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포늪과 주남저수지의 아름다운 여행

2008년 11월 4일 | 회원소모임-기타

  
                                                                                                          부평여고     김 진원

    요즘 가장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람사르총회가 열리는 창녕 우포늪과 주남저수지를 인천 녹색연합 식구들과 다녀왔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생태계를 지키자는 사람들의 인식이 커졌다. 람사르협약은 물새 서식지로서 특히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을 의미한다. 세계적으로 중요한 습지 상실과 침식을 억제하여 물새서식 습지대를 국제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이라 한다. 우리나라도 우포늪, 용늪 등 11개 정도의 습지가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있다. 그 중 우리는 창녕에 있는 우포늪과 현풍에 있는 주남저수지를 찾아갔다.   
차로 몇 시간을 달려 오후 1시 35분 쯤 우포늪에 도착하였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원시의 습지를 가장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1억 4000만년 전 낙동강의 지류를 타고 형성된 국내 최대의 습지인 우포늪에는 내가 보지 못했던 많은 새들이 있었다. 우는 소리가 특이하고 무리져 비행하는 모습이 멋졌던 큰기러기, 가장 많이 모여 있던 쇠오리, 머리 쪽에 초록색 빛이 유난히 밝았던 천둥오리, 하얀 모습의 긴 다리를 가진 백로 등 많은 새들이 유유히 물 위를 떠다니며 자신들의 먹이를 먹고 있었다. 원래는 새에 대해서 관심이 없었는데 직접 보고나니 재미있었다. 망원경으로 본  새들은 머리를 물 속에 넣고 꼬리를 하늘로 치켜올려 바둥바둥 먹이를 먹고 있었다. 개구리밥사이를 일렬로 헤엄쳐가는 쇠오리의 모습을 보니 시간이 길어진 느낌을 받았다. 모두들 자연의 아름다움에 경이롭다는 표정으로 여기저기서 셔터를 누르고 있었다. 우리는 송도 갯벌 매립에 대한 반대 글, 저어새 모빌 그리고 엽서를 그 곳에 오신 분들께 나눠드렸다. 하지만 몇몇의 사람들이 모빌만 만들고는 종이를 아무데나 버린다던지 그냥 쓰레기통에 엽서를 버리는 것을 보게 되었다. 자연을 체험하러 왔으면서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을까? 또한 우포늪을 둘러보다가 많지는 않았지만 작은 쓰레기들도 눈에 보였다. 어쩌면 우포늪은 우리의 많은 발자국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을지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소한 지켜야 할 것은 더 이상 아프게 하지 않는 것이다. 쓰레기도 버리지 말아야 하며 온 듯 안 온 듯 그렇게 자연을 느끼다 가는 것이 더 보람 될 것이다.
우포늪을 떠나 우리는 하루 묵을 유가사 절을 찾아갔다. 절에서 자보는 것이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였다. 산 속에 있는 절은 정말 아름다웠다. 조용하면서 풍경소리가 들려오며,  처음 먹어보는 공양에 인심깊은 할머니의 정성을 느낄 수 있었다.   방으로 돌아와 처음 보는 친구들과도 재미있는 추억을 쌓았다. 처음 해보는 게임으로 흥분을 하면서 서늘하던 밤이 우리 방에선 더울 뿐이었다. 그 날 밤엔 인천에서는 볼 수 없었던 하늘에 놓여있는 많은 별을 볼 수 있었다. 다들 피곤했는지 누운 지 얼마안가 잠을 잤다.

   다음날 새벽 나는 하늘다람쥐와 엄마, 언니와 함께 아침 예불을 드렸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스러웠다. 처음해보는 절, 또 법당 안에서 외는 스님의 불경과 청아하게 퍼지는 목탁소리가 모두 낯설었다. 스님을 따라 몇 번 절을 했는데 사람들이 어떻게 절을 하면서 소원을 비는 지 의문이 들었다. 많이 해봐야 되는 가보다. 절을 하면서 서서히 다리가 아파옴을 느꼈고 약 두시간 후 법당을 나올 때는 다리가 후들거렸다. 스님께서는 인자하신 모습으로 우리에게 마음을 넓게 가지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다. 마음 깊이 새기고 나도 그러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아침 공양을 하고 절 주변을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 아름답다는 생각을 했으며 산과 어우러져 있는 모습이 참 좋았다.

절을 떠나 주남저수지로 향했다. 주남저수지에서 나무꾼의 자세한 설명으로  물닭을 발견했다. 검은 색이 대부분이고 이마와 부리쪽이 하얀 물닭, 우포늪에서는 볼  수 없었던 것을 찾았다. 또한 청머리오리, 흰죽지등 새로운 새들을 많이 보았다. 저수지에는 나무들이 자라고 여러 풀들이 많았는데 정철 위원님께선 그러한 현상들이 모두 육지화 되가는 현상이라고 하셨다. 대표적으로 용늪이 제일 많이 육지화 되었는데 스케이트 산업으로 인해 많이 훼손되었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같은 결과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우리 주변의 습지를 지켜야 할 것이다. 지금의 개발이 효율성이 높고 경제성에 이로울 지는 몰라도 후손들을 위한 지속가능한 개발만이  지구를 살릴 것이다. 주남저수지에서 까치라는 생태해설가를 뵙게 되었다. 지금 멸종위기 새들이나 동물들만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까치나 참새의 사라짐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하며 주변의 작은 것을 소중히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경상도 방언에 유쾌하신 까치선생님으로 인해 주남저수지의 과거도 알게 되었다. 이렇게 체험을 하면서 만난 여러 사람들이 있어 더욱 뜻 깊은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일이면 다시 학교에 가야 된다는 안타까움이 들 정도로 이번 체험은 재미있었다. 간접 경험하는 것 보다는 직접 경험하는 것이 더 기억에 잘 남는 것 같다. 조금 안타까웠던 것은 우포늪 생태 박물관에서 새들에 대한 설명을 적어 놓은 글이 한글보단 영어가 더 자세히 표기 되어있었던 점이었다. 한국어로는 그저 어디서 알을 낳고 번식하며 한국에 오는지에 대해서만 표기 되어 있지만 영어로는 이 새는 다리로 자신의 몸을 지탱할 수 없는 등의 자세한 설명이 첨가되어있었다.  그러한 사실을 영어로만 표현한다면 좀 아쉬운 것 같다. 또한 모두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다. 매년 기온이 높아지고 있고 열흘 정도 늦어진 첫 서리 소식이 우리에게 말해주듯 더 이상의 환경파괴는 옳지 않다. 우리의 보금자리인 자연을 지켜야만이 지구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개발하기 전에 자신들이 자연 속에서 느꼈던 여유로움, 따스함 등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도록 해야 한다. 우리만이 즐기고 끝낼 것이 아니라 우리의 후손들에게도 이러한 기쁨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이번 체험을 통해 만났던 나무꾼, 농부, 하늘다람쥐, 많은 친구들과의 추억을 소중히 생각하며 나 또한 작게 나마 실천하며 자연을 지켜나가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