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인천시장께 전합니다
유종반 인천녹색연합 공동대표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는 자연에서 시작되었고, 자연에 의지해서만 살아가며, 결국 자연으로 돌아갑니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래서 자연은 모든 생명의 뿌리요, 삶의 바탕입니다. 자연을 떠난 그 어떤 존재도 생명을 유지할 수 없으며, 자연을 거스르는 그 어떤 것도 오래 갈 수 없습니다. 우리가 건강하고 아름다운 삶을 누릴 수 있기 위해선 무엇보다도 생명의 어머니인 자연을 잘 지키고 자연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길 외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최근 몇년 인간을 죽음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광우병이나 조류독감, 그리고 신종플루 역시 원인을 살펴보면 인간이 자연에서 멀어진 결과이며 자연을 함부로 개발하고 파괴한 결과입니다. 자연은 인간이 맘대로 쓰고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닙니다. 인간이 아무리 뛰어난 지혜와 과학기술문명을 가졌다하더라도 생명력이 넘치는 살아있는 지구 자연을 결코 만들어 낼 수는 없는 것입니다.
지난 100년동안 인간은 지나친 탐욕과 인간중심의 이기심으로 인하여 자연생태계를 파괴하여 지구 곳곳에서 엄청난 재앙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는 20~30년 미래를 절망적인 위기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이미 지구상의 인간은 적정 인구의 3배를 넘었고 그로 인해 지구는 매년 20% 이상 적자상태이며, 결국 지금처럼 자연 자원에 대한 끝없는 개발과 소비를 원한다면 머지않아 인류멸망만 남아 있을 것입니다. 이처럼 매우 심각한 생명과 생태계의 위기 속에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이제 우리의 탐욕과 이기심을 멈추어야 합니다. 자연은 무한히 우리에게 자신을 내어줄 수 없습니다.
안상수 인천시장 재임 이래 지금까지 대부분 개발사업은 막개발이나 난개발 정책입니다. 깎아 내고 메우고 밀어 내어 인천의 산이면 산, 바다면 바다, 섬이면 섬, 갯벌이면 갯벌 그 어디 한 군데 성한 곳도 없게 만들었습니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개발입니까? 인천시민들이 원했다고요? 정말입니까? 그러면 인천시민들에게 물어 보았습니까?
지금 인천시의 개발정책을 보면 치밀한 사전계획이나 관련 전문가들과 인천시민의 의견수렴 및 합의과정없이 오직 시장의 독단적인 생각과 지시만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인천시장의 독선적인 정책을 감시하고 비판하며 올바르게 이끌어야할 인천시의원 대부분은 시장의 거수기 신세로 전락하였고, 영혼과 양심조차 사라진 관계 공무원들은 모두 입과 귀를 막은 채 시장의 하수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계양산과 인천 산줄기, 굴업도 등 인천섬, 강화 바다와 송도 갯벌 등등. 하늘이 인간 뿐만 아니라 모든 생명에게 주신 소중한 자연입니다. 이것은 어느 누구도 함부로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시장이나 땅 소유주들도 자연없이는 단 한순간도 살아갈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누구 맘대로 모든 생명들의 목숨을 빼앗는 짓을 하고 있습니까. 인천시장이 그런 권리까지 있나요? 이 땅은 우리 세대만 살아갈 곳이 아닙니다. 우리 미래세대가 영원히 살아 갈 땅이며, 인간만이 아닌 모든 생명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신성한 땅입니다. 지금 당장 개발의 삽질을 멈추십시오. 시장께서 지금 무분별하게 추진하는 개발사업이 바로 착한 280만 인천시민과 아주 먼 후손들의 생명과 삶터를 빼앗는 아주 나쁜 일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시장님, 하루에도 수천 명씩 계양산을 오르는 시민들의 즐거운 얼굴을 보셨나요? 그 시민들이 이구동성 외치는 롯데골프장 반대소리를 알고 있나요? 대다수 인천시민의 반대의견을 묵살하고 외면한 채 4년 동안 철저히 롯데재벌의 입장에서만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 그것이 인천시장이 해야 할 일입니까? 도대체 안시장은 누구의 시장인가요? 인천시민의 시장인가요? 아니면 롯데를 위한 시장인가요? 그리고 시민의 혈세를 먹고 사는 관계 공무원들은 인천시민의 공직자인가요? 아니면 롯데의 직원들인가요?
지금 계양산을 비롯하여 인천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생명과 생태파괴적인 개발사업을 당장 중단하십시오. 만약 계양산에 롯데골프장 삽질이 시작된다면 안상수 인천시장은 참 나쁜 시장으로 인천시민들에게 영원토록 기억당할 것임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 이 글은 인천신문 11월 3일자에 실린 환경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