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님께
매시아스 콘돌프 / UC버클리대 교수
저는 SAVE International(Spoonbill Action Voluntary Echo International)에서 활동하고 있는 UC버클리대학교 환경계획과 교수입니다. 현재 송도경제자유구역에서 계획, 진행 중인 매립사업과 갯벌의 변화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미 연방정부의 경우 샌프란시스코만 하구의 생태계 복구를 위해 1996년부터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을 들였으며, 그 중 많은 부분이 갯벌의 회복에 사용되었습니다. 1980년까지 샌프란시스코 하구 갯벌의 95%가 매립되었습니다. 우리는 너무나도 늦게 갯벌이 수질을 유지해줄 뿐만 아니라 소중한 어류와 조류를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수억 달러의 비용을 들여 소실된 갯벌의 1%만을 복구했고, 앞으로 10년간 샌프란시스코만의 더 넓은 부분이 복구될 것입니다. 판단을 하건대, 갯벌을 손상하고 다시 그것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간단히 갯벌을 보존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고 능률적으로 보입니다.
송도갯벌에는 저어새, 적호갈매기, 노랑부리백로, 검은머리갈매기, 흑꼬리도요, 청다리도요사촌 등 다양한 새들이 살고 있는데 많은 새들이 위협받고 멸종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송도는 몇몇 새들에 대해서 람사르협약의 기준을 초과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가 갯벌의 중요한 역할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 저지른 실수를 다시 되돌리기 어렵다 할지라도, 우리가 갯벌 생태계를 잘 이해한 이상 오늘날 같은 실수를 한다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습니다. 송도에 서식하는 새들은 생물학적으로 다양하고 이들 중 몇몇은 철새이기 때문에 국제적으로도 중요합니다. 따라서 송도 서식지가 사라진다면 세계적 생물학적 다양성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친환경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인천 경제자유구역은 엄청난 갯벌을 파괴시켜 왔습니다. 소래포구 입구에 남아 있는 약 1천㏊의 송도갯벌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반드시 보존되어야 합니다. 만약 이 서식지가 간척된다면 새들은 더 좁은 지역으로 쫓겨날 것이며 이러한 과잉밀집은 보툴리즘에 의한 중독이나 다른 질병의 발병을 초래할 것입니다. 올해도 확인되고 있는 것처럼 생물종의 소멸은 추가적으로 발생하고 지속될 가능성이 커지고, 이는 한국과 인천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오늘날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생태계적으로도 중요하고 람사르 효력을 지닌 갯벌을 매립하는 것이 분명 금지되어 있습니다. 인천시는 간척 사업에서 더 이상 갯벌을 파괴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따라서 인천시가 이 약속을 이행하여 살아 있는 1천㏊의 서식지를 완전히 지켜주시기를 요청합니다. 보존을 위해 일부를 남긴다 할지라도, 더 이상의 간척은 많은 새들의 서식지를 앗아가게 되고 이는 많은 새들에게 치명적입니다.
친환경이라는 용어는 미국에서도 1960년대 이후로는 볼 수 없는 대규모 서식지 파괴를 은폐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이런 ‘녹색청소(Green Washing)’는 서식지 손실의 자연 파괴만을 야기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갯벌 서식지를 파괴한다면 인천과 한국은 국제적으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며, 이는 한국이 다른 환경 보호 노력으로 얻은 좋은 이미지를 실추시킬 것입니다.
이 지역 개발의 탐욕스러운 배경이 널리 알려졌을 때 미국의 대학이나 회사가 이 지역에 투자를 꺼려할 것이 분명함을 말씀드립니다. 남아프리카 인종차별정책 시대에 회사들이 그곳에 투자하기를 꺼렸던 것처럼 환경윤리를 가진 단체와 기관이라면 인천에 자리잡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재 훼손되지 않은 1천㏊ 송도갯벌에 대한 인천시의 계획이 재고되길 다시 한번 간곡하게 바랍니다.
* 이 글은 2009년 8월 13일자 인천신문 기획칼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