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섬 기획칼럼 5탄 _ 청소년들이 기억하는 인천섬과 바다 모습

2015년 12월 28일 | 성명서/보도자료

인천섬연구모임과 인천일보 공동기획
지속가능한섬이야기 제5탄  2015년 12월 28일(월)

http://www.incheonilbo.com/?mod=news&act=articleView&idxno=683766

청소년들이 기억하는 인천 섬과 바다 모습

▲ 이미리 교사

인천 섬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인천시민들이 얼마나 될까. 특히 학업에 쫓기고 있는 청소년들 중 인천의 자연환경에 대해 알고 있는 이는 얼마나 될까. 인천의 중요한 자산인 인천 섬에 대해, 미래세대인 청소년들이 제대로 아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에 인천녹색연합은 인천경기지역 17세~18세 청소년들과 함께 인천섬을 다니며 인천섬의 가치를 발굴하고 알려내는 활동이 5년째 지속되고 있다.

1박2일 동안 주민들을 만나 섬의 역사와 주민들의 생활상을 인터뷰하고, 자연·생태적으로 우수하거나 위험에 처한 곳을 취재하기도 한다. 이렇게 청소년들이 기자가 되어 섬을 취재하며 쓴 기사는 인천일보에 실리게 된다.

기자단에는 판타지와도 같은 푸르고 반짝이는 바다와 고요하고 아름다운 섬을 상상하며 지원한 이들도 여럿 있다. 기자교육을 받기 위해 모인 첫 만남에서 인천에 170여개의 섬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는 놀란 표정이었고, 사진으로 먼저 만난 섬의 모습을 보며 설렘 가득한 눈빛이었다.

올해는 강화군 주문도, 옹진군 대연평도, 자월도, 울도, 중구 영종도까지 총 5개 섬을 다녀왔다. 강화 외포리선착장에서 배를 타는 주문도와 연륙교를 통해 들어가는 영종도를 제외하고는 모두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고 들어갔다.

길게는 3시간여 정도를 배를 타고 들어가기도 했다. 오랜 시간 배를 타보지 않은 아이들에게는 낯선 경험이기도 했을 것이다. 토요일에 출발하기 때문에 섬에 들어가는 관광객들과 한 배에 가득 실려 가는 때가 많았다.

주말에는 그렇게 대부분 인산인해 속에서 섬에 도착한다. 섬에 도착하면 그 때부터 취재 일정은 시작된다. 마을 이장님, 어촌계장님, 마을 주민 등을 찾아뵙고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이야기를 기록한다. 직접 만난 섬 주민들은 섬에 대한 자긍심과 애착이 많았다. 이방인인 우리들에게 섬의 이야기를 알려줌과 동시에 아쉬운 점과 개선이 되었으면 하는 점을 말씀해주기도 했다.

섬의 대부분은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고 노령화가 되고 있다고 한다. 젊은 사람들이라고 해야 외부에서 들어오는 공무원이나 회사 직원이다. 대부분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섬을 지키고 있는 상황이었다. 또한 젊은 사람들이 없으니 아이들이 없다.

초·중·고 통합학교가 있는 곳도 있었지만 전교 학생 수가 10명이 넘지 않은 적은 규모의 학교였다. 학교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섬도 있었다. 학교가 없어지면 마을의 구심점이 없어진다는 학교 선생님의 말씀도 기억에 남는다.

또한 만나본 섬 주민 분들의 대부분이 공통적으로 한 말씀은 섬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예의를 지켜줬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주문도의 한 주민은 평범한 섬이라 관광객이 많이 오지 않으니 섬의 생태계와 문화가 지켜질 수 있는 곳이라 이곳에 정착했다고 하셨다.

또한 당일치기 관광객이나 야영을 하는 관광객들이 많기 때문에 주민들에게는 이득이 되지 않고 오히려 쓰레기만 가득 버리고 가서 문제라고 한다. 이런 관광객들이면 안 오는 게 낫다는 말도 하셨다.

이렇게 주민분들의 이야기를 듣고 나면 드넓은 바닷가와 모래사장, 갯벌 인근을 거닐며 그동안 학업으로 지쳐있던 마음에 힘을 불어넣기도 하고, 힘겹게 오른 산에서 바라보는 섬과 바다의 모습에 감탄하기도 한다. 떼지어 다니는 새들과 꽃나무를 보면서 섬에는 주민들만 있는 것은 아님을 알게 된다.

섬에 대해 알기에는 너무나 짧은 시간이지만, 1박2일 동안 섬에 대해 제대로 알기 위해 발품을 팔고 귀를 기울였다.

기자단은 1년 동안 다섯 차례 섬을 다니며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주민들의 푸근한 인심,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바람, 갯벌의 게가 움직이는 소리와 갈매기 울음소리, 생명들이 살아 숨 쉬는 풍경들을 몸과 마음 어딘가에 남겼을 것이다. 그저 즐기고 가는 것만이 아니라 섬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던 시간들이었다.

이들에게 1년간의 경험은 섬과 바다에 대한 애정으로 이어져 훗날 인천 섬과 바다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이미리 청소년인천섬바다기자단 ‘파랑’ 인솔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