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었던 더위가 끝났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어찌나 반갑던지요.^^
지금은 도둑게 탈피각을 볼 수 있는 시기여서, ‘탈피와 성장’이라는 주제로 손을 잡고 다 함께 탈피하는 과정을 체험해 보았습니다. 친구들이 끙끙거리는 모습에 간섭하고 응원하며 한참 웃었습니다. 그냥 관찰하는 것보다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몸으로 움직이다 보니 더 오래 기억할 수 있을 거 같았습니다.
공동체 놀이 이후 갯벌로 이동했습니다. 이동하는 과정에서 넓적배사마귀가 알집을 만들어놓은 것을 발견했습니다, 올봄 알집에서 쏟아져나왔던 사마귀 아기들이 벌써 자라서 짝짓기하고 알을 낳은 거지요. 실처럼 생긴 아기들이 어찌나 재빠르게 움직이던지… 그 이야기를 들려줬더니 아이들이 신기해했습니다. 추운 겨울 안전하게 살아남아 내년 봄에 우리 친구들도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바람에 날려 바닷물에 빠진 콩박각시 애벌레를 구출해주는 경험도 했습니다. 만져볼 기회를 얻은 아이들이 그 느낌을 나누며 재잘거리는 모습이 귀여웠습니다. 아이들과 자연에 가면 늘 예측하지 못한 일들이 벌어져 긴장하게 되지만, 그래서 아이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을 선물로 받게 됩니다.
말뚝망둥어가 귀엽다고 손으로 덥석덥석 잡는 아이들이 갯강구만 보면 징그럽다고 소리를 쳐서…. 다 자연에 존재해야 할 생명이고, 특히 갯강구는 우리를 공격하는 것도 아닌 갯벌의 청소부인데 어떤 건 귀엽고 어떤 건 징그럽다고 느끼는 건 왜일까? 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다리가 많아서’ ‘그냥 그렇게 느껴져요’ ’편견이요‘ 등등 여러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편견일 수 있지요. 징그럽다는 건 내 마음 안의 문제일 수 있어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
수악끝산에는 밀려온 쓰레기가 산 밑에 쌓여있습니다. 지난 6월, 9월에 이 곳을 다시 오면 쓰레기를 줍자고 했었습니다. 줍다 보니 못 본 척하기가 어려워 금방 한 자루를 채웠고, 손에도 들고 나와야 했습니다. 마무리하면서 어떤 쓰레기를 가장 많이 주웠는지 물어보니 스티로폼과 비닐, 플라스틱 음료통이었습니다. 모두 일회용품이고 인간이 쓰고 버린 것이지요. 게다가 라면이 100원, 450원이라고 쓰인 봉지도 주웠습니다. 갯강구는 죽은 동물과 음식물쓰레기를 먹으며 지구를 깨끗이 청소하는데 인간은 썩지도 않는 일회용품을 쓰고 버려서 지구를 아프게 하네요. 부끄럽습니다. 우리 게눈 친구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 9월 후기 – 산오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