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위원회 정비계획, 폭넓은 의견 수렴 필요하다.

2022년 8월 30일 | 성명서/보도자료

[성명서] 인천시 위원회 정비계획, 폭넓은 의견 수렴 필요하다.

인천시가 어제(8월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불필요·비효율 위원회’ 정비로 시정혁신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비효율적이고 유명무실한 위원회를 정비, 활성화 하겠다는 취지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위원회 위원들의 의견 없이 소관부서의 의견만 수렴해 정비계획을 추진하는 것은 소통과 협치의 기본정신에 어긋난다. 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면밀하고 폭넓게 검토해야 한다.

인천시는 6개 위원회 통폐합, 2개 위원회 폐지, 19개 위원회 비상설화로 정비대상 위원회를 확정했다. 그 근거로 회의 실적이 저조하거나 비효율적으로 운영된다는 관계부서의 판단이 근거가 되고 있다. 법정계획을 결정해야 하는 위원회가 아닌 이상 관계부서의 의지에 따라 안건이 상정되고 회의가 개최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조례상 연 개최 횟수가 정해져 있다 하더라도 개최되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단순히 회의 개최 횟수, 관계부서 의견만으로 판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2021년 인천연구원에서 작성한 ‘인천시 위원회 운영 활성화 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 활성화 방안으로 위원회 조정뿐만 아니라 위원회 담당 공무원의 업무 조정, 체계적인 위원회 운영과 운영 지침의 공유, 위원회 개최 횟수 증대와 위원회 내에서의 안건 선정 필요성, 논의 후 후속조치 공유 등을 언급하고 있다. 민선8기에서도 면밀히 살펴야 할 내용이다.

비상설위원회 전환 대상이 된 계양산보호위원회, 습지보전위원회, 에너지위원회는 통합된, 일관된 논의가 필요하다. 계양산 자연자원과 자연생태계를 보호를 목적으로 제정된 ‘인천광역시 계양산 보호 조례’에서는 계양산 보호 및 운영에 관한 사항, 종합계획의 수립과 시행 등을 논의하기 위한 계양산보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다. 계양산보호위원회에서는 현재 계양산보호종합계획 수립과 이후 보호방안에 대한 큰 틀을 논의해야 한다. 또한 습지와 습지의 생물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 가능한 이용을 도모하고자 제정된 ‘인천광역시 습지보전 및 관리 조례’에서도 습지보전위원회를 설치하게 되어 있다. 습지보전위원회는 습지보전 실천계획 수립과 이행상황 점검·평가 등을 평가할 역할이 있으며 현재 세계자연유산 등재 등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 에너지위원회도 재생에너지확대, 에너지공사설립 등 2050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전환을 적극적으로 논의할 책임이 막중하다. 만약 비상설위원회로 전환한다면 통합된 논의가 아닌 자칫 분절된 논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계양산보호위원회, 습지보전위원회, 에너지위원회의 운영 목적은 분명하며, 이 위원회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하느냐로 민선8기 환경철학과 의지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위원회는 인천시 정책결정에 민간, 전문가 등의 의견을 수용하고 민간과 전문가 등이 행정을 이해하는, 협치의 기능을 하고 있다. 위원회 활성화는 행정이 협치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의지를 갖고 있느냐, 그리고 위원회 위원들이 얼마나 책임성 있게 참여하는지에 따라 좌우될 것이다. 인천시가 일방적으로 행정을 추진하려는 것이 아니라면 위원회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를 면밀히 검토하고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치길 바란다.

2022년 8월 30일

인천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