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 섬들, ‘세계지질공원’ 가치 높다

2010년 11월 10일 | 섬•해양

옹진군 섬들, ‘세계지질공원’ 가치 높다
미래계획보다는 현재 어떻게 유지·관리하는가가 중요

취재: 인천인 김주희 기자

 

이광춘 상지대 명예교수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 등 인천시 옹진군 섬들의 ‘세계지질공원’ 지정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지질공원은 보존가치가 큰 ‘지질유산’을 유지·관리하기 위해서 공원화한 지역을 말한다.

9일 인천종합문예회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인천의 섬 자연유산 보전을 위한 시민포럼’에서 이광춘 상지대 명예교수는 “옹진군 내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는 경관이 뛰어난 것은 물론, 지질유산으로서 가치를 충분히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옹진군 내 천연기념물로는 백령도의 사곶 사빈과 남포리 콩돌해안, 진촌리 현무암 분포지, 남포리 습곡구조 등이 있다.

비지질유산으로는 점박이물범이 천연기념물 제331호로 지정돼 있다.

대청도의 동백나무 자생지와 소청도의 스토로마톨라이트 분포지역 역시 천연기념물이다.

이밖에도 진촌리 패총과 심청각, 대청도의 모래사막 등 경관이 뛰어나고 아름다운 해안이 분포해 있는 등 관광자원도 풍부하다.

이 교수는 “세계지질공원은 지정받는 게 아니라 평가 기준에 부합하면 회원자격을 얻는 것이다”면서 “미래에 어떻게 하겠다는 계획보다는 현재 보존가치가 큰 지질유산이 있고, 이를 어떻게 유지·관리하고 있는지, 지역주민에게는 어떤 효과를 주고 있는지가 평가기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는 천연기념물이 많고, 경관이 뛰어난 곳이 많아 이를 잘 엮어 시스템화한다면 (세계지질공원 지정이) 가능하지 않을까 한다”라고 덧붙였다.

포럼에서는 또 강화남단지역 갯벌을 보호하고 유지·관리하기 위한 국립공원화 가능성도 논의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최종관 대외협력실장은 “공단 내부적으로는 강화 남단 갯벌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 “인천시와 강화군이 국립공원 지정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이면 공단이 나서 공원 지정에 힘을 보탤 수 있다”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강화 남단 갯벌의 경우 관광객이 많이 찾는 전세계 어느 갯벌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면서 “이 갯벌에 사는 생물들의 종 다양성과 가치는 세계에서도 매우 뛰어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강화갯벌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돼도 이 곳에서 생활하는 어민들은 어떤 경제적 피해도 입지 않는다”면서 “국립공원 내에서도 어업과 같은 1차산업은 법적으로 규제를 하지 않아 주민들의 반발도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한다”라고 강조했다.

인천만 조력과 관련해 그는 “만약 이 곳에 조력발전소가 들어오면 국립공원 지정은 불가능하다”면서 “조력발전소의 경우 관광자원으로서 효과가 거의 없기 때문에 지자체가 빨리 판단을 해 올바른 정책 결정을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최 실장은 “국민소득이 3만달러 이상 되면 관광객들이 인위적인 시설이 들어서 있는 곳보다 자연생태 관광을 선호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면서 “인천은 돈으로 계산할 수 없는 미래의 관광자원을 갖고 있는 도시”라고 말했다.

이날 토론자들은 우선 인천 섬에 대한 국립공원이나 ‘세계지질공원’ 지정 등에 대해서 모두 찬성 입장이었다. 다만 공원화에 따른 개발 제한으로 지역 주민에게 피해가 돌아가지 않도록 후속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공원 지정 과정에서 예상되는 주민들의 반발이 예상되는 만큼 지역 주민을 어떻게 설득할지 실질적인 대안을 준비해 차근차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자들은 “국립공원이든 세계지질공원이든 주민들은 그에 따른 규제에 시달릴 것을 우려하고, 거부감을 갖고 있으며,또 정부의 정책에 불신을 갖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수준의 공원화를 이뤄야 지역 삶의 질이 높아지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그런가 하면, 덕적도 주민이라고 밝힌 한 방청자는 “전문가와 시민단체로만으로 이런 토론회를 열지 말고 그 지역에 사는 주민과 해당 지역 공무원이 모두 참여해 논의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는 이한구 인천시의원, 김순래 강화갯벌센터장, 권전오 인천발전연구원 연구위원, 강동익 국립공원관리공단 과장, 김은영 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차장, 조강희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등이 나섰다.

*** 세계지질공원(Global Geoparks) 프로그램

유럽에서 2000년대 초에 시작됐다.

‘지질공원’은 특별한 과학적 중요성, 희귀성 또는 아름다움을 지닌 지질 현장으로서 지질학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가치도 함께 지니고 있는 지역이다. 자연환경보전과 지역발전에 기여하는 수단으로 활용한다.

2010년 10월 현재 25개 나라 77곳이 유네스코가 지원하는 세계지질공원망(GGN)에 가입돼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제주도가 GGN에 가입하기 위해서 유네스코에 신청서를 제출, 올 7월 실사를 거쳐 10월4일 최초로 가입했다.

*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인터넷신문 인천in.com에서 갈무리해왔습니다.
링크 : http://incheonin.com/detail.php?number=6708&thread=32r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