구민 우롱하고 기만한 롯데건설

2008년 11월 18일 | 성명서/보도자료


계양구민 우롱하고 기만한 롯데건설

                                                                       유종반 / 인천녹색연합 초록누리 소장
                                                                                    계양산롯데골프장반대인천시민위원회 집행위원장

  2006년 롯데건설이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주민들에게 골프장과 함께 제2롯데월드와 같은 대규모 위락시설을 갖춘 놀이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였다. 사실 계양산 롯데 근린공원은 자신들의 주장대로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역발전, 그리고 시민들에게 놀이공간과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기보다는 골프장 건설반대를 무마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었다. 왜냐하면 롯데가 계양산에 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해 10여 년 동안 수차례 추진해왔지만 그때마다 시민단체는 물론 주민들이 적극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주민들에게 골프장만이 아닌 제2롯데월드와 같은 공원을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골프장을 찬성하는 주민들도 계양산에 골프장만 들어선다면 반대한다. 찬성측 주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자신들이 골프장을 찬성하는 이유는 지역발전에 도움을 줄 대규모 놀이공원이 들어서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처럼 롯데는 주민들이 반대하는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기 위해 제2롯데월드를 만들겠다고 호언장담 했는데 2년이 지난 지금 과연 계양산 롯데 근린공원은 어떤 모습인가? 결론은 계양산 롯데근린공원은 그들이 주장한 제2롯데월드는커녕 구색만 갖춘 소규모 놀이공원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그것은 원래 계양산은 그린벨트지역이어서 제2롯데월드와 같은 대규모 놀이공원을 원천적으로 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계양산 근린공원 조성사업에 관한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안은 이렇다. “본 공원예정지가 위치한 계양산은 개발제한구역이고 인천시의 유일한 S자형 녹지축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있어 적지성 측면에서는 다소 문제가 있는 바, 개발제한구역 지정취지에 부합되고 녹지축을 훼손하지 않으며 주변의 생태경관과 부합되도록 계획되어야 한다. 제시된 계획안에 의하면 공원예정지가 계양산 하단부에 위치하고 있고 공원시설이 훼손지역을 중심으로 과다하게 집중되어 있어 집중호우 시 재해우려 및 자연경관과 부조화가 예상되는 바, 자연친화적인 공원계획이 조성 시행되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면서 자연경관과 부조화 및 유원지 성격이 강한 유희시설은 원칙적으로 제외하되 유희시설 설치가 불가피한 경우 최소한의 필요시설만 설치하는 방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하였다.

  이러한 환경부의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롯데는 수정안을 작성하여 인천시에 제출하고 시에서는 지난 11월12일 사전환경성검토협의회를 개최하였다. 이날 사전환경성검토위원들은 대부분 롯데가 제시한 몇 가지 인공시설위주의 근린공원이 아닌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할 수 있는 습지생태 공간이나 6~7등급 자연녹지를 그대로 살리는 수목원과 같은 생태공원을 조성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처럼 환경부의 조건부 동의내용이나 인천시 사전환경성검토 결과 롯데 근린공원은 롯데가 주민들에게 호언장담했던 지역발전과 경제활성화와 거리가 먼 생태공원으로 추진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 되었다. 결국 롯데는 골프장 건설을 강행하기 위해 순진한 주민들을 기만하고 우롱한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주민들이 제2롯데월드와 같은 놀이 시설을 원해서 그렇게 하겠노라고 변명하고 있다. 즉 자신들은 주민들의 의견대로 하고 싶었으나 법과 제도 때문에 못했다고 항변하고 있다. 이는 말도 안된다. 롯데는 지난 10여년간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추진해왔다. 그렇다면 지금까지 기본적인 관계법도 검토하지 않고 주민들의 요구대로 제2롯데월드를 건설할 수 있다고 했단 말인가? 동네 구멍가게도 아닌 대재벌 롯데가 아무런 법률적 검토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개발계획을 추진했을 리 없다.

  롯데는 당장 제2롯데월드 운운했던 근린공원 계획에 대해 해당 주민들과 계양구민들에게 사죄하고 골프장 계획을 중단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지금도 롯데홍보대사처럼 제2롯데월드 건설을 홍보하고 다니는 계양구청장도 계양구민들에게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빌어야 한다.

 롯데의 비도덕성은 공원뿐만 아니다. 최근 주민공람을 끝낸 골프장 사전환경성 검토서를 보면 롯데골프장 부지 내에 맹꽁이나 말똥가리, 물장군 등 멸종위기 동식물이 하나도 살지 않는다고 누락하거나 날조하고 있다.

 인천시장과 계양구청장은 인천시민 85%가 반대하고 멸종위기동식물뿐만 아니라 희귀동식물이 많이 살고 있는 계양산의 골프장 건설을 당장 백지화해야 한다. 그리고 주민을 기만하고 우롱하는 롯데를 엄중히 문책하고 계양산 골프장 추진을 위한 행정절차를 즉각 중단하는 것이 민선단체장으로서 최소한의 책무임을 알아야 한다.

* 이 글은 2008년 11월 18일자 인천신문 환경칼럼에 실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