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정맥은 인천의 생명선이다!

2009년 3월 16일 | 성명서/보도자료

 

한남정맥은 인천의 생명선이다


                                                                              장정구 /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하늘에서 인천을 내려다보면 온통 아파트, 공장뿐이고 녹지는 수많은 도로에 의해 섬이 되어버린 산들이 희미하게 S자를 그리고 있을 뿐이다. 이 S자녹지는 북쪽의 가현산을 시작으로 계양산, 철마산, 원적산, 만월산으로 이어지는 인천유일의 자연녹지로 한남정맥의 인천구간이기도 하다. 한강의 남쪽 산줄기인 한남정맥은 백두대간의 속리산에서 시작된 산줄기가 안성 칠장산에서 금북정맥과 갈라져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경인서남부지역의 핵심녹지이며 생태축이고 문화역사공간이다.


 그런 S자녹지가 지금 심각한 훼손위기에 처해있다. 인천시가 검단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에 따라 2014년 준공을 목표로 왕복4차선의 검단장수간도로를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는 이 도로의 목적으로 ‘인천시 남북지역을 연계하는 내부간선 도로 확충으로 접근기능 제공 및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상시지체를 보이고 있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무네미길의 교통수요 분담으로 간선기능 제고 및 혼잡구간의 개선’을 내세우고 있다. 총연장 20.7km로 서구 당하동과 남동구 장수동을 잇는 이 도로는 한남정맥을 17개의 교량과 8개의 터널로 난도질하여 山自分水(산자분수)개념에 의한 한남정맥을 아예 지도에서 지워버릴지도 모른다.


 한남정맥은 이미 각종개발로 훼손이 심각하고 수많은 도로로 단절되어 있다. 인천녹색연합의 실태조사에서 의하면 30km남짓인 인천구간은 30여개의 크고 작은 도로에 의해 1km마다 잘려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인천공항고속도로, 제1경인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와 공항철도와 경인전철, 만월산터널과 천마터널 등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까닭으로 인천시에서도 경명로의 징맹이고개에는 생태통로를 만들고 있으며 새사미고개에도 녹지축연결을 검토중이다.


 녹지축단절만이 문제가 아니다. 도로개설로 자동차 등에 의한 오염물질은 한남정맥에서 발원한 수많은 하천과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이다. 굴포천, 청천천, 계산천, 나진포천 등은 한강을 통해 서해로 흘러들고, 장수천, 공촌천, 심곡천, 검단천 등은 서해바다로 바로 흘러들고 있다. 한남정맥을 수차례 관통하는 검단장수간도로는 비점오염원에 의해 하천오염을 유발시킬 것이고 인천지역의 하천뿐 아니라 한강, 서해앞바다까지 오염시킬 것이다. 또한 수많은 터널은 지하수흐름의 단절을 가져와 하천상류의 건천을 가속화시킬 것이고 지하수단절과 오염으로 수많은 인천시민들이 이용하고 있는 한남정맥 곳곳의 약수터는 대부분 폐쇄해야 될지도 모른다.

  

 인천시는 도로건설을 적자보전없는 민자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검단장수간도로는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시민들의 환경권, 생존권의 문제이다. 드넓은 갯벌은 대부분 매립되어 버렸고 문학산, 청량산도 간신히 명맥만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즉 계양산을 중심으로 한 한남정맥은 인천시민들의 유일한 숨통으로 일부 토건세력의 삽질장으로 만들기에는 인천의 자연환경이 너무나 절박하다. 조만간 개통될 인천대교를 비롯하여 제1경인고속도로직선화, 제3경인고속도로, 인천지하철2호선을 감안하면 검단장수간도로가 꼭 필요하다고 보기도 어렵다. 자동차통행을 위한 단순한 도로개설이 아닌 정확한 조사를 통한 교통량평가와 대중교통우선이 앞으로의 교통정책이어야 함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자연은 한번 훼손되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원상복구가 어렵다. 우리나라 전역에는 도로중복투자로 인해 버려진 도로가 산재해 있을 뿐 아니라 근시안적인 잘라버린 지 채 십수년이 지나기도 전에 생태통로를 조성하겠다며 수백억원의 국민혈세를 퍼붓는 현장이 한남정맥에만도 여러 곳임을 결코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이제라도 우리아이들에게 뻥뻥 뚫린 아스팔트도로가 아니라 자연숲을 물려주는 것이 ‘녹색’성장이고 이웃생명과 더불어 사는 곳이 진정한 ‘명품’도시라는 사실을 인천시의 모든 공무원들이 깨닫길 진심으로 바란다.  

*  이 글은 2009년 3월 17일자 인천신문 환경칼럼에 실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