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 성장은 없다

2010년 1월 11일 | 성명서/보도자료


무한 성장은 없다

                                                                                                       유종반 / 인천녹색연합 공동대표

 지구환경이 심상치 않다. 대다수 생태 환경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 지구자원의 남용과 환경오염 등 지구환경문제로 빠르면 수년 이내 늦어도 수십년 이내 지구와 인류는 엄청난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해결을 위해 지금 인간뿐만 아니라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반생태적인 현대 인간문명에 대한 철저한 반성이 필요한 때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구와 인간위기는 인구 증가와 도시화의 진행에 따라 인간의 농업규모가 커지고 동식물 서식지가 인간을 위한 공간으로 바뀌며 생태계와 생존영역사이에 불균형이 깨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즉 자연과 인간의 불균형이 깨진 시점이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부터인데 이 때부터 전통적인 인간 삶의 방식인 생존경제가 아닌 부의 축적 경제로 무한 경쟁과 무한 성장, 무한 개발주의인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문명의 중심에 자리잡아 인간문명의 지속가능성이 깨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인간문명이 점점 지속 불가능한 세계로 나아가게 된 가장 중요한 원인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인간 속에 내재된 반생태적인 성향, 공격본능이나 파괴 본능과 기계론적 세계관이 중심된 서구 합리주의가 합쳐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인간문명 속에 잠재된 무한 성장욕망이 자본주의를 만들고 생존을 떠나서 성장환상에 바탕을 두고 부가 삶이 낙이고 목적이 돼 지속 불가능한 세계로, 생태계를 죽이는 단계까지 오게 됐다는 것이다.

 자본주의하에 성장바이러스는 거의 마약중독과 비슷하다. 마약처럼 한번 중독되면 강도가 더 커야만 만족할 수 있기 때문에 무한 발전과 성장을 멈출 수 없고 결국 지구가 가진 능력의 한계를 벗어나게 돼 지구 생태계는 파괴되고 결국 인간도 생존할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사실 인간 문명을 발전시켜 풍요로운 삶을 가져왔던 근대화와 자본주의는 자급자족의 삶을 파괴했다. 이제 인간은 산업자본주의를 떠나서 생존불가능한 존재로 만들어졌다. 산업자본주의는 멈추면 쓰러지는 자전거와 같아 성장과 개발을 계속해야 한다. 그러나 인구의 급증, 대량소비와 생산, 이로 인한 환경과 생태계 파괴, 지구자원의 고갈 등으로 결국 지속 불가능한 세상이 될 수밖에 없다.

 경제대통령으로 당선된 현 이명박 정권은 경제를 살리기 위해 녹색성장을 외치고 있다. 모든 사업에 녹색을 붙이고 있는데 심지어 경인운하, 4대강 살리기와 같이 반생태적인 토목과 건설사업까지 녹색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해 대다수 국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원래 녹색의 이념 속에는 개발이니 발전이니 성장이니 그런 의미가 함께 할 수 없다. 녹색 의미를 떠나 하나뿐인 이 지구가 현 상태라도 유지되려면 더 이상 개발과 성장을 멈추어야 한다. 왜냐하면 지구는 더 이상 성장의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자본주의 성장이데올로기다. 모든 사람마다, 모든 국가마다 추구하는 성장에는 한계가 있다. 지구가 먹여 살릴 수 있는 적당한 사람 수는 대략 20억명 정도라고 한다. 물론 미국인이나 유럽인처럼 부유하게 살기 위해선 그보다 훨씬 적은 사람만이 살아야 할 것이다. 때문에 70억 가까운 인류가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성장이 아니라 오히려 감축운동으로 나가야 한다. 더 많이 아니라 더 적게 가지고 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부자되기보다는 가난하게 사는 방법을 찾아야 그나마 지구는 지금의 상태라도 유지될 수 있다.

 우리는 지금 엄청난 환경재앙을 맞고 있다. 그러나 환경재앙의 1차 피해자는 제3세계 빈국이며, 어린이 노약자 등 사회 약자들이다. 결국 이러한 종말적인 문명 위기에서, 즉 모두가 잘 먹고 잘 살기는 바라는 반생태적 현대 인간 문명을 바꾸어내야 한다. 지속불가능한 현대문명의 물꼬를 바꿔야 한다. 인간문명시작부터 자연과 생태 위기를 자초하는 멸망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거의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희망을 찾아야 한다.

 그 물꼬는 다름 아닌 생태적 각성을 통한 생태적 삶에서 찾아야 하며, 생태적 각성과 생태적 삶은 생태적 교육에서 실현 가능할 것이다. 생태적 교육이란 단지 자연생태 체험이나 지식을 전달하는 그런 교육을 의미하지 않는다. 인간과 자연, 인간과 인간의 진정한 유대 관계회복, 즉 상생과 공생이란 생명원리를 바탕으로 생명평화 인간공동체사회 실천을 위한 교육이다.

* 이 글은 2010년 1월11일자 인천신문 시론의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