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 불혹의 나이에 들어서선지.. 옹이란 말도 그리 낯설지 않고.. 할배란 말에 더더욱 친근감마저 드는 이른 세대불감.. 패스트푸드의 화려한 메뉴보다.. 토담집의 구수한 된장찌개가 그립고.. 넥댄스의 소울이나 알엔비보다 재즈음에 귀가 쫑긋이 서고 가슴이 열리며.. 시작되는 봄의 향연보다 저무는 계절의 황혼이 아름답고..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보다.. 벌려놓은 일에 대한 정리에 더 손이 가는.. 웅장하여 즐거운 곳에서의 초대가 서먹하고.. 초라하나마 모닥불 하나 날 위해 지펴지는 곳이 다감스런.. 그러면서.. 어디 나만큼 외로운 이 있다하면.. 손 벌려 다둑이고 또 그에게서 위로받고 싶은 나이, 40.. 나이 탓 만은 아니리라.. 외로움이 커 가는 이유 또한 나이 때문만은 아니리라.. 지나 온 세월만큼.. 비워야 할 많은 것들을 떨쳐내지 못해서가 맞을게다…. 아니.. 비워야 함에도 다른 무언가로 채우고자 해서가 더더욱 맞을게다.. 40.. 나이 사십에 무엇을 비워야 하고.. 무엇을 채워야 하는지.. 가끔씩.. 비우지 말아야 할 것을 비워버린 채.. 채우지 말아야 할 것을 채우려드는 욕망 때문에.. 차고 넘쳐 종잡을 수 없슴에 방황해야 하는 잡념은 없는건지.. 행여 나 또한 그렇지 아니한가하여.. 머쓱하게 뒤 돌아보게 되는 시간들.. 그러나 그 시간 속 어디에도 내가 없다 느껴질 때.. 눈 비비며 다시 보아도 지친 내 모습 외, 다른 내가 없다싶을 때.. 세상은.. 내가 날 찾아 볼 조금의 시간조차 남겨주지 않은 채.. 차츰 나를 지나쳐 묵묵히 멀어져만 간다.. 수 많은 유혹들이 팽팽히 곧추 서 아득히 뻗은 포도를 따라.. 살아 숨 쉬고.. 이렇게 글을 쓰며.. 어린아이의 미소와 천진한 농으로 투닥거리는 것들부터.. 맘 속까지 거침없이 젖어드는 벗과의 건배까지.. 나의 모든 하나하나의 것들에 마치 어릴적 일사분란해 온 동무처럼.. 그렇게 세상은.. 내가 있는 세상은.. 더 이상 내 세상이 아니라 내 스스로 세상을 담아 내가 세상이길 바라면서.. 새벽 두시.. 작은 바람에도 목로주점의 기우뚱대는 전구마냥 위태롭게만 보이는.. 아직도 귀가치 못한 어느 가장의 취한 발걸음이 힘겨워 보이는 사이로.. 깔깔대는 젊은이들의 넋 나간 즐거움이 한 없이 대조적이어야 하는 세상.. 거친 가장이 뱉어 낸 오염물에 한 없이 패여 맺히는 서글픈 빗방울마냥.. 무엇하나 울컥거길 외로움에서 결코 자유로워 질 수 없는 나이, 40….. 세상이야 내 맘에 있다지만, 아직 난 세상 어디에도 없는데.. 네 가느다란 눈 빛에 난 또 흔들릴 수 밖에 없으니.. 40.. 내게 온 나이 사십이 무엇이라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