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세상_생태환경전문잡지 232호] 생명과 공존의 상징, 점박이 물범 ⓸점박이물범을 지키는 사람들 –3) 가로림만에도 점박이물범이 살아요

기획특집: 생명과 공존의 상징, 점박이 물범


○백령도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해 걸어온 길_편집위원회

○서해를 대표하는 기각류, 점박이물범 _김현우(고래연구센터)

○우리나라 점박이 물범 서식 현황과 위협요인_편집위원회

점박이물범을 지키는 사람들

–1 )후손들도 점박이물범을 볼 수 있도록_유신자(점박이물범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장)

2)우리가 나섰다_조재현(백령중고등학교 점박이물범 생태학교 동아리)

3)가로림만의 점박이물범_김용민(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국립공원사무소 행정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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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박이물범을 지키는 사람들 –3)가로림만의 점박이물범

 

 

죽을 뻔하다 되살아난 가로림만

가로림만은 서산과 태안을 연결하는 160여 ㎞에 달하는 해안선을 따라 호리병 모양의 지형적 특성을 가진 반폐쇄성 내만으로 만의 입구가 북쪽으로 향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넓게 드러난 갯벌 위로는 고파도, 웅도, 율도 등 크고 작은 섬들이 나뭇잎처럼 떠있는 곳으로 자연 상태에 가깝게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되어 있는 국내에서 몇 안 되는 천혜의 갯벌이다. 이랬던 가로림만이 죽을 뻔했다가 간신히 되살아났다.

정부에서는 1980년대에 조력발전소 건설 후보지로 가로림만을 결정하였고, 2018년까지 총공사비 1조22억 원을 들여 설비용량 520MW, 연간 950GWh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 계획이었다. 이 계획으로 지역 공동체는 개발과 보전이라는 첨예한 대립 속에서 갈라지고 부서졌고, 가로림만은 만신창이가 되어 서서히 죽음의 길로 들어서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 가로림만을 되살린 것은 ‘보전이 살길이다’라고 외친 지역주민과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그리고 여러 시민사회단체의 힘이었다. 힘겹게 진행되어 온 가로림만 조력댐 설치 반대투쟁은 결국 국내의 많은 국책사업 중 지역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대로 무산된 최초의 사례로 기록되었다.

 

해양보호구역 지정으로 보호를 보장받은 가로림만

지친 주민들이 가로림만을 살리기 위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싸울 수 있도록 힘이 되어 준 것은 건강하고 깨끗한 자연임을 보여주는 가로림만에 살고 있는 다양한 해양생물일 것이다.

가로림만의 지형·지질적 특성과 해양생물의 생태적 관계를 보면, 만 입구와 수로 주변은 굵은 입자의 모래로 된 퇴적물이 주로 분포하고, 내만으로는 세립질의 퇴적물이 많이 분포하고 있다. 또 섬 주변으로는 일부 자갈해변도 볼 수 있어 다양한 서식 환경이 섞여 있다. 같은 갯벌이라 하더라도 모래가 더 많으냐 뻘이 더 많으냐 아니면 자갈이 더 많으냐에 따라 그 곳에 안식처를 두고 살아가는 생물종은 차이를 보인다. 또한 파도가 강한 외해와 접하고 있는 곳과 파도가 약한 곳에 서식하는 생물 간에도 차이를 보인다. 다양한 서식 환경이 존재한다는 것은 다양한 해양생물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이고 이것을 우리는 생물다양성이 높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가로림만의 갯벌 총면적은 81.9㎢로 서산쪽 갯벌이 전체 갯벌의 72.6%인 59.5㎢를 차지하며, 태안쪽 갯벌은 27.4%인 22.4㎢ 정도이다. 다양한 먹이생물자원과 안정적인 서식 환경은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이자 천연기념물 제331호 그리고 보호대상해양생물인 점박이물범, 멸종위기야생생물Ⅱ급 흰발농게와 붉은발말똥게, 보호대상해양생물 거머리말 등 중요 해양생물이 살 수 있는 환경조건을 만들어 주었다. 사람들은 개발과 이용만이 최고의 선택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고 가로림의 갯벌에서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또 그 속에 살고 있는 해양생물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 결과 점박이물범 등 다양한 해양생물을 보호하고, 가로림만권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전략적 접근을 위해 해양수산부에서는 가로림만 해역 중 91.237㎢에 대해 2016.7.28.일자로 해양보호구역(MPA, Marine Protected Area)을 지정하기에 이르렀다. 그렇게 해서 가로림만은 법으로 보호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가로림만과 연결되어 있는 점박이물범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 랴오둥만에서 번식활동을 한 후 3월부터 11월까지 매년 약 300여 마리가 국내 최대 점박이물범 서식지인 백령도 해역을 찾아온다고 한다.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의 조사에 따르면 가로림만에 서식하는 점박이물범은 대략 10∼12개체 정도로 파악하고 있다.

가로림만의 점박이물범 서식지는 다른 서식지와 다른 독특함이 있다. 백령도의 경우는 바닷물로 둘러싸여 있는 바위 위에서 쉬지만 가로림만은 대부분이 갯벌로 모래톱 위에서 휴식을 취한다는 것이다. 물이 빠지는 때에는 걸어서도 서식지 가까이까지 접근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모래와 뻘로 이루어진 갯벌은 침식과 퇴적이 반복되는 유동성을 가지고 있어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따라서 주변의 변화에 따라 갯벌이 사라지면 점박이물범의 서식지는 없어질 수 있고, 그 말은 점박이물범을 우리 지역에서 볼 수 없게 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충청남도와 서산시에서는 가로림만 갯벌과 점박이물범 등의 생태자원을 활용하여 어촌마을 중심으로 해양체험 생태관광지를 조성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점박이물범을 우리 지역의 탐방콘텐츠로 개발하기 위해서는 점박이물범 서식지 보호 등이 우선되어야만 한다.

 

전문가와 함께 하는 해양모니터링 사진

 

가로림만과 점박이물범을 보호하는 우리의 활동

(사)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에서는 환경부 사회환경교육지원분야 공모사업인 “가로림만에는 물범이 살아요!” 프로그램을 통해 점박이물범 서식지 보호를 위한 공감대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사는 모두 환경교육과정을 이수한 지역 시민활동가로 구성되어 있다. 2018년도에는 환경부 우수환경교육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는 2017년 9월에 충청남도 지역해양환경교육센터로 선정되었고, 올 해에도 해양환경교육 인력의 지속적 양성을 위해 “해양환경교육지도자양성과정”을 개설·운영하였다. 현재까지 프로그램을 통해 양성된 인력은 “전문가와 함께하는 해양모니터링”, “가로림만 시민탐사단” 활동에 참여하여 현장 경험을 쌓아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2018년도에 “가로림만 시민탐사단”은 서산에서부터 태안까지 가로림만을 둘러싸고 있는 갯벌을 한 달에 한 번 해양전문가와 시민활동가, 환경 언론과 동행하며 해양생태와 지역 어촌마을의 문화 등을 조사·모니터링하고 기록하여 충청남도로부터 환경교육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표창장을 받기도 하였다. 또한 환경교육 참여 대상을 유치원, 어린이집, 초·중·고학생들로 확대하고 “찾아가는 해양리더십학교” 참여를 통해 가로림만과 그 속에 살고 있는 해양생물을 알아보는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운영함으로써 미래세대에게 가로림만과 해양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대전KBS와 공동으로 가로림만 갯벌 해양생물과 점박이물범, 지역 어촌마을의 해양문화와 시민 해양보호활동 등 전반적인 활동을 영상으로 꾸준히 기록 중에 있다.

 

 

가로림만 시민탐사단 현장조사활동 사진

 

 

오래도록 점박이물범을 만나고 싶어요!

2015년도에 필자는 전에 근무했던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이 있는 진도군 조도 인근 해역 양식장에서 뜻밖에도 점박이물범을 발견했다. 점박이물범의 활동범위가 예상보다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우리나라 연안에서 활동하고 있는 점박이물범의 생태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조사된 바가 없다고 한다. 활동범위가 넓은 야생생물은 지역별 보호활동도 필요하지만 지역간 네트워크를 통해 정보를 공유하며 포괄적 보호활동을 펼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충청남도는 가로림만을 배경으로 「(가칭)가로림만 국가해양정원」을 조성하여 2030년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로림만이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나 개발과 이용 중심으로 흐른다면 제2의 가로림만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점박이물범을 비롯한 많은 법정보호종 그리고 해양생물들이 계획의 중심이 되고, 인간의 개발과 이용은 부가적인 사항이 되어 가로림만이 다음 세대에까지 온전히 이어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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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국립공원관리공단 태안국립공원사무소 행정과장)

패류 생식·생리 등 생태 연구를 전공으로 하는 해양생물학박사이다. 현재 국립공원공단 태안해안국립공원사무소에 재직 중이고, 서산태안환경운동연합 운영위원, 서산태안환경교육센터 교육위원회 교육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기획특집 <점박이물범> 내용 보기:

백령도 점박이물범 보호를 위해 걸어온 길(편집위원회)   http://greenincheon.org/?p=173379

서해를 대표하는 기각류, 점박이물범 (김현우/고래연구센터) http://greenincheon.org/?p=173460

우리나라 점박이 물범 서식 현황과 위협요인(편집위원회) http://greenincheon.org/?p=173500

점박이물범을 지키는 사람들-1)후손들도 점박이물범을 볼 수 있도록 http://greenincheon.org/?p=173582

-2)우리가 나섰다 http://greenincheon.org/?p=173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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