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눈후기] 송산유수지에 오는 봄, 4월 활동을 마치고

2022년 4월 26일 | 게눈

송산유수지에 오는 봄, 4월 활동을 마치고



4월의 송산 유수지는 환했다. 기운만으로 느껴지던 3월 봄빛과는 완연히 다르다.
붉은 철쭉, 올리브 빛깔의 참나무, 조팝나무의 흰 꼬리가 안개 속에 하늘거린다.
저 빛으로 봄이라는 양탄자를 짜고 싶다.
갯벌에도 봄이다. 붉은 해홍, 나문재 뾰족 싹 사이로 방게는 느린 식사를 즐긴다. 천천히 집게발을 들었다 내린다.

질퍽한 뻘 갯벌의 가장자리는 모래벌. 크고 작은 구멍들이 보인다. 흰발농게 집이다. 친구처럼 반갑다.
봄볕 사우나를 즐기는 듯 보이는데 ‘쿵쿵’ 나무 테크를 울리는 아이들의 발자국 소리에 몇 녀석만 구멍으로 기어든다.

“저렇게 많이 보이는데 멸종 위기 종 맞아요?”
한 아이가 질문한다.

오늘의 수업 과제 ‘깃대종’에 대하여 알아볼 좋은 기회다.
‘깃대종’이란 특정 지역의 생태계를 대표할 수 있는 주요 동.식물을 말한다. 깃대종으로 선정된 생물들이 그 지역에서 잘 살아갈수록 생태계는 건강한 것이다.
이 종을 살림으로써 그 지역 전체의 회생에 파급효과가 크다고 말해 준다.
그리고 흰발농게는 서식환경이 조금만 달라져도 전에 보이던 곳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다고 설명한다.

송산유수지에서는 인천지역 ‘깃대종’에 해당되는 생물이 몇 종류나 있을까?

“저어새요. 흰발농게요.”
아이들이 대답한다.

지금이 봄인데 저어새와 흰발농게에게 봄은 어떤 의미인지 상상해 볼까?
만약에 저어새와 흰발농게에게 언어가 있다면 지금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고 있을까?
그걸 바탕으로 사행시 혹은 삼행시를 적어보기다.

조별 과제 시작~

적기 전에

“애들아, 갯벌에 온 저 봄들을 보아라” 무심히 눈을 들어 벌판을 보는 아이들.

시큰둥한 표정들이 역력한데 자기들이 봄의 한복판임을 알기나 하는 걸까요?

봄날씨 치고는 기온이 갑자기 올라 그늘이 그리워지는 날 옹기종기 모여 앉아 그림과 시를 적는 아이들 위로 봄기운이 몽글거리며 오르고 있네요. 아지랑이처럼.


<글. 사진 여울목(산내음 모둠 친구들)>

 

아이들과 생물종이름으로 삼행시를 지어보았어요. 재미있는 시들이 많이 나왔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