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미군기지 부실정화, 국방부 규탄 기자회견

2020년 6월 18일 | 성명서/보도자료, 토양환경

■ 일시 : 2020년 6월 17일 (수) 오전 11:00
■ 장소 : 국방부 정문 앞
■ 내용 -발언1. 원주 캠프 롱 현황 / 김경준 (강원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발언2. 부평 캠프 마켓 현황 / 박주희 (부평미군기지맹독성폐기물주한미군처리촉구대책위원회)
-발언3. 동두천 캠프 호비 현황 / 김성길 (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
-발언4. 반환미군기지 전체 현황 / 신수연 (녹색연합 정책팀장)
– 기자회견문 낭독(박은정 녹색연합 활동가) 및 퍼포먼스

지난 5월 국방부가 발주하고 한국농어촌공사가 오염정화한 반환 미군기지 캠프 페이지에서 유류 오염 현장이 발견되었다. 춘천 캠프페이지는 연합토지관리계획에 의한 1차 시기의 23개 반환기지 중 하나였다. 국방부가 국민세금으로 실시한 오염 정화가 부실로 점철된 것은 국민을 기망한 충격적인 결과다. 이에 시민사회단체는 오늘 국방부 앞에서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전국의 미군기지 대응 운동을 하고 있는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지난해 졸속으로 반환받은 4개 지역과 용산기지의 현황을 공유하고 부실정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오염정화 검증체계를 강화할 수 있는 민관협의회 구성의 보장을 요구했다.

김경준 강원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원주는 반환미군기지 오염 정화 과정에서 민관군협의체 구성과 기지 내 환경단체 자체 조사를 위한 기지 개방을 요구했으나 국방부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고 있다”며 “국방부에 대한 시민들의 비판의 기운이 시작되고 있다”고 밝혔다.

인천 녹색연합 박주희 처장은 현재 정화 중에 있는 부평 캠프 마켓의 상황을 공유했다. 특히, 캠프마켓은 2017년 10월 다이옥신, 유류, 중금속으로 범벅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다. 박주희 처장은 “현재 부평은 민관협의회가 구성돼 있으나 다이옥신으로 논란이 된 일부 부지만에 대해서만 정화 방법과 과정을 논의하고 있다. 이는 전체 부지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반환된 부평미군기지 정화비용만 800억 정도로 미군에 책임을 묻지 못하고 국민의 세금으로 정화해야하는데, 시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민간협의회를 통한 감시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고 주장했다.

의정부양주고양환경운동연합 김성길 사무국장은 캠프 호비 사격장 일부를 반환했으나 이곳은 진입로조차 없는 사용불가 구역이며, 현재 의정부와 동두천에 있는 기지 중 이미 미군이 철수하여 비어있는 캠프 잭슨과 캠프 레드클라우드가 여전히 반환되지 않는 점을 꼬집었다. 특히, “캠프 캐슬의 반환지에 건립된 동양대학교 북서울 캠퍼스의 경우 낙후된 미군 공여지역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는 치적을 남기고 싶은 동두천시의 욕심으로 정화가 부적당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추진되고 있다”며 반환기지가 시민의 뜻을 모으지 않고 토목을 위한 공간 계획에 치중되고 있다고 발언했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신수연 녹색연합 정책팀장은 “지난해 12월 반환받은 부평·원주·동두천의 4개 미군기지의 정화비용은 정부추산 무려 1140억 원이다. 부평 미군기지의 경우, 발암물질 다이옥신에 대한 토양정화 국내기준도 없고, 정화 방법도 알지 못했기에 기준을 정하고 정화 방법을 실증 실험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미군기지 반환협상이 오염에 대한 책임 공방을 벌이다 교착 상태에 빠지고, 결국 한국 정부가 정화비용을 부담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미군기지를 미리 반환받고, 미군 측에 정화 책임에 대해 열어놓고 논의하겠다고 하지만 반환 미군기지 환경 문제에 이제 남은 시간이 없다. 미군이 떠난 자리에 막대한 예산과 시간을 들여도 오염이 사라지지 않는다.”며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 개선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기자회견문]
– 반환기지의 총체적 부실 정화, 철저히 규명하라!
– 반환기지 오염정화 검증을 위한 민관협의회 구성 법제화 하라

국방부와 한국농어촌공사가 정화한 춘천 캠프 페이지의 부실 정화는 가히 충격적이다. 미군에게 정화책임을 묻지는 못할망정 우리국민의 혈세로 정화한 땅이 부실로 점철된 것이다. 춘천 캠프페이지는 연합토지관리계획에 의한 1차 시기의 23개 반환기지 중 하나였다. 2004년부터 시작된 반환 절차 과정에서 외교부의 졸속협상에 이은 국방부의 밀실 정화 사업으로 2007년 국회 환노위의 청문회까지 열렸었다. 당시 국회에서는 ‘미군기지 반환 사업 전 과정이 밀실과 부실로 점철되어 정화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증가하고 반환부지를 정상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지장을 초래한 점’을 지적하였다. 아울러 외교부, 국방부, 환경부 등이 국민을 기망하고 국회에 허위보고한 점도 지적되어 정책과 제도의 개선을 촉구하였다.

정부는 미군기지 오염 정화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 SOFA 환경조항 개정을 비롯해 환경 정보 접근권, 사전 예방의 원칙, 오염자 부담 원칙의 보편타당한 원칙을 미군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결과는 비참하다. 국회에서 청문회를 거치면서까지 지적이 되었던 반환기지 문제에 대해 국방부와 한국농어촌공사는 국민을 철저하게 우롱했다. 반환 미군기지에 대한 협상부터 오염조사와 정화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철저하게 밀실에서 진행되었으며 토양오염정화의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뒷짐을 지고 있었다. 평소 국가안보를 핑계로 모든 정보를 차단하고 국민 위에 군림하는 국방부에게 모든 것을 맡긴 결과다.

반환된 기지는 군사적 목적을 상실하고 국가 안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 시민의 안전과 건강이 최우선돼야 하는 공간이다. 오염의 정도, 오염 정화 공법, 오염 정화 과정, 사후 모니터링 등 관련된 모든 정보가 철저하게 공개되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 이것이 외국군대에 빌려준 우리 땅을 온전히 시민들에게 되돌려 주는 절차이며 온당한 방법이다. 미측에는 어떤 책임도 묻지 못하고 반환받은 국민의 땅에, 국방부는 국가 안보를 핑계삼아 고압적인 자세와 비공개 밀실행정으로 일관하고 있다. 심지어 부실한 오염 정화가 드러났음에도 기본적인 해명조차 없는 것은 국민을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는 것이다.

작년에 반환받은 4개 기지와 용산을 포함하여 반환을 앞두고 있는 전국의 기지는 26개다. 26개 기지 대부분이 오염되어 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 춘천 캠프 페이지의 부실오염 정화 사례는 이 기지들의 현실이자 미래다. 지난해 12월 정부가 미군에게 어떤 책임도 묻지 못하고 졸속으로 반환받은 인천부평·원주·동두천의 4개 반환기지의 정화비용은 정부추산 무려 1140억 원이다. 미군에게 오염정화 책임을 물어도 부족한 상황에서 우리 세금으로 정화한 땅이 부실하게 처리되었다는 것은 국민들의 공분을 살 일이다. 수십 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우리 땅을 시민들은 언제 제대로 밟아볼 수 있을지 모른다. 국방부가 기존 방식과 절차대로 정화를 추진하는대로 두어서는 안된다.

반환기지 오염 정화 사업에 대한 근본적인 수술이 필요하다. 외교부는 반환받을 때 미측에 끝까지 기지 내부의 오염현황과 정화책임을 요구해야 한다. 반환 이후에는 정밀하고 심도 있는 조사가 정부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국방부는 안보와 군사의 전문기관이지 토양지하수 오염과 정화 등 환경전문기관이 아니다. 오염 정화가 완료된 지 10년이 지나 유류와 폐기물이 발견된 춘천 캠프페이지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당장 반환기지의 오염정화에 대해서는 환경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환경부 장관이 책임지고 기지 울타리 안에 지하수와 암반층까지 모든 구역에 남김없이 정밀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다이옥신과 pcb 방사능까지 조사항목에 주요 독성물질이 포함되어야 한다. 또한, 오염 정화를 위한 전 과정에 지역주민과 시민단체가 추천하는 전문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관협의회 구성이 제도화 되어야 한다. 오염된 땅의 정화사업의 시작부터 사후 관리까지 관련 전문가와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이 수렴되어야 한다. 어떤 방식의 정화가 가장 적절한 지, 최적의 방법으로 오염 정화를 하고 있는지 관리감독하고 검증할 수 있는 장치가 원천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

국방부와 정부는 우리 국민들의 혈세가 낭비되지 않도록 오염자부담원칙에 따라 기지오염 정화의 책임을 미군에게 강력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이미 반환된 기지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는 50년 이상 기지를 오염을 시킨 미군에 대해 단 1%의 책임도 추궁하지 못한 무능한 정부가 해야할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국방부는 반환 미군기지의 모든 정보를 철저히 공개하라!
하나, 국방부는 환경부의 검증 아래 반환기지 전면 재조사하라!
하나, 반환 미군기지 오염정화 민관협의회 제도화하라!

2020년 6월 17일

강원환경운동연합·경기북부평화행동·기지평화네트워크·녹색연합·부평미군기지맹독성폐기물주한미군처리촉구대책위·불평등한한미소파개정국민연대·열린군대를위한시민연대·용산미군환경오염정화비용청구운동본부·용산온전히되찾기주민모임·원주녹색연합·의정부양주동두천환경운동연합·평택평화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