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유럽에서는.. 이러한 신세대가 등장했습니다

2007년 12월 26일 | 회원소모임-기타

[지구촌 리포트 변화하는 소비자들] 물질만능주의 세상속 인간다움을 외치다


[2007.12.09 17:33]

“루이비통을 불태웠다. 이제 나는 자유다.”

영국 기자 닐 부어맨은 2006년 9월17일 런던 한복판에서 자기가 쓰던 브랜드 제품을 모두 불태워버렸다. 소비 취향과 수준에 따라 평가받는 일개 ‘소비자’에서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인간’이 되기위한 시위이자 선언이었다. 이런 그를 영국의 한 잡지는 ‘신(新) 검소족(Nu Austerity)’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미래연구소(Future Laboratory)가 절제된 소비를 하는 사람들을 가리켜 만든 말을 원용한 것이다.

신 검소족뿐 아니다. 지금 지구촌에는 명품주의, 물질만능주의, 소비주의를 배격하고 자유, 공동체, 사회적 관심과 관용이라는 가치에 입각해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물질이 만들어내는 인간이 아닌 진정한 인간다움을 찾고자 새로운 소비의 개념을 삶에 접목시켜 나가는 이들이다.

프리건(Freegan)=프리건은 물질만능, 소비주의를 반대하는 가장 극단적인 움직임이다. 프리건은 자유(free)와 채식주자(vegan)의 합성어다. ‘무료로(free)’ ‘얻는다(gain)’는 의미도 갖고 있다.

이들은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과 옷, 생활에 필요한 물건들을 얻는다.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거대한 쓰레기의 유해성을 알기 때문이다. 환경파괴를 줄이기 위해 걷기와 자전거같은 운송 수단을 주로 이용한다. 주거공간은 방치된 건물을 사용한다. 버려진 물건만 이용하기 때문에 생활비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쓰레기를 만들지도 않는다. 프리건들이 쓰레기통을 뒤지는 것은 어떤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결국은 자본주의 시스템 안에서 맴도는 것이라는 각성 때문이다.

프리건의 주축은 대졸 이상의 중산층으로 뉴욕에만 1만4000명 정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며 미국 대도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신 검소족·프라브족(PRAVS)=프리건이 상품 소비를 절대적으로 거부하는 움직임이라면 신 검소족과 프라브족은 최대한 절제하자는 입장이다. 크리스 샌더슨 미래연구소 소장은 신 검소족에 대해 “과소비는 더 이상 성공의 상징이 아니며 절제가 가장 현명한 소비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정의했다.

‘나는 왜 루이비통을 불태웠는가’의 작가 닐 부어맨은 루이비통, 입생로랑 등 자신이 가진 명품에 대한 화형식을 거행하면서 신 검소족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그의 화형식은 앞으로 유명 브랜드 제품없이 지내며 욕구가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만 소비하겠다는 다짐이다. 개성을 드러내고 싶어서 브랜드를 소비했지만 결국 그가 착용한 브랜드가 자신을 불특정 다수 중 한 사람으로 규정하며 물질주의의 노예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부가가치에 대한 자랑스러운 각성자(Proud Realisers of Added Value)’를 의미하는 프라브족 역시 신 검소족과 마찬가지로 합리적으로 소비하겠다는 사람들을 말한다. 이들은 소득이 충분하더라도 저가 소매점에서 좋은 물건을 찾기 위해 공을 들인다. 비싼 물건이 좋다는 편견에서 벗어나 싼 물건으로 개성을 찾아나가려는 노력이다.

욘족(YAWNS)=욘족은 30∼40대에 수십억달러의 부를 축적했으나 사치와 낭비가 아니라 자선사업에 수입의 대부분을 쓰는 신세기 새로운 엘리트 부자를 지칭한다. ‘젊고 부유하지만 평범하게 사는(Young And Wealthy but Normal)’ 사람들로 1980년대 여피족, 1990년대 보보스족이 사치와 풍요를 추구하는 강한 개인주의 성향의 엘리트로 특징지어진다면 욘족은 엄청난 부를 이뤄냈으면서도 검소하고 자선활동과 가족에 충실하다.

필립 버버는 2000년 자신의 온라인증권사 사이버콥을 대형증권사 찰스 슈왑에 매각하고 4억달러를 벌어들였다. 하지만 여전히 텍사스 오스틴 외곽의 평범한 집에 살고 있으며 그와 그의 부인은 에티오피아의 빈곤퇴치에 대부분의 재산과 시간을 투자한다. 휴대전화업체 폰즈포유를 창업했고 22억달러의 재산을 가진 영국의 억만장자 존 코드웰은 10파운드가 아까워 손수 머리를 깎고 23㎞에 달하는 출퇴근길을 자전거로 다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세계 최고의 부자이면서도 언제나 수수한 옷차림새인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야후 창업자 제리 양, 이베이의 공동 창업자인 피에르 오미드야르 등도 욘족으로 분류한다.

1000유로세대=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으로 일하며 100만원이 조금 넘는 월급으로 살아가는 젊은이들을 지칭하는 유럽의 신조어다. 1000유로세대는 사회구조적인 문제나 개인적인 문제로 물질적인 면에서 풍족할 수 없는 요즘 젊은이들의 우울한 자화상을 담은 말이다. 하지만 이들은 막막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들의 문화적·예술적 취향을 충족시키며 살고자 한다. 돈을 벌기 위해 자유를 누릴 시간을 빼앗기느니 적은 소득 안에서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겠다는 욕구가 강하다. 이들이 공유하고 있는 정신은 ‘돈은 없어도 문제없다(No Money No Problem)’이다.

유럽에서는 한때 이런 젊은이들의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담은 책 ‘1000유로 세대’가 발간되며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 책은 ‘영화는 인터넷 시사회로, 쿠폰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집세를 아끼려면 동거를 할 것’ 등 절약과 문화생활을 동시에 즐기는 생활방법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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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신세대들도 우리문화 배경 속에서

친환경주의, 자연주의, 평화주의의 구체적인 대안으로서의 삶의 방식을

새롭게 추구하는 흐름이 일어났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