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인천광역시는 선미도 관광단지 지정에 신중해야 한다.
현재 인천광역시가 옹진군 덕적면 선미도의 관광단지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선미도는 국내에서 가장 큰 무인도로 자연경관적인 가치뿐 아니라 등대 등 역사문화자원으로의 가치 또한 큰 섬이다. 선미도 관광단지 지정은 자칫하면 인천앞바다 섬의 난개발 신호탄이 될 수 있다. 인천광역시와 옹진군은 선미도의 관광단지 개발의 환경성뿐만이 아니라 가능성, 경제성과 타당성 등을 꼼꼼하게 따져봐야 한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선미도 관광단지는 휴양과 운동, 오락과 숙박 등의 복합관광단지이다. 구체적으로는 보타닉가든과 풍차, 테마 등대공원 등 휴양시설과 스포츠클라이밍(암벽등반)과 흔들다리 등 운동 오락시설, 카페와 글램핑장 등인데 특히 전체 관광단지의 10%에 해당하는 면적을 보타닉가든으로 조성할 계획이라는 소식이다. 이런 개발계획이 과연 선미도에 적합한 계획인지 또 지속가능한 계획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경제성과 사업성 또한 의문이다. 총 4천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라는데 선미도는 무인도로 제대로 된 접안시설이 없고 결코 가깝지 않은 섬이다. 인천에서 37㎞ 떨어져 있고 바로 옆 덕적도의 능동자갈해변과도 500m나 떨어져 있다. 별도의 접안시설과 별도의 여객선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지하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선미도에서 대규모 인구 유입을 목표로 하는 관광단지에 걸맞는 상수공급계획이 가능한지 해양환경오염을 해소할 수 있는 하수처리시설 설치와 운영도 쉽지 않은 일이다.
사업제안자인 선미아일랜드는 유한회사다. 유한회사는 일반적으로 주식회사에 비해 폐쇄적이고 비공개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사업비 조달은 가능한지, 사업추진형태가 유한회사인 점도 유의해서 살펴봐야 한다. (유)선미아일랜드는 선미도에 관광단지가 들어설 경우 덕적면의 관광객들이 현재 38만명에서 2030년에는 124만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데 과연 그 근거는 무엇인지 검토해야 한다.
이런 우려들은 선미도의 대부분 지형이 산으로 암반이라는 점 때문이다. 관광단지 개발사업을 진행하려면 채석이 불가피하다. 자연환경 파괴는 차치하고라도 채석을 통해 개발 비용을 충당하겠다고 나설 수도 있다. 실제로 일부 주민들은 관광단지개발은 명분일 뿐이고 채석장수익이 진짜 이유라는 의혹을 제기할 수 있다. 결국 관광단지 개발사업은 선(先)채석, 후(後)개발로 본래 목적이 채석장 개발이익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사례들은 감안할 때 가능한 이야기다.
암반지대는 한번 훼손되고 나면 원형복구가 거의 불가능하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가진 인천앞바다의 섬들의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 더욱 꼼꼼하게 검토해야 하는 이유이다. 현재 인천에는 관광진흥법에 따라 관광지·관광단지로 지정된 곳은 강화마니산, 옹진군 덕적면 서포리, 강화선두리의 강화종합리조트 세 곳이다. 섬 활성화를 위해 관광단지 개발방식이 적정한지, 그 대상이 선미도가 적절한지에 대한 관련 전문가들의 조사과 검증이 필요하다.
인근 덕적도 서포리는 국민관광지이다. 그 명성이 무색할 지경이 된 지 오래다. 섬 활성화를 위해 인천광역시와 옹진군이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유인도의 접근성과 정주여건을 개선하는 것이다. 한 섬이 관광단지로 개발되면 주변 섬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것은 막연한 기대일 뿐이다. 자칫하면 흉물스러운 또 하나의 채석장을 만드는 사업일 수 있다. 신중해야 한다. 무인도를 관광단지로 개발하는 것은 자연환경 훼손이 불가피하다. 환경평가는 물론 사업성과 적합성까지 꼼꼼하게 검토하기를 인천광역시에 촉구한다.
2023년 9월 21일
가톨릭환경연대, 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사단법인 황해섬네트워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