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지보호지역이자 람사르습지를 훼손하는 제2외곽순환고속도로 인천-안산구간에 대해 인천광역시 습지보전위원회에서 전면재검토 의견을 제출했습니다. 헌데 인천 내부 부서협의에서 습지보전위원회 의견은 의견일뿐 인천 공식입장이 아니라고 일축하고, 습지를 훼손하는 안에 동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앞에서는 협치를 이야기 하면서, 협의기구 의견을 무시하는 인천시를 규탄하며 7월 13일오전10시, 인천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기자회견 진행 후 인천시장실에 규탄서를 전달하고,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기자회견문]
협의기구 결정 무시하는 인천시는 각성하고,
국토교통부에 전면재검토 요구하라!
인천시가 지난 6일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안산~인천) 관련 회의를 개최해 인천시 지정 제1호 습지보호지역을 훼손하는 국토교통부의 노선안을 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이 확인되었다. 이미 조례에 의해 구성된 ‘인천광역시 습지보전위원회’가 6월 19일 ‘전면재검토’의견을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는 위원회의 의견을 무시하고 전면 배치되는 결정을 한 것이다. 협의기구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무시한 인천시의 비민주적이고 독단적인 결정을 규탄하며, 국토교통부에 전면 재검토 요구할 것을 촉구한다.
이날 회의는 인천광역시 습지보전위원회의 ‘전면 재검토’ 의견을 받은 국토교통부가 인천시에 공식적인 입장을 다시 제출할 것으로 요구하면서 열렸으며, 도시재생건설 및 도로교통부서, 환경부서 주요 인사가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선7기 시장 공약 사업으로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며, 습지보전위원회의 의견수렴은 하나의 절차일 뿐 인천시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라고 밝혔다. 또한 회의록에는 습지보전위원회의 의견을 그대로 제시함에 따라 국토교통부가 인천시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갖는 것을 우려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는 시장 공약을 핑계로 습지 보전과 생물다양성 증대 의무를 스스로 저버린 것은 물론 전략환경영향평가 등에서 습지보전과 관련한 자문·심의기구 역할을 하는 습지보전위원회의 공식적 의견마저 스스로 명백히 부정한 것이다. 허탈을 넘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이 도로의 건설과 연결을 원천적으로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켜져야 할 소중한 습지와 그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멸종위기의 생물을 고려한 노선안의 검토와 지하터널 등을 제안하는 것이었다.
국토교통부는 제2외곽순환선 안산~인천 구간에 대한 5가지 노선안 중 가장 넓은 면적의 송도갯벌을 훼손하는 안을 선정, 제시했다. 이 도로는 안산시 단원구 성곡동에서 인천 중구 신흥동을 연결하는 연장 19.8㎞(4차로, 폭 23.4m) 규모다. 이 도로계획으로 인해 람사르협약을 통해 국제적으로 지키겠다고 약속한 갯벌, 개발 일변도였던 인천시가 그나마 남겨놓고 최초로 지정했던 습지보호지역, 그리고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 파트너십사무국(EAAFP) 지정 보호습지(Flyway Network Site, FNS)인 곳이 치명적 훼손의 위기에 직면했다. 아울러 세계적인 멸종위기종인 저어새와 검은머리갈매기 그리고 그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하고 있는 붉은어깨도요 등 도요물떼 서식지는 파괴될 것이 자명하다. 지상으로부터 상당한 높이에 건설될 교량형 도로로 인해 상시 빚어질 버드 스트라이크도 큰 문제다.
이에 우리는 전국 시민사회단체의 반대 목소리를 모아 규탄하고 관계 정부 부처에 요구서를 전달한 바 있다. 그런데 정작 습지와 보호종 생물의 보호, 생물다양성 증진에 힘을 실어야 할 인천시가 생태환경 파괴를 불사한 개발중심적 판단, 인천시 습지보전위원회와 시민사회의 의견을 무시한 불통행보를 여실히 보여주는 행태를 불사했다.
인천시는, 아니 정확하게는 박남춘 인천시장은 중앙정부에 밉보이기라도 할까 눈치를 보는 것인가? 인천시와 박남춘 시장은 박 시장이 후보시절부터 언급해 온 갯벌보전의 약속은 잊고 장미빛 개발공약, 인기영합을 위한 공약은 신뢰와 정책 일관성을 무너뜨리고라도 억지 추진하려는 것인가? 아울러 갯벌 습지보호와 생태자원 보호, 생물다양성을 책임진 부서의 역할은 이러한 중대한 순간에 무기력과 침묵뿐이란 말인가?
인천시가 그 중요성과 보호의 필요성을 인식, 그나마 명맥을 유지해온 송도갯벌(람사르습지)을 스스로 훼손하고, 그것도 현 박남춘 인천시장의 공약이라는 명분 하에 정책 일관성도 저버린 상황에서 시민들이 신뢰하고 동행할 수 있는 시정부는 없다는 깊은 자괴감에 빠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인천시와 정책 결정자인 박남춘 인천시장에게 강력히 촉구한다.
1. 인천시는 시장 공약임을 앞세워 습지보전지역을 훼손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국토교통부 노선안에 대해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라!
2. 인천시는 ‘람사르협약’의 정신과 약속에 따라 갯벌과 철새 보호 강화를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중앙·지방정부에 관련한 정책을 명확히 요구하라!
2020년 7월 13일
송도습지보호지역·람사르습지보전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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