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연합, 전국 야구장 현장에서 2,020명의 시민 인식 조사 진행
– 인천 문학구장 관람객 81%가 “야구장 쓰레기 문제 심각” 응답
– SSG랜더스, 다회용기 사업 지속하는 등 쓰레기 발생 저감을 위한 계획 수립해야
오늘(9월 5일) 오전 10시, 녹색연합은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야구 관람객의 쓰레기 문제에 대한 인식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기자회견에는 야구팬이 직접 참여해 프로야구단이 더욱 적극적으로 책임질 것을 촉구했다. 일회용품을 줄일 수 있는 다회용기 사용 구장은 2023년 2곳에서 2024년 인천 문학구장(SSG랜더스필드)를 포함해 3곳으로 늘었지만 일부 음식에 국한되어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올해도 여전히 전국 야구장의 쓰레기 분리배출함은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었다. 전국 스포츠 시설 중 쓰레기 배출량 1위인 프로야구장의 쓰레기 문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 인천 문학구장 관람객 81% “야구장 쓰레기 문제 심각”
녹색연합이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을 방문한 관람객 2,02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진행한 결과, 야구 관람객의 83%가 야구장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응답했다. 인천 문학구장(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한 설문조사에 관람객 228명이 참여했고, 이 중 29%가 ‘야구장 쓰레기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52%가 ‘야구장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전반적으로 야구장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림1. 야구장 쓰레기 문제 심각성 인식 정도
○ 문학구장 관람객 48% 쓰레기 분리배출에 어려움 느껴, 분리배출 체계 개선 필요
‘야구장에서 쓰레기를 재질별로 분리배출 할때 어려움을 느끼냐’는 질문에 ▲매우 어려움을 느낀다(13.6%), ▲어려움을 느낀다(34.2%)고 답했다. 이어서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배출 하기 위한 대책 중 가장 시급한 것을 골라달라’는 요청에 ▲분리배출 품목 표시의 시인성 강화(32%), ▲퇴장시 사람이 몰리는 현상을 고려한 분리배출함의 위치 조정(32%), ▲분리배출함마다 안내 및 관리요원 배치(27%)를 꼽았다. 관람객 절반 가량이 분리배출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고, 조치가 필요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쓰레기통 위치를 변경해 쉽게 분리배출하도록 만드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매우 필요하다(42%), ▲필요하다(45%)로 답해 대부분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번 설문조사에서 야구 관람객이 분리배출의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고, 개선을 필요로 한다는 점이 명확하게 확인되었다. 이제 프로야구단은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 다회용기 활성화 방안 마련 필요
인천 문학구장 다회용기 도입은 7월 초부터 이루어졌다. 문학구장 관람객 설문조사를 진행한 7월 11일은 다회용기가 도입된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이고, 전국 야구장 다회용기 도입이 보편화되어 있지 않아 실제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해 본 관람객은 32%로 많지 않았다.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해 본 경험이 있는 관람객에게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할때 가장 불편하거나 어려웠던 점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다회용기 서비스 매장에 대한 정보 부족(40%), ▲다회용기 반납에 대한 정보 부족(28%), ▲다회용기 반납함 개수 부족(24%) 순으로 응답했다. 관람객이 다회용기를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다회용기 사용과 반납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고 반납함을 추가 설치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림2. 다회용기 서비스 이용시 불편사항
○ 관람객은 쓰레기 문제 해결 의지 높아, 시스템 뒷받침 필요
야구장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으로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다회용기 이용과 쓰레기 분리배출 노력(36%), ▲프로야구단의 다회용기 서비스 도입과 확대(34%), ▲KBO의 쓰레기 배출 저감을 위한 가이드 마련과 홍보(22%)를 꼽았다. 야구장에서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람객의 의지가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난 만큼, SSG랜더스의 노력이 필요하다.
지난 7월 4일, SSG랜더스와 인천광역시, 인천녹색연합은 SSG랜더스필드(문학구장) 내 다회용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협약을 통해 인천시는 다회용기 이용 활성화를 통해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협력사업이 원활하게 수행되도록 행정적으로 적극 지원하며, SSG랜더스는 식음료 매장의 다회용기 도입과 친환경 경기 관람문화 조성을 위해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 인천녹색연합은 다회용기 사용 문화가 시민사회에 정착될 수 있도록 홍보 서포터즈를 운영하고, 현장 및 정책 개선사항을 제안하기로 했다.
현재 문학구장 다회용기 사용은 행정의 지원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행정의 지원만 기대할 수 없다. 이제 SSG랜더스 자체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다회용기 사용을 확대하고 쓰레기양을 줄여야 한다. 구체적인 쓰레기 저감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다양한 홍보매체 등을 통해 야구 관람객들의 인식을 높이는 활동도 병행되어야 한다.
뿐만 아니라 KBO의 적극적인 노력도 요구된다. 야구장 쓰레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구단의 대책을 점검하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지원해야 한다. 전 구단이 공통으로 이용할 수 있는 홍보물을 제작하는 등 일관성 있게 홍보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환경부도 또한 스포츠시설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폭염으로 지난 8월 2일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처음으로 야구 경기가 취소되었다. 이후에도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되는 일이 연이어 일어났다. 더운 날씨로 급증한 전력사용량 때문에 야구장 전체가 정전이 되는 사태도 있었다. 지금 프로야구가 겪는 기후위기는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의 영향으로, 이는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과 처리 한계를 넘은 쓰레기 문제와 밀접하다. 야구장은 전국 스포츠시설 중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배출하며, 1인당 하루 평균 폐기물 발생량도 가장 많은 곳이라는 점에서 쓰레기 문제 개선이 시급하다.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야구를 위해서는 야구장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2024년 9월 5일
인천녹색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