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주민의견 무시한 국가지질공원 경관개선 사업 중단해야 한다!

2022년 9월 28일 | 성명서/보도자료, 점박이물범

[성명서] 주민의견 무시한 국가지질공원 경관개선 사업 중단해야 한다!
-국가지질공원, 국가생태관광지역 정체성 훼손하는 디자인은 전면재검토해야
-주민조직도 우려 표명했으나 의견 반영되지 않고 그대로 강행
-인천시는 사업 중단하고 주민의견 수렴해야

인천녹색연합(이하 황해물범시민사업단)은 인천광역시가 추진 중인 ‘진촌리 현무암(하늬해변 입구) 국가지질공원 경관개선 및 탐방시설 설치 공사’ 관련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 하늬해변은 국가지질공원이자 국가생태관광지역이다. 인천시가 계획한 시설물과 디자인은 일반 관광유원지에서 볼 법한 것으로 오히려 하늬해변의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 백령도 주민조직인 생태관광협의체에서도 문제를 지적했으나 추가 의견수렴이나 논의과정 없이 기존의 계획안대로 강행해 지역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인천시는 사업을 중단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하는 등 시설물과 디자인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인천시가 현재 추진 중인 경관개선 디자인 계획(안)을 보면, 인천시 캐릭터(등대를 사랑하는 점박이물범의 친구들) 활용과 트릭아트 등을 도입했다. 인천시는 하늬해변에 계획한 디자인이 외부전문가 자문 및 인천시민, 타지역 주민, 외국인 대상으로 선호도 조사하여 최종 선정된 캐릭터를 활용했고, 온라인 및 오프라인 시민 참여 설문조사를 통해 기본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한 트릭아트 설치를 통해 진촌리 현무암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의 흥미를 유발하고 포토존으로 활용하겠다는 생각이다.

국가지질공원, 국가생태관광지역은 일반 관광지가 아니다. 가급적 ‘기존’ 경관이나 시설물의 특성을 잘 살리고 보완하는 차원에서의 경관 개선 방향으로 접근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천시가 현재 추진 중인 계획에는 해안 출입구 및 옹벽 등에 과도한 이미지, 시설물이 디자인 되었다. 이는 이 지역의 생태경관적 특징(점박이물범 집단서식지, 현무암 지역, 어업활동 지역 등)과 지정학적 특수성(군 시설 및 통제관리지역) 등 하늬해변만이 갖고 있는 진지한 의미와 경관가치를 오히려 떨어뜨릴 우려가 있다. 캐릭터를 활용한 물범에 대한 이미지의 과잉 표현과 활용은 하늬해변을 방문하는 주민 및 관광객들에게 피로감을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트릭아트의 경우, 흥미유발에 치중한 나머지 하늬해변의 본래적인 경관 이미지를 훼손하는 등 일상적인 어업활동과 관광 사이에서 자칫 흉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트릭아트를 설치하고자 한다면 백령도의 첫 관문인 용기포 여객선터미널 입구의 지질공원안내소 앞에 도입해 자연스럽게 하늬해변으로 관심을 이끌어주는 것이 더 적절하다.

하늬해변을 이용하는 주민이나 생태관광협의체 등 지역주민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어 있지 않다는 점도 큰 문제이다. 인천시는 이 지역의 경관적 요소와 환경적 특성을 잘 모르는 관계자들에게 미리 디자인한 3개의 디자인 계획 중 1개를 선택하도록 선호도 조사를 해 최종 디자인안을 도출했다. 주민조직인 생태관광협의체에서는 지난 6월, 디자인 안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며 공문을 통해 의견을 제시했으나 이는 무시한채 그대로 강행하고 있는 것이다.

우럭을 잡고 미역과 다시마를 채취하는 어민의 바다, 먹이를 찾고 헤엄치며 휴식을 갖기 위해 찾아오는 점박이물범의 바다, 감람암포획 현무암을 통해 지구의 역사를 알려주는 신비의 바다, 용치(군 시설)와 일출일몰 출입관리가 이루어지는 긴장의 바다… 생명과 평화로운 일상 속 긴장이 공존하는 접경지역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하늬해변은 관광유원지가 아닌 국가생태관광지역이자 국가지질공원임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백령도가 가진 생태적, 문화적, 역사적 가치와 품격을 유지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지역주민이 자긍심을 갖고 함께 가꿔나갈 수 있는 방식과 내용으로 사업 내용을 전면재검토하길 요구한다.

2022년 9월 28일

인천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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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현재 하늬해변 입구 모습 / (우) 인천시가 계획한 경관개선 사업 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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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전체 사업 계획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