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종이영수증, 재활용 안됩니다 – 시급한 전자화 시스템

2021년 4월 22일 | 성명서/보도자료, 폐기물•플라스틱

재활용되지 않는 ‘감열지’를 사용하는 영수증

물건을 계산하고 나올 때 사람들이 자주 하는 말 중 하나는 “영수증은 버려주세요.”이다. 특별히 증빙서류가 필요하거나 개인적으로 영수증을 정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자동으로 나오는 영수증은 즉시 쓰레기가 되어버린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국내 카드결제로 발행된 종이영수증은 약 128억 건이다. 이렇게 발행되어 버려지는 영수증 종이 쓰레기의 양은 9,358톤에 달하고 영수증을 만들기 위해 128,900그루의 원목이 벌목된 것으로 추산된다.
이렇게 세상 밖으로 나오자마자 쓰레기가 되어버리는 영수증은 종이로 재활용되지도 않는다. 영수증은 ‘감열지’라는 종이로 만들어지는데 감열지는 화학물질을 표면에 발라 열을 가해 색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글자를 프린팅하기 때문에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얼룩이 생길 수 있어 재활용이 아닌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물건을 사면 자동으로 나오는 영수증, 사진출처: pixabay

전자영수증 발행 활성화 움직임을 보이는 환경부
정부는 영수증에 비스페놀A라는 유해물질이 검출되고, 불필요한 종이 낭비를 막기 위해 전자영수증을 활성화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인다. 2019년 8월 환경부는 13개 대형 유통업체(갤러리아백화점, 농협하나로유통, 롯데롭스,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신세계백화점, 아성다이소, 이랜드리테일, 이마트, 이마트에브리데이, 현대백화점, 홈플러스, AK플라자)와 ‘종이영수증 없애기’ 협약식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기획재정부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을 2020년 2월 개정하여 이용자가 동의하는 경우, 영수증을 전자영수증으로 송신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아직 일반 소비자들에게는 전자영수증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게다가 전자영수증을 발급받기 위해서는 각 업체의 어플을 별도로 깔아 ‘전자영수증 받기’를 설정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반면에 2015년 12월부터 전자영수증인 스마트영수증 발행을 선두적으로 도입한 CJ 올리브영은 회원 가입 시 자동으로 스마트영수증 서비스에 가입할 수 있도록 편리성을 높이고 도입 초기 각 점포에서 스마트영수증을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그 결과 올리브영은 2020년 3월 스마트영수증 발행 1억 건을 돌파했고 이는 20년 수령의 나무 1만여 그루를 보호하는 것과 맞먹는다.

홈플러스 어플에서 모바일 영수증만 받기를 설정하면 전자 영수증을 받을 수 있다.

전자영수증이 활성화되려면
전자영수증 발생 활성화를 위해‘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중소가맹점도 전자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통합 전자영수증 플랫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약을 맺은 KT그룹의 결제 서비스사업자 ‘스마트로’는 PASS(KT 본인인증 앱)나 문자로 전자영수증을 받아볼 수 있는 기능을 도입했다. KT에서 제작한 포스기인 ‘스마일포스’ 리뉴얼 버전에서 전자영수증 발급이 가능한 것이다. 스마트로는 이를 통해 앞으로 소상공인과 소비자 모두가 편리하게 전자영수증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종이영수증을 더 적극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는 전자영수증으로 증빙이 가능한 시스템이 필요하다.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페이 영수증’ 서비스에서 품목 정보뿐 아니라 취소 바코드도 포함된 전자영수증을 발행하여 종이영수증 없이도 교환, 환불을 쉽게 했다. 또한 2018년도에는 지방자치단체의 회계증빙 시스템을 전자화해 종이영수증을 받지 않아도 카드사와 연계된 전자영수증이 지출서류에 자동 첨부되는 시스템이 구축되었다.

하지만 한국연구재단에서 발행한 ‘종이영수증 보관 폐지정책의 실효성 제고 방안 연구(2021)’에 따르면 종이 문서 보관 관행 유지, 종이영수증 보관폐지 정책 실행 가이드 부재 등의 이유로 여전히 정부 부처에서는 대학 등 연구기관에 종이 문서 정산을 요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자영수증 사용을 폭넓게 확대하기 위해서는 개인 소비뿐 아니라 기업과 지자체의 증빙서류에서도 전자영수증을 도입하는 것이 필요하다.

2021.04.21

인천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