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생강꽃이 꽃망울을 틔우는 봄.
원적산에서 인천녹색연합과의 아주 오랜 인연인 유종반, 오신근님을 만났습니다.
이전 초록세상 소식지를 발행할때 회원인터뷰를 통해 정기적으로 진행되었던 회원 만남이 최근 잘 진행되지 못했는데, 지난해 인천녹색연합 창립 30주년 <서른>을 준비하며, 오래도록 회원을 만나고 기록했던 내용들의 소중함을 다시금 깨닫고, 소식지와는 다른 방식이지만 놓치지 않고, 회원만남을 꾸준히 이어가자 이야기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첫 만남으로 3월27일 따뜻한 봄날 인천녹색연합 창립멤버 중 대표적인 두분을 만났습니다.
30년 활동의 내용이 궁금하다 이야기해달라는 요청에 “기억 못하지. 지난달 것도 기억못하는데…” 이렇게 말씀하시며 할 이야기가 없다시더니 몇가지 에피소드로 시작되어 숨은 이야기들이 살아나 쏟아집니다.
“환경오염감시단 얘기 좀 해주세요”
인천녹색연합의 초기활동에서 특히 오신근회원님의 활동에서 환경오염감시단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창립시기에 매연 차량 감시단을 시작으로 해양오염감시단, 수질오염시단, 녹색전사단, 환경감시단으로 활동이 이어졌습니다.
설립초기 미래사상연구회와 한국도시사회정책연구소를 중심으로 도시의 교통 환경문제 많은 관심을 갖고 활동하며, 북구여성단체협회의와도 함께 감시단을 만들어 시민대상의 대중 캠페인을 주도적으로 진행했습니다. 단체의 규모와 역량도 작았기에 다른 단체들과 함께 연대하며 활동했는데 특수부대 출신의 특전동지회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것이 녹색전사단이었다고 하네요. 지금의 인천녹색연합을 생각해보면 특전동지회와의 환경운동이 상상이 안가지만, 환경문제에 있어 그만큼 폭넓은 주체들이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행동했음을 시사하는것 같습니다.
“환경감시단 활동하면서 욕먹을 짓거리를 좀 했지.”
모기업을 쫒아내벼렸다면서 하시는 오신근 회원님의 말입니다. 당시 민원이 많이 들어와서 단원들과 함께 무작정 해당 회사를 방문했다고 합니다. 단원들이라고 해봐야 감시단 단원이 따로 있던것은 아니고, 그때그때 회원들이 함께 움직였다고 하니 회원들 한분 한분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했을까요…
“정말 거기 가면 입구에서부터 냄새가 엄청나서 어찌나 머리가 아픈던지…”
원창동에서 폐수처리업을 했던 해당 기업은 무단으로 폐수방류를 해왔고 이 내용을 고발해서 끝내 영업정지 처벌을 받고 지역에서 쫒아내는 상황까지 이끌어낸것입니다. 환경감시단이 사법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떠한 권한은 없지만 “무대뽀가 있어야 한다”는 말씀속에 그런 자세로 활동했기에 기업을 지역에서 내보내는 결과까지 만들 수 있었겠다는 생각과 함께 환경감시단으로서의 자부심이 함께 느껴집니다.
이러한 환경감시단의 활동은 활동가 중심으로 활동이 자리를 잡으며 자연스럽게 중단되었다고 합니다. 과거의 환경감시단과는 다르겠지만, 지금의 생태모니터링단이 그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지난해 30년사를 발간하며 주요 활동 15개를 뽑아보았는데, 이중 기억에 남는 활동이 무엇이었는지 유종반(전 인천녹색연합 대표)님께 여쭤 보았습니다.
과거 녹색연합이 지역에서 규모나 인지도면에서 부족했지만 지역에서 인정받게된게 크게 세가지 사건이 있는데 하나는 옥련동 미군기지기름유출사건, 그리고 30년사에는 자세하게 다뤄지지 않았지만 논현동택지개발관련 사안과 마지막으로 바다모래채취관련 이슈를 만들어 낸 것이라고 합니다.
옥련동 예비군훈련장 반대운동을 하며 지역 주민과 교류하고 그 과정에서 기름유출 사례를 확인하고 공론화 시키고 끝내 국가에서 정화결정에 이르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논현동택지개발과정에서도 남동공단 바로 옆에 대규모 택지를 개발이 진행되고 이 과정에서 주민들의 요청으로 함께 대응해나가며 엉터리 환경영향평가를 확인하고 정말 가열차게 주민들과 함께 싸우는 시간을 가졌다고 합니다. 이후 협의 과정에서의 어려움으로 주민들과의 부침도 있었지만, 인천녹색연합의 여러 활동중에 큰 사건으로 기억된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바다모래 채취 이슈는 덕적도에 해안선파괴가 극심했고, 이는 지속적으로 바다모래를 파서 그런것이라는 어민들과 함께 전국적인 환경사안으로 이슈를 만들고 대안을 마련하는 과정을 말씀해주셨습니다.
어느새 인천녹색연합 회원이 2천명이 넘었습니다.
녹색연합이 조직적으로 커지고 자리를 잡게 되는데 교육활동이 크게 기여하게 되었는데요…
그동안의 활동속에 크고 작은 환경 현안들이 많았지만, 그것으로 회원들이 늘어나는 비율을 매우 적습니다. 교육활동을 통해 회원들이 확보 되고, 여러 환경 사안을 우리가 해결해나가며 지역사회의 신뢰도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조직운영과 활동 두가지가 잘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제는 단체가 질적인 성장의 단계로 회원들의 생각과 삶속에서 진짜 녹색인이 되기 위한 노력이 중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시며 만남을 마무리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회원들을 만나며 내 삶속에서 녹색을 생각하고 다짐하게 되는 계기를 마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만난이. 김현석, 신정은
글. 신정은
앞으로 매달 회원을 만나며 녹색연합 활동속에서 숨은 이야기들을 만나고, 회원분들을 소개할 예정입니다. 오랜만에 사무처 연락을 받더라도 반갑게 맞아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