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희망을 준 도룡뇽

2006년 11월 6일 | 미분류

천둥번개가 치던 금요일 밤 물오름샘과 나무꾼과 민주노동당 서구위원회에서 지지방문 오신 분들과 함께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리는 맘 통하는 동무들을 만나 재미나게 이야기하지만 나무위의 보름이 외로울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산속의 시간은 너무나 고요하게 흘러서 마음을 비우지 않으면 몇시나 되었는지 알 수가 없지요. 산속에 익숙하지 못한 우리들은 자꾸만 시계를 보고 “이제 8시밖에 안되었네”. “아직 9시도 안됐쟎아”. 이후에 다른 약속이 있는것도 아니고 시간에 쫓기는 것도 아닌데 자꾸만 시간을 확인하고 있는, 다소 느리고 불편하더라도 천천히 가고 소박한 삶을 원하였던 우리도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도시인이 되어있음을 부정 할 수 없었습니다. 번개가 잦아지고 산 골짜기 따라 물안개가 자욱해졌을때 나무위의 보름은 텐트에 비닐을 치고 비에 대비 하였습니다. 번개와 바람이 거칠게 느껴질때도 보름은 여전히 공사중이였습니다. 나무아래 우리는 일제히 고개를 뒤로 젖히고 안타까운 눈으로 그저 바라보기만 하였습니다. 그 안타까운 눈에 하늘의 눈물이 떨어집니다. 한방울 두방울, 이어지는 투두둑. 나무위의 보름에게 조심하라 당부하고 텐트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물오름샘의 아름다운 마음이 베어나오는 이야기에 흠뻑 빠져 있을때 무언가 툭하니 발에 떨어졌습니다. 그것도 텐트 천장에서요. 동그란 머리 네개의 발, 긴꼬리, 작은 도마뱀 종류인줄 알았는데 가까이 보니 도룡뇽이였습니다. 늦가을에 만난 도룡뇽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내색은 하지 않지만 힘들어 할 수 있는 보름에게, 계양산을 사랑하는 모든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시려는 계양산의 주신이 아니였을까 생각을 하며 나무위의 보름에게도 우리의 희망이 찿아 왔다고 이야기하였습니다. “보름! 도룡뇽이야!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것 같아!” 그 순간은 내 목소리에 잠들어 있던 산속 동무들이 놀랄 것도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비가 내리던 금요일밤 작은 도룡뇽의 방문으로 희망과 믿음이 우리의 가슴에 가득차는듯 했습니다. 그 작은 생명을 안전한 곳에 놓아주면서 인사를 하였습니다. “잘가~ 내년에도 또 만나자!” * 인천녹색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13-04-22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