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력발전과 갯벌국립공원

2011년 4월 19일 | 성명서/보도자료

조력발전과 갯벌국립공원

                                                              장정구 인천녹색연합 사무처장

  요즘 인천지역사회의 최대관심사는 강화갯벌과 조력발전이다. 인천시와 시의회가 주민과 함께하는 인천만조력발전 범시민대책위원회구성을 발표하자 국토해양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주민설명회를 생략하겠다며 맞선다. 쓰레기매립지, 화력발전에 조력발전까지 연이은 중앙정부의 ‘인천홀대’에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겨냥한 ‘세몰이’가 필요하단 말까지 공공연하게 나오고 있다.

  강화 외포리 선착장 앞 갯벌에는 언제부턴가 10m가 넘는 쇠말뚝이 서 있다. 이 말뚝은 관광객들의 새우깡에 길들여진 갈매기들의 쉼터가 되기도 하지만 사실은 바닷물의 수위변화를 측정하기 위해 어민들이 설치한 것이다. 조력발전의 실효성을 직접 확인하려했던 어민들은 ‘조금에는 터빈을 돌릴 수 없어 한 달에 1/3가량은 발전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는 것이 조력발전이고 사리, 조금 등 물때의 변화를 아는 사람이라면 어민들의 주장에 상당한 설득력이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사업추진측에서는 지구적인 기후변화대응, 온실가스감축을 위해 신재생에너지확대가 필요하여 조력발전이 불가피하다 주장하지만 조력발전의 경제성, 환경성평가 등이 모두 낙제인 상황에서 조력발전을 강행하려는 것은 발전사의 의무할당량, 토건동맹의 개발이익이 숨겨진 ‘진짜’목적이 아닌지 의심하게 한다.

  지난해 한국자연보호학회지에는 ‘국립공원의 보전가치에 대한 혜택이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직접적으로 연계되어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우리나라의 국립공원 중 6개 공원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평균 생산파급 연간 2,993억원, 소득파급 연간 469억원의 경제효과와 연간 평균 3,837명의 고용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것이다. 국립공원은 국가에서 자연환경이 가장 우수한 육상과 해양지역을 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자연보전과 현명한 이용을 도모하는 제도이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개 국립공원이 있고, 국립공원에는 우리나라 전체 생물종의 77%가 서식하고, 국보와 보물 등 문화재 16%가 분포하고 있다. 보전과 이용의 가치가 65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자연환경보전을 위한 각종개발규제로 주민에게 지역사회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인식되어 온 국립공원이 경제적 효과까지 유발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국제자연보전연맹에서도 국립공원의 보전된 가치에 대해서 공원내외 지역주민들의 경제적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독일, 호주, 미국 등 선진국에서 국립공원의 가치가 지역주민들에게 다양하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들이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에서도 본격적으로 국립공원의 가치가 지역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연계되도록 지역의 식당, 민박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체류형 생태관광을 유도하고 국립공원 내 특산물 직거래, 시민대학과 지역협력위원회도 운영 중이다. 외국에서는 국립공원을 지역주민 스스로가 보전하고 있다. 지역문화와 자연환경이 훼손되면 관광객이 급감하여 그만큼 관광수익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립공원 내 또는 인근에서 살고 있는 지역주민들이 다른 어떤 지역보다도 소득을 많이 올리고, 청청한 지역에서 많은 자연의 혜택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강화갯벌은 한반도 3대핵심생태축 중 비무장지대와 서해안갯벌이 교차하는 세계5대갯벌로 국립공원의 자격이 되고도 남는다. 이제라도 강화의 고유한 역사문화유산과 자연유산을 보전하고 지역주민과 미래세대, 이웃생명을 위해 강화갯벌국립공원을 지정해야 한다. 그동안 강화에서는 군사보호지역, 문화재보호구역, 환경보호지역 등이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는 인식 때문에 가치가 충분함에도 국립공원지정에 소극적이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 곧 남북평화시대가 열릴 것이고 인천, 강화가 그 중심에 설 것은 자명하다. 이미 ‘하늘길, 바닷길, 땅길’이 모두 인천으로 통하고 있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이미 세계적 자연유산인 강화갯벌을 국립공원이라는 실에 꿰는 일에서부터 인천의 가치를 바로 세워 나가야할 것이다.

  
* 이 글은 2011년 4월 19일자 인천일보 환경칼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